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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 겨울배추는 달고 향기롭다

130611 Running with dog

Hi Yeon 2013. 9. 22. 07:17

130611 Running with dog

 

올 겨울에는 YMCA 실내에서 런닝머신(Running Machine)으로 달리기를 하였으나 봄이 되어 날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달리기를 야외에서 하게 되었다.

상쾌한 바람을 받으면서 강도 보고 들판의 나무도 보고 산책하는 사람들 속에서 도심의 트레일(Trail)을 따라 조깅하는 것은 막힌 실내에서 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가슴을 후련하게 했다.

 

Fredericton uptown에 살 때는 집 바로 앞에 오델파크(Odell Park)가 있어 겨울에는 눈 위에서 달렸고, 봄에서 가을까지는 우거진 나무속에서 달리기를 즐겼다. 파크가 얼마나 넓은 지 한 시간을 돌아다녀도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2년 후 Uptown에서 downtown 중심으로 이사하였다. 내 집 앞에서 바로 도시와 강과 트레일이 있어 언제든 바로 즐길 수 있었다. 펼쳐졌다. 그래서 매일 오후가 되면 나는 트레일을 따라 달리면서 도시와 사람과 강변을 보면서 내 가슴을 확 열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절과 하루의 변화에 따라 변하는 도시의 표정과 강물의 색깔, 그리고 사람들의 정겨움을 매일매일 접하게 되면서, 정부가 관리하는 도시공원과 수변이 나의 앞마당이요, 나의 정원이 되어 버렸다.

 

달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거리에서 달리기 하는 애호가들을 보게 되면 그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달린다. 정기적으로 주말 아침마다 다운타운에 모여서 함께 달리기 하는 모임을 본다, 가족끼리 달리는 분들, 혹은 유모차를 끌면서 달리기를 즐기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여인끼리 유니폼을 차려 입고 달리는 광경을 보게 되면 정말 마음이 뭉클하다.

 

나는 혼자 달리는 부류 중의 한 사람이다. 애들이 어릴 때 애들과 같이 달려 본 적은 많았으나, 이제는 그들도 바쁘고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아내하고 달리면 정말 좋은 데, 그것도 쉽지 않다. 한두 번은 몰라도 시간과 체력, 그리고 공동 관심사가 같아야 지속적으로 같이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젊은 분이 강아지 하고 같이 뛰고 있었다. 산뜻한 유니폼을 입은 여자 뒤에 날씬한 그녀의 강아지가 따랐다. 강아지는 평소 주인과 함께 달리기를 즐겼는지 여유가 있어 보였고, 주인을 앞서며 뒤서며 하면서 매번 주인을 처다 보면서 달렸다.

 

나는 강아지를 좋아한다. 한 놈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 하지만 기르기가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에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산다. 먹여주고, 씻어주고, 등등 해 주어야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럽더라도 대충 같이 딩굴면서 살면 되는데, 아직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강아지와 함께 같이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을 보고는 나도 강아지와 함께 달리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녀와 함께 달리기를 하면, 그녀는 내 달리는 스케줄에 항상 잘 맞추어 줄 것이고, 내 달리는 속력에 따라 항상 불평 없이 잘 따라 와 줄 것이며, 그리고 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항상 나를 처다 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 날 같은 시간에 항상 나를 기다릴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나도 강아지와 함께 같이 달려 볼까? 나를 잊어버리고 무아지경을 헤매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혹은 생각을 정리하거나 나를 일깨우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특히 외로울 때, 혼자 달릴 때, 내 옆에 누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