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공예과의 필수과목들 중에 3D Design (Shaping Space)이 있다. 색과 질감, 형태를 조합하여 3차원 입체형태를 디자인하는 과목이다. 3D Design의 요소로는 line, plane, volume, mass, space, texture, light, color, 그리고 time이 있다. 이런 디자인 요소들를 이용하여 어떻게 디자인 원리를 잘 표현하는가가 이 과목의 과제이다. Principles of 3D Design으로는 unity, varity, balance, scale, proportion, emphasis, repetition, 그리고 rhythm을 들 수가 있다.
최고의 디자인 원리가 표현되고 창조성까지 가미된다면 바로 예술분야의 거장이 되는 것이다. 세계적 예술가가 되는 것이 별 것인가. 단지 이 두가지만 갖추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것이야 말로 정말로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이 두가지를 갖추기 위해서는 천재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욕심없이 한구멍만 파면서 전생애를 걸어야 하는 도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몇몇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성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마지막 프로젝트가 학기말에 시작되었다. 조건은 없다. 단, 3D로 디자인하여 무엇이든 만드면 되는 것이다. 문제에서 조건이 없으니 어찌 보면 쉬울 것 같았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무엇으로 디자인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없으니 오히려 더 어려웠다. 나는 며칠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내 주위에서 답을 찾는 것이 그 해답이었다.
나는 쉽게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PortableTool Box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그것은 금속공예품을 디자인하고 만들 때, 디자인너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즉, 금속공예를 하는 나에게는 작고 다양한 도구들이 항상 필요하다. 그것을 얼마나 쉽게 찾아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냐가 작업의 질과 시간을 결정한다. 또한 기능적인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도구박스는 내가 작업하는 내내 내 곁에 있어야 한다. 박스의 모습이 내 눈과 마음을 움직을 수 있으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디자인되고 잘 정리된 도구박스는 나에게는 좋은 영감을 줄 것이고, 또한, 알 수 있나? 도구박스가 기능과 미모 측면에서 최고이면 그것으로 부터 최고의 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부터 두달 후에 드디어 나무와 청동으로 만들어진 도구박스가 모습을 드려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는 마지막 3D Design 수업시간이 되었다. 모든 학생들은 각자 디자인한 작품을 전시하였고 그리고 슬라이드를 이용하여 발표도 하였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나무는 모든 재료를 포용합니다. 황동은 그 빛은 은은하면서 세월이 가면서 깊어 갑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사용할 재료로 나무와 황동을 선택하였습니다. 우선 Plywood를 사용하여 박스와 뚜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황동의 두줄을 박스의 보기 좋은 위치에 한바뀌 빙 둘리고, 그 두 줄사이에 접을 수 있는 두개의 손잡이를 연결하였습니다. 그 다음 네 군데에 뚜껑을 채울 수 있는 크립을 설치하였습니다. 기본적인 제작을 끝낸 후 나는 은으로 만든 꽃과 잠자리로 뚜껑 양쪽을 장식하고 또한Classmate사인을 직접 다 받았습니다.
세상은 한면이 있으면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 양면은 여러가지로 표현이 됩니다. 위가 있으면 아래가 있고 좌가 있으면 우가 있습니다. 양음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흑백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혹은 선과 악으로 혹은 남녀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영혼과 육체라는 양면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이 양면은 뚜껑디자인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똑 같습니다.
저는 청동판과 관을 이용하여 이 양면을 수직적인 두 줄로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하나는 꽃으로 다른 하나는 잠자리로 그 의미를 부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접을 수 있는 두개의 원형손잡이로 두 줄을 연결하였습니다. 하나가 아닌 두개의 손잡이인 것은 두개를 잡아야 흔들림 없이 수평으로 굳건하게 도구 박스를 들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두개의 손잡이가 만드는 그 원형 중심에 행복 혹은 해탈을 의미하는 춤추는 애기부처를 그려 넣었습니다. 즉 둘이서 원을 그리며 양손을 잡으면 그곳에서 바로 행복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그 행복은 내 주위와 함께 해야만 제대로 성취된다는 의미로 모든 나의 Classmate의 사인을 둘렸습니다.
이제 행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시작되었다고 그냥 두면 그 행복이라는 것은 날아가 버립니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나는 대로 도구박스의 빈 공간에 그림을 그려 넣고 내가 만든 금속공예품으로 계속 장식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작업도중에는 뚜껑을 벽에다 걸어 두고 볼 것입니다. 즉 이 도구 박스는 항상 미완성입니다. 그러나 완성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행복도 이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행복은 눈에 잘 보이는 뚜껑만 잘 장식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뚜껑만 있으면 이것은 2D Design이 되지요. 얼굴만 아름다운 평면의 인간이 됩니다. 이쁘고 근엄한 얼굴로 좋은 말만 하는 그런 사람과 같습니다. 그립으로 박스를 안아야 그제서야 바로 프로젝트가 원하는 3D Design이 되는 것입니다. 즉 입체의 완전한 인간세계가 되는 것이지요. 그것은 두개라는 양면이 만나 두개로만 머물지 말고 가족 혹은 공통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얼굴만 이쁘지 말고 말만하지 말고, 공통체를 품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양면의 끈이 크립으로 연결거나 혹은 분리 될 수가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뚜껑이 힌지로 연결되어 분리가 되지 못하면 박스는 두 황동 줄에 영원히 구속이 됩니다. 분리 가능하여야 우리는 박스를 빙빙 묶고 있는 두 줄의 황동 줄에서, 고정관념이나 체재, 혹은 세상의 굴레에서, 종종 벗어 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구박스 디자인은 우리 인간세계를 뜻합니다. 나는 그곳에서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저 도구박스와 같이 두손으로 서로 잡고 가족과 함께 행복의 나라로 가시지 않겠습니까?
세월호에 타고 있었던 우리 아들 딸들의 명복을 빌면서. Andrew
'NBCCD 생활 2013-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대학, 작은 오리엔테이션 (0) | 2014.08.29 |
---|---|
봄 햇쌀을 맞으며 전람회를 둘려보시지 않겠습니까 (0) | 2014.05.02 |
기다려야 하는 캐나다 병원 (0) | 2014.03.30 |
찡 하였던 나의 크리스마스 파티 (0) | 2013.12.24 |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0) | 2013.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