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작은 산으로 둘려 싸인 물 빠짐이 좋은 남향의 배산임수 언덕이 예로부터 우리가 말하는 소위 명당이다. 전체가 숲으로 우거지고 도심과 가깝다면 더욱 좋다. 그곳에 살 집이 있다면 하는 것이 우리의 소원이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은 돈으로 시골에 작은 땅덩어리라도 살 수 있는 형편이면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바람이다. 그 까닭은 도시화되고 세상이 복잡하여진 이유도 있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거 형태가 아파트인 탓이 크다.
전원성은 없지만 아파트는 편리성과 경제성으로 따지면 살기에는 최고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편리성과 주거성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자연에서 살고픈 욕망이 생긴다. 도심과 가깝다면 좋으련만 이것도 쉽지 않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자 도심에 가까운 땅이란 모든 땅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금싸라기가 된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지방 외곽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나와 차를 몰고 한참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야 겨우 전원주택지를 소개받을 수가 있다. 그것도 명당의 조건에 한 두 가지만 해당되어도 다행이고 작은 예산에 맞으면 큰 행운이 된다.
사실 땅만 있으면 경제적인 면으로 보면 집짓기는 쉽다. 상대적으로 집짓기 예산은 땅 구입 예산과 비교하면 아주 작기 때문이고 또한 요즈음은 건물을 짓는 기술이 발달하여 돈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집을 짓는 것은 어렵다. 집짓기는 대부분 직접 손으로 하여야 하는 여러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축주가 직접 할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공정마다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하청을 준다고 하여도 공사 관리와 감독을 해야 한다. 턴키 방식으로 일괄 발주를 주면 좋지만 예산상 제도상 어려운 점이 많다.
그것보다 한번 잘못되면 되돌리기가 어려운 것이 바로 건축이다. 돈을 주고 짓지만 주는 만큼 어렵다. 자동차 같은 공산품은 사서 몰고 다니다가 마음에 안 들면 중고값으로 팔면 된다. 주택은 그럴 수가 없다. 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큰 자금이 묶인다. 또한 쉽게 팔 수도 없는 것이 전원주택이다. 그리고 짓고 팔면 한 세월 다가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평생 동안 한번 짓는 것으로 끝난다. 중년부터 해 본다 하더라도 한번 집 짓기를 해보고 이제 알만하면 이미 때는 노년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집짓기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축업자와 꼼꼼하게 도급 계약하여 집을 지으면 된다. 못 미더우면 돈을 넉넉히 주고 이름 있는 견실한 건설업체를 선정하여 정상적인 계약과 단계를 밟아서 집을 지으면 된다. 그러나 처음 집짓기 하는 사람에게는 그것도 쉽지 않다. 보통 처음 집 짓는 사람은 마음속의 주택의 질이 현실과 맞지 않아 많이 실망한다. 생각하는 질과 내가 지급하는 돈이 만드는 질과는 현실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시공자는 왜 대충 할까?' 하고 불평 하지만 시공자는 사람을 시켜야 하는 일이기에 꼼꼼하게 하는 것만큼 돈이 든다. 그래서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말이 건축에서는 정말 해당된다. 싼 것은 껍데기만 번지려 한 것이다. 싸게 하기 위해서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예산과 시간을 절약하고자 절차를 생략하고 대충 진행한다. 결국 서로 간 큰 다툼으로 발전하게 되고 경험이 없는 사람이 손해를 보고 속알
이를 한다. 잘못하면 건축주는 건축업자에게 농락당할 수가 있고 그 반대로 건축주에게 농락당하는 건축업자도 있다.
그래서 완성품을 사는 것이 아닌 진행형인 용역은 전문적인 관리와 감독이 반드시 수반된다. 그렇다고 작은 집 하나 짓자고 설계 도면과 시방서 그리고 두툼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전문적인 관리와 감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원칙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건축이란 시간, 사람, 하청이라는 것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공사 중 분쟁이 생기면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한다는 것은 어렵고, 법으로 호소한다 하더라도 경비와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 공사는 중단된 채 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건축에서 쉽게 간과되는 것이 있다. 간단하게 여기면 건축이라는 것은 실제 생활에서 항상 눈에 보이는 것이기에 아주 쉬운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습이 없는 실행이기에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하고 나면 이 방법이어야 하는 데 하는 후회의 마음이 공정마다 생기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많은 돈을 투자하여 지은 집이 평생 나를 구속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언덕 집은 환상적이든 아니든 평생 오르락내리락하여야 하고 동측 출입문은 좋든 불편하든 평생 그것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 이년은 좋다마는 별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정말 끔찍한 일이 된다. 평생 매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지었으니 불평도 못한다. 편리성과 합리성 그리고 경제성으로 본다면 대중화된 우리나라 아파트는 그나마 정말 좋은 편이다.
이상과 같이 집짓기와 전원주택의 여러 문제점이 현실에서 많이 노출되고 공론화되나 도시의 아파트에 오래 살다 보면 전원생활을 동경하게 된다. 결국 경제적인 여건이 좋아짐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은 봉사가 된다. 전원주택에 살면 천국이고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으로 착각하게 되고, 집은 지으면 그냥 되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그래서 요즈음도 전원주택은 현대인의 관심 단어가 되고 실제로 사람들은 부나비처럼 전원주택을 찾는다.
어쩌라? 전원주택이 그렇게도 좋다는 데. 이왕 전원주택을 짓고 싶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노년에 전원주택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리 큰 주택이 필요 없다. 집이 크면 관리에 힘만 든다. 그래서 실현 가능한 작은 전원형 집짓기 방안을 제안해 본다. 이는 내가 고안해 본 확장형 원룸이라는 형식이다. 확장형 원룸이란 추후 필요하다면 간단히 쉽게 조립식으로 기존 원룸에 실을 달아낼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작은 원룸형 주택이라도 전원 속에 있는 집이면 외부공간이 다 내 공간이다. 집이 좁아 답답하다고 할 이유는 없다. 더구나 필요에 의해서 쉽게 확장까지 자유롭다. 누구나 해 볼 만한 방법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러하다. 차로 운반할 수 있는 컨테이너 형식의 원룸을 위탁 제작받아 현장에 설치하고 살다가 필요하다면 조립식으로 확장하는 방법이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주택은 이미 많이 보편화되어 있고, 저렴한 가격, 우수한 품질, 검증된 레이아웃, 쉬운 설치, 등등 많은 장점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추후 확장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확장까지 고려한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집짓기를 하는 것이다.
즉 우선 공장에서 만들어진 주택 기본형(컨테이너; 3m*9m, 면적; 27제곱미터, 8평형, 방, 부엌, 욕실; 기본 모듈; 3m*3m 사용)을 현장에 설치하고 추후 살아가면서 형편에 따라 하나하나 확장(식당, 거실, 현관, 창고)을 하는 것이다. 이미 확장이 고려된 기본형이므로 추후 건물을 달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런 형태의 주택도 내구성이 좋아 20년 이상은 충분히 간다. 은퇴 후의 전원생활에는 충분한 것이다. 주택 기본형을 차를 사듯이 공장에 의뢰하여 구입 설치하고 살아가면서 하나하나 배워서 여유를 갖고 필요한 공간을 확장해 나간다면, 이 정도는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집짓기 모든 공정을 혼자 손수 감당할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땅만 있으면 작은 집 짓기는 아주 쉽다고 하는 것이다. Andrew
Schedule
Basic Type; red hatching(module; 3*3m, Room, Kitchen, Bath)
2 Step(Dinng Room), 3 Step(Storage, Porch), Final Step(Living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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