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07 LA공항 로비에서
인천공항-- Honolulu공항 9시간 비행과 12시간 기다림
Honolulu공항 --LA 행 비행기 6시간과 6시간 기다림
그리고 Calgary 행 비행 3시간
지금 나는 LA공항에서 Calgary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을 떠나 36시간을 비행과 대기를 반복한 셈이다. 제대로 먹은 것이라곤 비행기 안에서 주는 식사 2끼가 전부이다. LA터미날에 내리니 아침이었다. 커피와 함께 Sub를 먹었다. 역시 미국 Sub는 고소하고 맛있었고, 커피는 한마디로 향기롭고 시원한 맛이었다. 황홀했다. 갑자기 배가 부르니 졸음이 몰아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루 반나절을 거의 뜬눈으로 지냈다. 매우 힘들겠다 여겼는데 해보니 별 것아니었고 견딜만도 했다. 다행이 아직 그런 체력이 있어 여행이 즐겁다. 사실 출발할 때는 다소 걱정이 많았다. 코비드 전보다 나이가 더 들었다. 배낭메고 그냥 돌아다니고 먹고 하면서 여행한다는 용기가 많이 줄었다. 그만큼 두려움이 생겼던 것이다.
호놀루루 공항에서 느낌과 LA공항에서 느낌은 많이 달랐다. 호놀루루는 한산하고 LA보다 규모가작았다. 여행객들은 주로 유색인이 많고 그들의 몸집은 작았다. 공항 내부의 느낌은 이국적이고 토속적이다. 로비의 벽체예술이 이채로웠다. LA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보였고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아마도 미국의 허브공항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생기가 났다. 나도 어디론가 가고있지. 그래 가보자.
인천공항에서 핸드폰 로밍서비스를 했었다. 2개월동안 무제한 통화와 10GB데이타 요금으로 8만원이었다. 여행하면서 마치 국내에서 핸드폰을 사용하듯 전세계를 상태로 전화를 할 수 있다. 또한 전세계 누구라도 나에게 무료로 전화를 할 수 있는 옵션이다. 한국에서 오는 전화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받으면 전화를 건 사람은 마치 내가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 내가 캐나다 지인에게 전화를 하면 그들은 내가 한국에서 전화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덕분에 한달반 캐나다 여행 동안에 한국전화를 마음대로 받고 걸 수 가 있고 국제전화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즉, 나는 한국에 있는 듯하면서 여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편리한 핸드폰 덕분에 한국으로부터 쉽게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작은 형님 장례와 장지문제로 조카로부터 전화가 왔다. 경주 인근 선산에 부모묘역으로 모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서울에 사는 조카들은 서울 근처 납골당으로 모시기를 원했다.
가까워야 자주 갈 수 있다. 내가 죽으면 누가 어떤 예법으로 내 갈 곳을 정하는가? 산자가 결정한다. 당연 형님의 자손인 조카들이 결정한다. 편하다는 이유로 이미 마련된 고향 선산을 마다 하고 그곳으로 갈 수도 있다.
형님은 갑자기 돌아가셨다. 자손들은 고인의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역시 조카들은 고인의 뜻을 몰라 현실적으로 결정하려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형님과 자주 만났다. 우리는 자주 어디에 어떻게 묻힐 것인가를 이야기 하곤 했었다. 형님은 선산에 가면 좋지만 그것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나는 조카들에게 고인의 뜻을 전했다. 나도 언젠가는 그곳으로 갈 것이다 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조카들이 어떤 결정을 하든 최고일 수는 없다. 모실 곳이 서울근교이면 편할 것이고 고향은 멀어서 그들에게는 불편할 것이다. 죽은 후 어떤 예법과 절차로 어디에 가든 그것이 무슨 큰 대수인가? 그저 한줌도 안되는 흙으로 돌아가는데… 하나의 그때 그 시절 예법이다. 한 시대의 절차이다. 지나면 변하는 유행같은 것이다. 멀리 타국에서 형님을 보내는 동생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아무 것도 없다. 한마디 좋은 말이라 하더라도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 그저 나는 마음을 비우고 명복을 빌고 빌 뿐이다.
로비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사람구경 세상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로비에서 장시간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고 힘든다. 어쩌라, 일부러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인생의 의미를 나 스스로 만들 듯… 사는 것이 별 것인가? 여행도 삶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면 힘듬도 없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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