211127 가을단상과 부산여행 날씨가 차가워졌다. 매일 아침 오르는 산이건만 오늘 산길은 특별했다. 등산로에는 낙엽이 가득했다. 노란색에 붉은 빛을 더하니 가을의 깊이를 더 했다. 이른 아침, 나 홀로 낙엽 위를 밟고 간다. 낙엽이 아직도 싱싱한가 보다. 싸근싸근거리는 낙엽밟는 소리가 들린다. 조용한 산속이다. 그 소리가 미안했다. 이미 가을이건만 나는 가을 준비를 안한 것 같다. 하기가 싫었다. 이 가을을 보내면 금방 또 가을이 온다. 준비하지 않은 가을을 허둥대며 보내는 것이 차라리 이 가을을 좀 더 길게 느낄 수 있으리라. 한달 전이다. 가을 초입이면 호박잎이 이슬을 머금고 시들어 간다. 요놈의 호박은 차디찬 서리를 이기며 나무가지를 붙잡고 가을을 이기고 있었다. “밑에 나무를 받쳐 주어야 할 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