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하나하나를 챙긴다. 해 보라고 하면 그때 못 이기는 척하고 해 본다. 돈은 물론 남자가 낸다. 얼굴은 예쁘고 곱상하다. 옷차림은 고급스럽고 단정하다. 보니 모범생 같다. 실내 야구사격장에는 남자가 가보자고 하니 따라온 것 같다. 달리기와 운동이라는 것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점수는 별 상관이 없다. 웃고 떠들고 즐긴다. 운동과 게임으로 즐기고자 왔지 않는가. 저것도 이것도 한번 해보자고 한다. 본인이 돈을 내고 상대에게 해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짧은 치마 차림이고 야하지만 움직임이 스스럼없다. 그녀의 몸 움직임은 빠르고 강하다. 오히려 남자보다 더 예리하다. 노는 데는 남녀 구분이 없어 보인다.
두 종류의 커플을 보았다. 모두에게 술냄새가 났다. 아마도 데이트 중이었겠지. 이른 저녁 시내로 걸으면서 차 한잔 하고, 출출해지니 술 한잔 곁들어 저녁을 하고, 그러고 나서 노래방에서 노래 한곡을 했을 것이다. 밤이 늦었다. 이제 무엇인가 신선한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분위기를 찾는다. 그들은 실내 야구사격장으로 갔다.
여기서 두 부류의 인성이 보인다. 두 젊은 여성의 성격과 인품이다. 하나는 부모 밑에서 근사하게 사는 것 같다. 고상하고 우아해 보인다. 다른 하나는 내가 벌어서 당당하게 일하며 산다. 순수하고 강해 보인다.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그들을 자세히 본다. 그리고 느낀다.
사람은 안에서 보일 때와 밖에서 보일 때 그 모습과 느낌이 다르다. 연애할 때와 함께 살아 볼 때 상대가 확연이 다름을 느낀다. 부모가 되기 전과 후에 젊은이들을 보는 관점이 각각 달라진다. 자식이 자랄 때와 다 자란 후 부모의 욕심이 변한다. 자식이 가정을 이루기 전과 가정을 이룬 후 부모의 생각이 달라진다. 그때그때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느낌과 생각, 기대나 바람이 달라지는 것이다. 자식을 키워 가면서, 나이를 먹어 가면서, 그리고 자식이 떠나고 부모가 늙어가면서 젊은이들을 보는 우리의 관점이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에 내게 딸이 있다면, 공부를 많이 하면서 모범생이고, 옷차림과 몸가짐이 단정하면서 언행에 예의 바르고, 그리고 부모 말을 잘 따르는 그런 모범생의 딸보다, 그것보다는 적당히 공부하고, 운동을 즐기고, 자기 멋으로 옷을 입고, 남녀 친구 종류를 가리지 않고, 경과나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때의 즐거움을 위하여 살고, 스스로 나가 일하고 쓰고, 부모 말보다는 자기 가치관에 따라 당당하게 행동하는 그런 딸이면 더 좋겠다. 여러 종류의 젊은이들을 자주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이제 젊은 사람들을 보는 내 관점이 달라짐을 느낀다.
집과 학교와 사회에서 모범생이라면 좋다는 생각에서 모범생이 아니더라도 집과 학교와 사회에서 결과보다는 오늘 행복을 위해서 당당하게 사는 젊은 남자나 젊은 여자가 더 신선하고 좋아 보인다. 현재 배가 고프더라도 당당하게 해볼 것 다 해보면서 젊음을 즐기는 그런 젊은이의 모습이 이제는 무척이나 좋아 보인다.
부모덕으로 잘 차려입고 자기에게는 잘 소비하면서 타인에게는 100원 1000원 따지는 모범생보다는 '없으면 굶지, 뭐' 하며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쓰고 사는 젊은 남자나 젊은 여자들이 더 좋아진다. 이제는 살기 좋은 세상이다. 어차피 굶는 일은 없다. 살아도 한 평생이다. 과거에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그리고 지금까지 고집되는 제도와 현실의 굴레 속에서 따르고 안주하는 것보다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인생을 내 나름대로 꾸며가는 젊은이들이 더 이뻐 보인다.
별의별 다양한 계층의 남녀노소 사람들을 매일 접한다. 인구 절반 이상의 젊은이들이 복되게 태어났고 그들이 부모의 부와 권위를 함께 누리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오직 못났으면 성인이 되었는 데도 불구하고 부모 돈으로 공부하고, 술 마시고, 옷 사 입고, 차 사는가. 오직 못났으면 부모덕 보고, 부모 뜻 아래 별일 없이 사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는 작은 것까지 하나하나 따지고 위세를 떠는가. 젊은이 답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래서 이제는 그들보다 당당한 젊은이들이 더 좋아 보인다. 못 배웠더라도, 잘 생기지 못했더라도, 고상한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벌어 술 마시고 놀고 즐기고 데이트하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런 젊은 남자나 그런 젊은 여자가 정말 좋다는 것이다.
"야, 내기야, 지면 내가 2차를 쏜다, 임마." 아가씨가 당당하게 상대에게 말한다. 몸동작도 서글서글하고 말도 이쁘게 한다.
"그래요, 정말 재미가 있겠는데요." 나는 웃으면서 젊은 여자 손님에게 한마디 거든다. Andrew
'총 쏘는 여자 배팅하는 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0) | 2016.09.25 |
---|---|
인생 나 잡아 봐 (0) | 2016.09.14 |
스틱을 이쁘게 다감하게 (0) | 2016.09.12 |
아들아 엄마가 있다 (0) | 2016.09.11 |
작은놈 기특해라 (0) | 2016.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