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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며 창조하다

집과 건축, 그리고 전원생활

경사지에 작은 전원주택 "까치집' 짓기

Hi Yeon 2017. 7. 11. 18:12

 

 

아파트와 빌딩으로 밀집된 도시가 대부분 우리의 일상생활 모습이다. 과거 도시가 크기 전에는 좀 덜 그랬다.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면 푸른 산과 초목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지방의 대도시의 경우, 휴일을 이용하여 일부러 외곽으로 빠져나와야 겨우 시골을 볼 수가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더 심하다. 도시 생활을 하면서 자주 전원 생활이 그리워지는 이유이다. 그러나 도시 생활을 접고 전원주택을 본거지로 하면서 살기에는 너무 불편하다. 교육 환경이 나쁘고, 편익시설이 멀어 불편하고, 사람과 더불어 살기에도 쉽지 않다. 물론 교통이 좋은 도시 근교에 전원주택을 마련하여 살면 되지만 비용 문제에서 만만하지 않다.

 

그래도 훌쩍 도시를 떠나 먼 외곽에 집을 지어 살면 되지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내가 원하면 그녀가 싫어하고 그녀가 원하면 내가 형편이 허락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남자는 형편이 되면 산과 들에서 들개처럼 살고파 하지만, 여자는 도시에서 또래와 더불어 공주같이 살고파 하는 것이 현실이고 생리적이다.

 

그러나 부부 모두가 원했든, 아니면 둘 중 한 사람이 밀어 붙였던 간에 막상 전원주택에 살아 보면 생각만큼은 대단하지 않다. 처음에는 너무 좋았다. 눈만 뜨면 초록이다. 들리는 것은 바람 소리와 새소리이다. 그러나 한 1년 살아 보면 감정이 무디어진다. 마음은 나도 모르게 변함을 느낀다. 홍색도 보고 싶어 지고 사람 소리도 듣고 싶어 지고 도시 불빛도 그리워진다. 그렇게 사람 마음은 변죽이 들끓는 것이다. 내 몸이 자연에 있어야만 살 수 있는 특별한 건강 상의 이유가 없지 않고서는 건장한 남녀가 숲만 보고 산 공기만 마시고 살기란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전원주택을 처분하고 다시 도시로 되돌아 간다 말인가. 도시에도 아파트가 있고 시골에도 근사한 전원주택이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전원주택을 혼자 두고 전에 살았던 아파트로 되돌아가면 그만이다. 가끔 가고 싶을 때 전원주택을 찾으면 되고 싫증 나면 또 떠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원주택으로 이주하거나, 도시의 아파트에서 전원주택으로 혹은 그 반대로 왔다 갔다 할 경제적 여력이 없다. 여력이 있다 하더라도 가족의 의견이 일치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영원히 전원주택의 꿈을 포기하기란 우리의 아파트 생활은 너무 빡빡하다. 그래서 여기에 작은 전원주택을 가질 수 있는 팁을 만들어 보았다.

 

우선 전원주택을 지을 땅을 구하여야 한다. 이것은 필수이다. 도로가 있는 정형의 대지는 비싸다. 도로가 있는 경사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비정형이라도 좋다. 그만큼 싸기 때문이다. 다 생긴 대로 건물을 지으면 된다. 지목이 대지가 아니면 더욱 좋다. 답이나 임야는 매우 싸다. 그리고 전체 땅 중에 최소 면적만 형질 변경하니 그만큼 또 비용이 줄어든다. (경사도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형질변경이 제한됨) 건축 공사에서는 대지 조성비가 만만치 않다. 대지 조성도 최소한으로 하자. 자연 그대로 둔 채 작은 집만 그 위에 얹는 것이다. 건축 공사는 어떻게 할까? 집은 대부분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자. 현장 공사와 물공사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그 만큼 품질은 좋아지고 비용은 절감된다. 즉 땅 위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고 조립식 전원주택을 땅 위에 세우는 것이다. 

 

집입도로는 후면에 두자, 그러면 전면에서 멋진 풍광이 솟아진다. 그 앞에 야외 벤치를 둘 수 있는 발코니를 두면 금상첨화이다. 그곳에서 누군가와 함께 커피 향기를 흩날릴 수 있다. 거실과 주방은 전면에 붙이자. 그러면 밤에는 별빛 조명 아래 카페가 되고 주점이 되며, 낮에는 바람 소리의 공연장이 되고 초목의 전시장이 된다. 작은 전원주택이다. 침실을 누다락으로 올려 버리자. 누다락에서 잠들 때 달빛과 별빛이 침실로 들어온다.


현장에서 공사할 것은 진입 도로를 내고 그 위에 콩자갈을 까는 것과 자연석 쌓기 정도이다. 이 정도이면 땅만 있으면 공사비 걱정은 없다. 전체 공사비는 생각보다 너무 적으니까. 이제 다 되었다. 진입로 입구에 '까치집'이라고 새긴 나무판을 건다. 작은 돈으로 만든, 풍광과 별빛이 있는, 멋지고 작은 전원 주택이다. 가족과 함께, 둘이서, 혹은 혼자 이곳으로 시간이 나면 오고 생각이 나면 온다. 심심하면 채소를 심고 집을 가꾼다. 자연과 시간과 사랑을 즐기는 것이다. 생활 터전은 도시 아파트에 두고 하루, 이틀, 혹은 삼일 묵고 가는 것이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