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캐나다의 겨울 긴 밤이었다. 눈덩이가 하얗게 세상을 덮고 있다. 평일에는 학교에서 디자인하고 공부한다. 노는 날에는 택시를 몰고 하얀 세상을 질주한다. 저녁이면 밤 늦게 책상에 앉아 글쓰고 그림을 그린다. 그렇게 바쁘게 몸을 돌리고 마을을 몰립시켰지만 가슴 속 깊숙히 파고드는 고독은 어쩔 수 없었다. 텅빈 가슴을 메우기에는 내 자아는 모질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달렸다. 매일 매일 1시간씩 달렸다. 배가 고파도 잘려나간 위장 때문에 먹을 수 없었다. 그래도 눈 덮인 산을 달리고 산책길을 마구 달렸다. 땀이 흐른다. 육체가 피곤함을 느끼고 덩달아 정신도 맑게 된다. 그제서야 나는 마음의 평정을 찾고 다시 책상에 앉아 쓰고 그린다. 어느덧 밤이 깊어가고 내 육체는 침대 위에 쓰려진다. 아침은 어김없이 왔다. 망각은 참 편리했다. 어제 밤의 아픔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다시 훌훌 털고 아침을 맞이한다. 애들을 보살피며 학교로, 작업실로, 그리고 길 위로 나선다
그렇게 캐나다에서 살면서 쓴 글과 그린 Drawing을 모두 모았다. 캐나다 작은 도시의 택시는 자가용이 없는 일반 서민들의 발이다. 그들의 삶 이야기이다. 그리고 택시를 몰면서 눈에 박았던 것들이며 마음에 새겼던 것들이다. 주제별로 분류하고 총 55개 정도 이야기와 그림을 선택하여 애정어린 교정과 편집을 하였다. 이야기 하나에 나의 (볼)펜화 하나를 붙였다. 내부의 책갈피에는 오직 흑백만 있다. 독자에게 다가가서 행복의 색으로 칠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이 소외된 분들, 다문화 가족들,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힘든 분들, 내일을 위한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밀알이 되고 그리고 아프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마음의 힐링이 되었으면 한다.
수고해 주신 좋은 땅 출판사 직원들과 사장에게 감사한다. 자상한 누나, 동생, 형과 함께 책 발행의 즐거움을 나눈다. 미술 공부에 심취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독려해 준 캐나다 주립 NB 공예디자인 대학교 선임교수 Clavette Brigitte에게 감사드린다 (I thank Clavette Brigitte, the professor of the New Brunswick College of Craft and Design, for her concern and interest in me). 함께 고생해 준 내 가족에게 사랑을 보낸다. 그리운 어머니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친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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