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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15 일본 삿포로 여행 - 오타루(Otaru)에서 동해를 보다

Hi Yeon 2025. 4. 14. 19:17

250415 일본 삿포로 여행 - 오타루(Otaru)에서 동해를 보다
 
어제 삿포로 Chitose 공항(CTS) 도착하니 오전 10시 55분이었다. 일본과 한국의 시차는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현지에 도착했는 시간이 오전 시간대다. 외국여행치고는 매우 신기했다. 시토세 공항은 어마어마 했다. 삿포로가 260만 도시이고 인근 도마코마이(Tomakomai, 인구 17만), 오타루(Otaru, 인구 11만), 등등 주변에 작은 도시가 여러 있지만 공항규모는 생각 이상으로 대단했다. 우리나라 대구 규모(인구 240만)와 비슷한데 비행장 규모를 비교해 보면 대구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넘쳐나는 관광객 덕분이리라.
 
도착하니 딱 점심시간이었다. 둘려보니 식당가도 어마어마 했다. 일단 전체를 둘려보았다. 수많은 식당 중 사람들이 긴 줄로 기다리는 음식점 하나를 선택했다. 시간이 넉넉했기 때문이다.  보니 라면집이었다. 20분을 기다려 겨우 자리를 잡았다. 식탁에 나온 음식은 한 그릇의 라면이었는데, 면 위에 반쪽 계란과 돼지고기 편육 2개가 있었다.
 
우선 국물을 한 숟가락을 떠서 밋을 보았다. 새우를 우려낸 진한 맛이었다. 간간하고 얼큰하면서 새우 특유의 강한 맛이었다. 면은 물렁했다. 새우는 그 자체로 강한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한다. 맛이 매우 강했다.  짭조리하고 들컨한 맛과 새우의 맛이 어울렸다. 강한 맛은 처음에는 매우 유혹적이다. 그러나 두세 번 반복하면 질린다. 국물의 간간한 맛은 파는 음식에서 뺄 수 없다. 자고로 음식은 싱거우면서 맛이 있어야 한다. 파는 음식 다 그런 것이 아닌가? 이런 음식은 두번 째는 못 먹는다. 실망이 컸다. 반만 먹고 두번 다시는 먹지 않겠다 하고 자리에 일어섰다.
 
공항에서 삿포로로 연결되는 JR 열차를 타고 삿포로 중심지로 이동했다. 요금은 1300엔을 카드로 결재했다. 숙소는 삿포로 최고 중심지인 스스키노(Susukino)부근이다. 숙소로 들어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지리를 파악할 겸 삿포로 역과 중심지를 둘려보았다. 오후 5시경 숙소에 체크인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전세계 여러 도시의 호스텔을 방문해 보았지만 이곳은 가격대비 시설이 최고였다. 역시 일본 다웠다.
 
다음날 아침 나는 오타루로 향했다. 삿포로 시내에서 오타루 행 버스를 탔다.(최근 삿포로 JR역 옆 버스터미날 내부 공사로 삿포로에서 운행하는 고속버스 출발지는 여러 곳으로 분산이 되어 있다.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할 경우 반드시 역내 관광안내 센타를 방문하여 확인하여야 한다. 인터넷에서 본 자료나 구글지도에서 나온 자료는 업그레이드가 안된 자료다.) JR 열차를 이용하려고 했으니 버스보다 요금이 2배였다. (버스 요금 730엔) 열차는 좌석을 배정받는 것인가? 얼마나 자주 있는가? 하는 고민 때문에 저렴한 버스를 택했다. 버스는 시내를 둘려 나가기에 시내 구경을 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1시간 정도(36km) 달려 오타루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걸어서 항구로 내려갔다. 
 
나는 방문지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관광안내센타(I or ?)를 찾는다. 그곳에서 지도를 구하여 안내원에게 관광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나는 안내원의 조언에 따라 따라 걸었다. 마치 일본풍과 서양풍을 섞은 거리라고 할까? 전통적이면서 이국적이다. 이제까지 맛 본 일본 상가거리 중에는 최고였다.
 
거리에 있는 상점 종류는 일본 어디에 가보아도 비슷비슷하다. 먹고 마신다. 귀한 간식거리와 치장품을 구경하면서 산다. 여기서는 좀 많이 색달랐다. 느낌도 달랐다. 지금은 비수기이다. 오늘은 비까지 뿌린다. 그래도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제법 많았다. 그럼 성수기는 어떻까? 아마도 관광보다는 사람 구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짜라도 그때는 나는 안온다.
 
오타루를 느끼기에는 최고였다. 운치있는 아름다운 거리, 적당한 관광객, 그리고 봄을 재촉하는 차가운 이슬비, 이 모두가 감정을 사로 잡는다. 나는 그냥 편한 시간에 왔다. 이렇게 한가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분위기 좋고 느긋하다. 연인들이 오기에는 이때가 적기가 아닌가 한다. 삿포로는 내륙도시이다. 삿포로와 바다를 접하는 오타루는 마치 서울과 바다를 접하는 인천과 같은 관계였다. 지형은 마치 부산과 같이 산비탈에 바다를 면하는 항구다. 이는 당연 항구가 될 조건이다.
 
오타루에 보니 마치 내가 어릴 때 살았던 동해안 감포가 생각났다. 감포는 산비탈에 동해를 안은 항구다. 그 옛날 일제 시대 이전부터 일본의 북쪽 바다(우리의 동해)에 면한 항구에서 동해로 가로 질러 일본 어선이 한반도로 몰려왔다. 그리고 한반도 동해에 어업전진기지를 만들었다. 그것이 동해안의 우리의 항구였다.
 
그 좋은 예가 동해 구룡포다. 지금 구룡포에 가면 일본거리가 잘 조성되어 있다. 오타루 규모보다 적지만 구룡포 일본거리는 아기자기하며 다체롭다. 어찌보면 구룡포 일본거리는 오타루 거리보다 더 일본스럽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었다. 여기서 배를 타고 서쪽으로 가서 남으로 내려가면  울릉도가 나오고 그리고 강릉이나 속초가 나온다. 한반도와 홋가이도 사이가 바로 우리의 동해인 것이다. 정확히는 동해 북쪽이다. 그 바다가 보고 싶었다.
 
내가 어릴 때는 수평선 위로 해 뜨는 동해를 보고 또 보았다. 여기서는 그 반대이다. 여기서는 지는 해를 본다.  그러나 같은 짠 바다물이며 같은 동해다. 그러나 보고 느끼는 것은 다를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동해를 보고 그 남쪽 나라 조국을 보고 싶었다. 어떤 느낌일까?
 
나는 한참 걸어서 걸어서 바다쪽으로 나갔다. 바다가 보이기 전에 작은 운하가 있었고 운하 주변에는 창고 건물들이 줄을 이었다. 이 운하의 역할은 항구에서는 큰 배가 접항했을 때 그 배의 화물을 바로 육지에 내려놓을 수 없었다. 다시 짐을 작은 배로 나누어 실어 육지로 실어 날라야 하는 데 그때 항구를 따라 설치된 운하가 큰 역할을 하였다. 그 당시 크레인 같은 중장비가 없었던 시절의 아이디어다. 그 운하가 지금은 관광 상품이 된다. 내가 보아도 항구에 폭이 작은 운하는 참으로 운치가 좋았다.
 
운하 주변으로 큰 창고가 줄지어 있는데 방문해 보니 내부를 개조하여 레스토랑, 카페, 미술관, 극장, 등등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목조 구조물의 창고가 이렇게 운치가 있고 고상한 장소가 되다니 나도 놀랐다. 그냥 갈 수 있나? 맥주 한 잔을 시켰다.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나는 일어 섰다. (여기는 일반 관광객의 주된 노선이 아니다.) 그곳에서 10분 정도 항구 방향으로 걸어나가니 드디어 바다가 보였다.
 
동해야, 내가 왔도다.
항상 내 쪽에서 너를 바라 보았지. 이제 완전 반대쪽은 아니지만 건너편에서 바라본다.
내 젊었을 때 나를 울리기도 하고 나를 웃게도 한 그 동해 바다다.
이제 60세 중반을 넘겨 반대편에서 너를 보니 새삼스럽구나.
해뜨는 방향에서가 아니라 해지는 운명의 이웃 땅에서
내 조상이라면 여기서 울었을 것이다, 같은 물 같은 짠 바닷물 동해인데 어찌 그리 야속하냐고 하면서.
 
보통 항구는 설렁하다. 오타루는 과거 큰 어항이고 옛 물류 중심지였던 항구였다. 지금은 쇠퇴해가는 도시다. 그래서 더더욱 황량했다. 오타루는 이전에는 홋가이도의 물류 중심이었다. 그러나 사할린 지역을 잃은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이후  오타루 반대의 태평양 연안(삿포로 동쪽)에 도마코마이 항구를 개발하면서 오타루는 침체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관광산업으로 겨우 시재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삿포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오타루역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 중간에 오타루 종합박물관 운하관이 있었다. 그곳을 방문하여(요금 300엔) 관람하였다. 오타루의 역사가 그곳에 다 있었다. 일본의 어업 전진기지, 물류 중심지의 역사다. 지금은 관광으로 오는 크루즈선이 보일뿐이다. 항구에는 옛날의 그 영광은 지금은 없다. 생기 넘치고 활발했던 과거다. 마치 우리 인생 같았다. 다행이 여기 오타루를 찾아주는 관광객들이 많으니 다행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살았는 그 보답일까?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싶어 이리도 오는가?  아니며 그냥 즐기기 위해서 오는가?
 
때는 4월 중순을 넘기고 있다. 홋가이도와 삿포로는 5월이 되어야 벗꽃이 핀다고 하였다. 그때 봄기운이 오는 것이다. 도시 뒤로 솟아있는 산에는 아직 눈으로 덮혀있다. 아마도 3월에는 이 도시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혔으리라. 자주 이슬비가 내린다. 차가운 기운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기분이다. 시원하기도 하다. 그러나 나쁘지는 않다. 곧 봄이 오겠지. 캐나다에서 살았던 그때가 생각이 났다.  그곳에도 날씨는 이곳과 비슷했다. 겨울에는 키를 넘기는 폭설이 있었고 5월이 되어야 그 눈이 다 녹는다. 그리고 따스함이 온다. 여기 사람들은 오랜 기다림에 익숙하리라. 나도 10년 이상을 그런 기다림속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런가 왠지 여기가 낮설지가 않았다.
 

신치토세 공항 메인 홀
오타루 JR Station
저 넘어 눈이 보인다.

                                                           
 

운하 입구

                                                                       

여기서 차 한잔 하실까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