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 부동산사무소에서 일을 하면서 자주 고객들과 점심을 먹으로 멀리 나간다. 오늘은 내 친구인 법무사 고객과 함께 차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 멀리 시골로 향했다. 계룡시는 도농이 함께하는 대전의 위성 도시이다. 조금만 벗어나면 완전히 촌동네에 들어선다.
논산시 경계로 들어와 연산면으로 향했다. 그리고 차 한대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을 20분 정도 달려 산과 가까운 들판 속으로 들어갔다. 전번에도 한번 왔었던 곳이다. 식당 이름이 희한하다.
'콩콩이와 청청이'
직접 재배한 콩으로 직접 만든 콩 음식, 여러가지 나물을 직접 채취해서 만든 산나물, 그리고 직접 재배한 채소 반찬, 그래서 콩콩이와 청청이인가.
한번 보았다고 주인이 반긴다. 집 앞의 꽃이 유별나다. 그래서 내가 그 꽃을 유심히 바라보니, 주인장은 나에게 다가와 양귀비 꽃이라 했다. 붉디 붉다. 사람을 매혹시킬 정도이다. 약효가 없는 가짜 양귀비 라고 했다. 그래서 재배할 수 있는가. 도데체 가짜 양귀비가 있는지? 아뭏튼 붉은 색이 유난히 진하디 진하다.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아... 붉은색, 정말 진하다.
주인 양반이 직접 채취한 나물을 말리고 있다. "장녹'이다. 장녹수라고 그는 말했지만, 정식 명칭을 찾아보니 '장녹' 혹은 '자리공'이라 적혀 있다. 뿌리는 독이 있으며 관절염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말리고 있으니 실물을 상상할 수 없었다. 도데체 어떻게 생긴 풀인냐고 물으니 그는 나를 친절히 들판으로 인도하였다. 제법 키도 크다. 제일 윗부분의 순을 잘라 채취한다고 하였다.
식당 안에서 '이 사람아 무엇 하나' 하고 친구가 나를 부른다. 이미 내 일행은 자리에 앉아 음식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잠깐만 친구들아, 그리고 재빨리 카메라로 찰칵.
묵은지 전골,
그리고 3칸 접시 위에서부터 장녹 나물,
그 다음은 곤드레 나물,
우측 하단 둥근 접시는 더덕이다.
먹어보니 알 수 없는 향기와 식감.
묵은지 돼지 전골의 중간 크기는 세 사람이 먹어도 남는 양이었다. 양도 그렇지만 묵은지의 맛과 향기가 일품이다. 찾아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도 불구하고, 점심 때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제법 많아도 안 되는 것이 이런 식당이다. 일행에게 물어보니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보니 손님따라 왔지만 나도 벌써 두번 째이니 말이다.
어떠하냐, 무엇, 사는 것이 별 것이야? 점심 때는 발 가는 데로, 입맛 가는 데로 세월아 하며, 이리 저리 바람을 쐬는 것도 좋구만.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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