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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캐나다 Calgary에서의 감회, 다시 느끼다

Hi Yeon 2022. 9. 15. 06:41

220915 캐나다 Calgary에서의 감회, 다시 느끼다

 

캐나다에 도착한 지 4일째이다. 캐나다인이 자국에 돌아온 것은 귀국이다. 그런데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만큼이나 감동적이지 않다. 감성이 없는 귀국이다. 아마도 당사자인 캐나다도 그렇케 느낄 것 같다. 15년 동안 보고보고 또 본 캐나다 산천이다. 다행이 낮설지 않다. 이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좀 어색한 것은 캘거리는 좀 회색빛이 난다는 것이다. 내가 15년 동안 눈에 넣고 보았던 동부 캐나다는 푸르디 푸른 산천이었다.

 

나는 지금 집앞 마당을 보고 글을 쓰고 있다. 한가한 전형적인 캐나다 앞마당이다. 앞은 커뮤니티 공원이 펼쳐져 있다. 여기 이렇게 앉아 한가히 있으면 시공이 정지된 듯하다. 내 앞이 없고 내 뒤가 없는 듯,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이다. 마음이 매우 편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경주 조용한 내 집에서 편안하게 앉아 있으면 매우 좋다. 행복하고 여유롭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시간도 넉넉하고 가고 싶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그리고 며칠 있어도 누구하나 나를 귀찮게 하는 것도 없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나가면 최소한 나를 아래로 보는 사람들도 없다.

 

행복하다. 그런데 불안하다. 행복할수록 더 그렇다. 내가 그래도 되나? 모두들 뛰거나 혹은 최소한 걸어나가는데 나는 여기 멈추어 서 있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그래서 불안하다. 집에 조용히 있으면 자꾸만 그런 생각이 난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본다. 이렇게 나 같이 여유를 부르며 사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가족, 동네, 도시, 그리고 관습과 관계, 그 어느 것에도 관계없는 척, 그리고 무심한 척 하는 나를 모든 사람들이 이상하게 처다 보는 것만 같다. 집으로 들어오면 편안하여 나는 좋은데 마음은 불안하다. 사실 하루하루 매일매일 한 시간이라도 그냥 보내지 않고 열심히 무엇인가 하며 사는데, 작은 시간이라도 그냥 허비하지 않는 데도 말이다.

 

그런데 여기 정원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옛날에 느꼈던 이런 감정을 오늘 다시 느껴본다. 늦은 아침 자동차를 몰고 인근 몰에 가서 팀홀튼에서 커피한잔을 한다. 오후가 되면 집앞 넓은 공원 잔디밭으로 나가서 달리고 스트레칭 한다. 돌아오면 정원에 물을 푸린다. 이것저것 고치기도 하고 정리도 한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오면 컴퓨트에 앉아 글을 쓴다. 하얀 종이에 무엇인가 그리기도 하고 디자인도 한다. 옛날에 그랬던 일상을 지금 여기서 한번 해 본다.

 

15년동안 내가 살았던 캐나다의 작은 도시 생활과 여기 생활은 많이 다르며 내가 즐겼던 과거 그때 생활은 지금과는 역시 많이 다름을 느낀다. 당연했다. 세월이 흘렸고, 환경이 변했고, 마음이 변했다. 한국생활에 물들기도 했다. 지금 다시 그때와 같은 생활로 돌아가 볼까? 아마도 조금 지속되겠지만 오래가지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여기 캐나다에서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몰고 캐나다 다운타운을 둘려보고 여기저기 멈추어 서서 커피를 마셨다. 아들과 한인마트를 들려보고 짜장면도 먹어보았다. 한인마트가 이렇게 크고 진열된 상품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다는 것에 놀랬다. 캐나다에 15년을 살았지만 사실 캐나다에서 짜장면을 먹어보는 것은 내 일생에는 처음이었다.

 

만약 내가 캘거리에 산다면 나에게는 한국의 큰 도시 서울에 사는 것과 같다. 나의 캐나다 15년의 삶은 작은 캐나다 촌도시 생활이었다. 한국의 작은 도시에 사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나는 그런 전원적인 캐나다 생활을 동경했었다. 그런데 지금 캘거리에 와 있어 보니 다시는 내가 전에 살았었던 작은 캐나다 전원도시에서의 삶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없었다.

 

그곳에는 하얀 백인들만 살지만 그래도 커피샾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마치 내가 꿈속의전원적인 마을에 있는 것 같았다. 마음이 편안했다. 그곳의 다운타운을 걸으면 내가 여기 태어나지 않았지만, 남들 보기에는 매우 이국적이지만, 나는 눈에 넣어도 좋을 만큼 좋고 왠지 푸근했다.

 

그렇다고 다시 그 전에 살았던 캐나다 동부 프레데릭톤에 돌아갈 수는 없다. 아직도 그곳 다운타운 Gallery에는 내 작품이 진열되고 있고 가끔은 판매도 되지만 그곳에는 가족도 지인도 없다. 한국과 교통도 불편하고 멀다. 나 혼자 그곳에 산다는 것은 너무 외롭다. 그냥 동경에 불과하다. 여기는 캘거리의 신주택가이다. 한국으로 생각하면 마치 서울의 신도시 아파트 촌이다. 여기 캘거리에 살면서 작품활동도 하고 캘거리의 Gallery에 전시도 할 수 있지만 사는 것은 차라리 한국의 작은 도시가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를 몰고 캘거리 다운타운을 지나니 고층빌딩이 하늘을 찌른다. 다운타운 옆으로 하천(큰 개울)이 보인다. 그곳에는 강물이 졸졸 흐른다. 마치 우리의 작은 하천과 비슷하다. 아마도 여기가 캐나다 깊은 내륙이어서 강의 상류지역이기에 그렇다는 생각이다. 다운타운 옆으로 큰 개울이 지나가고 개울따라 전형적인 캐나다 도시형 주택들이 열을 지어 서 있다.

 

내가 살았던 프레데릭톤의 집과 비슷하다. 그 집은 도시 다운타운의 한가운데 있었고 100년이 다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전원생활과 도시생활을 동시에 했다. 전형적인 도시 캐나다인과 비슷한 생활이었다. 집을 나서면 고풍스러운 도시 중심이고 그 안에 전형적인 캐나다 오래된 전원주택이 있다. 나는 그곳에 살았다.

 

얼마나 좋은가? 한 도시의 편익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하면서 전원생활을 하였으니 말이다. 도서관, 시청,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대학교, 상가, 음식점, 도심공원, 넓은 강을 마주하고 있는 고풍스러운 다운타운, 그리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과 관광객들… … 이 도시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생생하게 캐나다인들보다 더 많이 보고 겪고, 더 많이 듣고, 더 감동적으로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잔하려 걸어서 다운타운으로 간다. 다운타운의 건물은 오래된 전통적인 건물의 연속이다. 도시 가로는 고풍스럽다. 사람들은 역시 도시의 풍경과 비슷하게 예스럽다. 다운타운의 고풍스러움을 구경하려 온 관광객들도 더러 많다. 그런 광경을 보고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마치 내가 꿈나라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든다. 당연 시어가 생각나고 공책에 스케치를 하게 된다. 이는 내가 과거 살았던 캐나다 작은 도시 이야기이다.

 

캘거리에서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캘거리에서 그런 생활을 하려면 캘거리 다운타운 옆 냇물이 흐르는 전원주택이 제격이다. 나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 설령 그런 환경이 주어진다 하여도 이제 나이가 들어 어려울 것 같다. 이미 한국 물이 들었다. 꼭 그래야만 할 이유도 없다.

 

5년전 한국으로 돌아간 후 나는 한국생활을 할만큼 했다. 남들과 비교하는 한국생활에 익숙하게 되면서 그들과 비슷하게 달리려고 하였다. 남의 이목에 신경을 썼다. 그런 과거 캐나다 생활과 지금의 한국생활을 비교하기도 했다. 나 또래의 사람들과 비교하는 습관이 늘기 시작하면서 느긋하고 편안한 생활이 돌아오자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과거 캐나다 생활을 동경했다. 그리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꿈을 꾸기도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국 생활에서 불안해 하였던 것은 캐나다 생활에 대한 동경과 한국과 캐나다를 비교하는 심리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 캐나다에 대한 동경은 많이 줄 것 같다. 이제부터는 과거 캐나다에서 그랬던 것처럼 한국생활에서 느긋하게 즐길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설령 여기에 내가 노력해 본들 현실적으로 여기 생활이 불가능 하다고 느꼈고, 그리고 실제 와서 보니 평소 꾸었던 동경에 대한 실망감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 향후 한국생활에서 느끼는 행복함 속의 불안감은 많이 없어질 것 같다. 한국생활은 좀 더 느긋해 질 것이고 좀 더 진정 나에게 행복감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마음의 변화를 실감하기 위해서 굳이 캐나다를 방문한 것이 아닌가 한다.

 

마음이 편안하면 아마 본격적으로 작품활동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작품활동면에서 보면 캘거리가 훨씬 시장성이 좋다. 아들도 여기 있다. 저 먼 동부 끝 프레데릭톤보다는 캘거리가 훨씬 도시가 크고 한국과 접근성도 좋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에 안착하여 살면서 캘거리 Gallery에 내 작품을 전시하겠다는 핑계로 캐나다에 자주 방문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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