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가게로 일하려 다닌다. 차창에 반사되는 내 모습을 보고는 문득 나는 어디에 머물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가끔 생긴다. 내 일터가 사람들이 일을 끝내고 즐기는 휴식터이고 서로 간 정을 나누는 현장이다. 사람마다 즐기는 방법과 정을 나누는 방식이 각각 다 다름을 본다. 그 다름을 볼 때마다 그들은 무엇으로 살며 어디로 가고자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때마다 마음이 동요되고 그만큼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현장에서 사무실로, 하드에서 소프트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이 변하는 시절에 캐나다로 가족을 데리고 이민을 갔었다. 10년 후 나는 고국으로 되돌아왔다. 작은 한반도를 떠나 태평양을 건너 주류의 다른 큰 세계에 가서 살아 보았던 것이다. 그곳에서 변방인으로 일하면서 예술인으로도 살아보았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정지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고국에 돌아와 지금 전직의 보장된 모든 자격과 지위를 버리고, 고국에 내 터전이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세계를 경험한 지혜인지도 모르지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장사판에서 일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일터로 오가고,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간다. 그때마다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45년 우리는 약탈 국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우리나라를 되찾았다. 그리고 이전의 조선시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자유 민주 빈곤 혼돈의 세상이었다. 그러나 전쟁, 민중 봉기, 그리고 군사 봉기가 일어났다. 그 후 우리는 새로운 강압 혁신으로 무장되고 잘 살아보자고 경제개발에 매진했다. 덕분에 국제적으로 한국의 경제 위상이 높아졌다. 이와 더불어 강압에 대항하여 자유와 민주를 되찾았다. 그리고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많아졌다.
이제 기존 세대는 물려가고 있고 그 자리를 신세대가 대신하고 있다. 바통을 물려받은 신세대는 부모에 기대어 자유와 편안함만을 추구한다. 그리고 구세대를 등에 업고 물질주의에 빠져 즐거움과 쾌락에 몰입한다. 반면 소외된 자들은 박탈감으로 인생을 고뇌한다. 그 가운데 현실을 비껴가며 자기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여기저기 보인다. 새로운 가치관과 행복을 찾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큰 세상을 이끌 큰 물줄기는 보이지 않는다.
구세대는 현재 어디를 지나 어디에서 흘려가고 있을까요? 아직도 돈벌이가 최고라 믿고 많은 시간과 자신을 투자하고 있습니까? 이제까지 일만 하였는데 먹고 자고 하는 것조차 어렵나요? 불의와 불평등을 타파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있습니까? 여전히 자식 사랑과 자식 투자에 매진하고 있나요? 가정의 작은 행복에 올인합니까? 가진 돈으로 즐기면서 사시나요? 편안함으로 현실에 안주합니까? 그것보다는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열심히 찾고 있나요? 삶이란 진정 무엇인가 하고 또 다른 고민을 합니까? 돈도 명예도 인생도 다 부질없다 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탐구하나요?
바통을 넘겨받은 신세대는 앞 단계를 건너뛰고 뒷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통을 넘겨준 우리 구세대는 어디에 서 있을까요? 아직도 앞 단계에 머물고 있나요? 아니면 뒷단계에서 서성이고 있나요? 선택의 문제입니다. 나는 어디에?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의미를 찾고 가치를 만들고자 인생을 더듬면서 삶 위에 서 있는 나를 봅니다. 최선이 이것이다 라고 꼬집어 고집할 수 없지만 인생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에 당혹해합니다. 나는 어디쯤 가고 있고 왜 그곳에 서 있을까 하고 의문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Andrew
신분당선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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