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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4 걸어서 파리를 배우다(후편)

Hi Yeon 2023. 9. 24. 17:38

230924 걸어서 파리를 배우다(후편)

 

 

1829년 이집트 총독 무함마드 알리가 프랑스에게 선물한 오벨리스크(Obelisk, Concorde)를 보았다. 솟음, 열정같은 것이 내 가슴을 푹 질렸다.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 뜨거움을 느꼈다. 과연 저것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이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곳이 또 있었다. 삼각형 유리구조물이 광장에 솟아 오른 Louvre Musee이다. 나는 여기에 서면 과거 바탕에 번쩍이는 미래를 본다. 전통이라는 뚜꺼운 바닥을 뚫고 솟아오르는 칼같은 뽀족한 열정을 느낀다. 반대로 지하에 설치된 사각유리 모서리는 마치 전통을 파헤치고 바닥을 찌르듯 내 가슴을 뽀족한 칼로 쑤시는 것 같았다.

 

 

1851년 런던세계박람회때 선보였던 철과 유리의 수정궁전(Crystal Palace, Josepph Paxton, Cast iron & glass, 최초로 철유리 조립건물)에 자극을 받아 건설된 Eiffel Tower는 철로만 공장생산 현장조립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조립건설되었다. 우리 기술과 문화는 이렇게 창의적이고 최고이다고 하는 기술문화 경쟁의 한 단면이었다.

 

토목기술자 에펠의 획기적인 예술성과 기술성이 돋보였지만 그것을 받아들인 프랑스 정부의 창의적 결단이 더 돋보이는 예술품이다. 지금 기술과 예술성으로 만들면 Eiffel Tower 이상으로 건설할 수 있겠지만 안할 뿐이다. 창의성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 파리 시민들은 극렬하게 Eiffel Tower건설을 반대했다. 파리 모습에서 보면 정말로괴물같은 구조물이었다. 완공 후 많은 광광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파리의 명물이 되었다. 파리와 Eiffel Tower는 정말 대조적인 얼굴이다. 아마도 이런 반대적인 면이 없었다면 Eiffel Tower은 정말로 흉물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 건설될 때에는 세계박람회를 끝낸 후에 철거할 예정이었다. Eiffel Tower의 주변은 넓은 공원이었다. 멀리서 보니 Eiffel Tower의 큰 수직스케일과 주변 넓은 수평스케일이  Eiffel Tower의 곡선미 만큼이나 조화롭웠다는 생각이 든다.

 

Eiffel Tower부터 공원이 시작되고 그 반대편에는 Grand Palais건물이 있었다. 곡선미 넘치는 건물 유리에 비친 Eiffel Tower이 눈에 들어 온다. 넓은 잔디 공원에서 즐기는 시민이 행복해 보였다.

 

 

조각상 앞에서 카메라를 잡고 Eiffel Tower를 바라보았다. 남녀조각상 너머로 Eiffel Tower가 보였다. 인간성, 인본주의와 상업성, 산업주의와의 조화, 아마도 파리는 이것을 선택했는 것 같았다.

 

 

파리의 도시 특징은 방사형으로 모이는 도로가 많다는 것이다. 12도로가 모이는 로터리 중심에 파리 개선문(Arc dev Triomphe)이 있다. 높이 50m의 거대한 구조물이다. 나폴레옹의 승리를 위하여 세운 개선문으로 공사기간만 20년이다. 나폴레옹은 죽은 후에 이 개선문을 지나갔다고 한다. 프랑스 참전용사들의 무덤이 여기에 있다. 높이가 50m이면 15층의 아파트 크기이다. 그리고 이 로터리는 주변 보다 약간 높은 언덕이다.

 

지대가 높은 이곳에 높이 50m 개선문을 실제 보니 그 스케일이 어마하게 크게 느껴졌다.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스케일 만큼이나 조각이나 문양이 세밀했다. 나무도 아닌 돌에 저렇게 세밀하고 치밀하게 조각했슴에 그들의 예술성, 치밀함, 기술성에 놀랐다. 이 모두 프랑스의 자존심을 말하는 것 같았다.

 

 

Pantheon Paris이다. Pantheon Rome을 본따서 세운 것이다. Pantheon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모든 신이라는 뜻으로 다신교를 믿었던 로마시대 모든 신들에게 바치는 신전으로 Pantheon Rome125년에 건축되었다. Pantheon Rome이 유명한 이유는 가장 오래된 현존하는 Dome형태의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돌로 천창이 있는 Dome 형태로 실내 넓은 공간을 확보하여 실내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식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그 당시 매우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즉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최초의 Dome형태 건축물이어서 매우 유명한 것이다. 그 영광을 재현하여 Pantheon Paris을 파리에 건축했는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위의 아래 사진(나무위키 사진 사용) Pantheon Rome이다.

 

 

 1789년 바스티유 감옥이 점령되면서 프랑스 대혁명이 있어났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바스티유 광장(Place de la Bastille) 7월기둥(The July Column)이다. 꼭대기에 금빛으로 번쩍이는 자유의 여신상이 이체롭다. 프랑스의 모든 시위는 여기서부터 시작을 한다고 한다. 자유와 혁명의 아이콘으로 보인다. 현대식 외관으로 지은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Opera Bastille)이 그 옆에 있다.

 

 

전쟁기념관 앵발리드(Les Invalides)이다. 나폴레옹 시신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앵발리드 입구에서 광장을 바라보니 저 멀리 다리 건너 Grand Palais 건물이 보였다. 지금 공사중이라 볼 수 없었다. 우측에 보이는 건물은 Petit palais 건물(아래 사진)이다. 정문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오니아(Ionic Order)식 열주가 좌우로 펼쳐진다.

 

 

(Saine) 강변을 걸었다. 참 평화롭고 느긋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간단한 음식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이민자로 보이는 사람이 술 가방을 끌면서 술 있어요, 술 있어요하였다. 한 병을 요청하니 작은 맥주병이 3.0 Euro였다. 센강의 파라솔에서 마시는 맥주맛은 정말로 근사했다. 하루종일 걸었고 목도 마르고 피곤한 차에 맥주 한잔은 내 영혼을 몽롱하게 만들었다.

 

자주 순찰경찰관이 지나갔다. 옆의 젊은 시민에게 물었다. “여기 술 마시는 것, 괜찮아요?” 그들은 내 물음이 신기했는지 우리도 이렇게 마시고 있어요하였다. 돌아갈 때 강변에 앉아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눈에 들어왔다. 사람 사이에 술병이 없는 경우를 볼 수가 없었다. 모조리 다 한잔을 즐기는 것이었다. 겪은 만큼 눈에 보였다.

 

(Saine) 강변의 시작하는 부분부터 끝나는 부분까지 걸어보았다. 넓지도 좁지도 않는 적당한 넓이의 센강의 주변건물, 강변 산책로, 다리보이는 모든 것이 자연성이 없는 인공의 구조물이었다. 도시에 가로수도 별로 없었다. 있는 것도 잘라 버렸다. 도시 자체가 인공이었다.

 

자연을 원하면 파리도심을 벗어나면 되지 않는가? 도심은 잡풀이 나는 센강의 자연성보다는 인공성이 더 파리도시 답다고 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도시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모습이 아마도 파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강변은 쉽게 걸어서 접근이 가능하였다. 특히 자전거 도로는 파리의 명물이 아닌가 한다. 저녁이 되면서 저 멀리 저녁놀이 깔렸다. 센 강변에서 저녁놀 바탕에 저 멀리 보이는 Eiffel Tower가 영롱하게 다가왔다.

 

 

걸어다니면서 보았던 파리시티투어버스이다. 시티버스를 타고 동영상처럼 눈으로 즐기는 것은 나름 매력적이다. 미리 예약이 필요했다. 내리고 타고 할텐데그러나 나름 걸어서 보는 재미도 많았다.

 

 

파리 시내 곳곳에서 보이는 공중화장실이다. 사람이 별로 이용하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매우 요긴하였다. 역시 화장실 디자인이 특별하다.

 

 

파리 지하철 내부이다. 기본 요금이 2.20 Euro였다. 서울과 비슷한 객차이나 좌석배열이 달랐고 가끔 통로에서 표검사를 하였다. 표는 자동기계에서 신용카드로 구입할 수 있었고 카운터 직원에게 현금 혹은 카드로도 구입을 할 수 있었다. 표구입을 할 수 없는 작은 역도 있었다. 신용카드만 있으면 음식, 전철, 입장료, 커피, 등등 모든 것이 통용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보지 못했다.

 

 

어느 곳이든 외부 파라솔, 혹은 근사한 내부 홀에서 차와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있었다. 공공 건물이든, 문화재이든, 개인건물이든 이렇게 사용해야 보존도 더 잘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물론 고객은 큰 돈 내고 이용하겠지만 부자들은 이렇게 즐기고 건물관리는 이런 수익으로 관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곳을 부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불평등에 거부감이 있는 우리에게는 불편한 사항이지만 세금으로만 유지관리하는 것보다 백배 났고, 사람이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관리도 저절로 된다.

 

 

 파리 시내의 가로구조를 알수 있는 그림이 있다. 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비오는 날 파리거리(Paris Street Rainy Day)”에서 배경을 살펴보면 방사형 도로에서 흔히 생기는 모서리 건물이 보인다. 파리에서 매우 흔한 건물 형태로 볼 때마다 형태감이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적당한 높이의 형태감, 직선과 곡선, 현란한 볼륨과 장식, 접근성, 사회성, 등등 본성과 인본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치밀하게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표현된 파리 곳곳이 예술가들이 표현하고 싶은 장소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건축물은 Gare Du Nord 인근 주거용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