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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4 건물 골조공사를 시작하다

Hi Yeon 2022. 3. 25. 10:57

220324 건물 골조공사를 시작하다

 

드디어 오늘 건물골조공사를 시작했다. 기초콘크리트 공사를 끝내고 2주만이다.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서는 2주 정도 쉬어야 했고, 철골업자가 바쁜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어쨌던 적당한 시기에 공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바삐 움직이다가 2주 동안 집에서 할 없이 지내기가 많이 힘들었다. 아침 일찍 만보 걷기를 하였고 토함산에 등산을 하곤 했다. 설계도면이 머리속에서 아련거려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특별히 멀리 여행할 수도 없었다.

 

도면을 보고 실제 공간감을 느껴야 하는데 사실 10년이란 긴 세월동안 설계작업을 못한 관계로 공간감이 많이 쇠퇴했다. 자주 느껴 보는 수 밖에 없었다. 저녁이 되면 도면을 보고 공간감을 확인해 보고 그리고 실제 공간을 상상해 보았다. 이 기간 동안 두세 번 설계도면을 또 고쳤다. 도면을 보고 느끼는 그 감정이 실제 건물을 완공하고 느끼는 그 감정과 비슷할까? 내 집이니 조금이라도 착각은 허용되지 않았다.

 

며칠 전(3 19) 토함산에 오르니 하얀 눈이 나무가지에 수를 놓고 있었다. 3월 봄날에 보는 눈구경은 특별했다. 가벼운 옷이었지만 오르니 몸은 더웠다. 꽃샘추위로 볼 수 있는 하얀 봄눈이다. 눈과 마음마저 시원했다.

 

 

 

 

갑자기 한가하니 무료했다. 한잔 술을 했다. 마실 때는 좋았으나 술이 깨니 몸은 찌부듯하고 영혼이 혼탁해졌다. 노인네가 이도 저도 할 것이 없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꼭 내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사람은 무엇엔가 몰입할 필요가 있슴을 새삼 느꼈던 2주간이었다.

 

설계도면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이제야 되었거니 하고 있으니 마침 업자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부터 철골공사를 시작한다고. 뭐 여러가지 다 준비를 해 놓은 터이다. 느긋이 하루를 지내고 오늘 아침 일찍 현장에 갔다.

 

내 집터 바로 뒷편에 한옥이 있다. 내 집터에서도 본래 그 집과 같은 규모의 한옥이 있었다. 나는 2월에 철거를 했다. 그때 뒷집 주인으로부터 자기 집을 3월에 철거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막 철거공사를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내 집 철골공사를 지켜보고 있는 동안 뒷집 철거공사도 동시에 지켜보게 되었다.

 

철거업자에게 음료수를 권하니 금방 친해진다. 같은 지방사람이다. 여기 사람들은 빙빙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사람을 대한다. 친근하게 대하면 쉽게 편하게 다가온다. 총 비용이 1300만원이란다. 이익이 별로이다는 말을 붙였다. 나도 한 번 철거를 해 보았다. 그 정도 철거이면 경비측면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감이 왔다.

 

인근 사람들이 구경하면서 하는 말이다. 저렇게 좋은 한옥을 왜 철거할까? 그 당시에는 고급스러운 저택이었다. 철거하는 동안 건물 내부를 보니 그 이유를 확실히 알수 있었 다. 진흙으로 고정된 기와는 작은 진동에도 쉽게 허물어져 비가 샌다. 그것보다 건물 전체의 단열은 매우 허술했다. 튼튼하였지만 쓸모가 없었다. 비가 새고 춥다. 마치 가르쳐서 되지 않는 힘은 좋으나 쓸모없고 낭비만 하는 놈이다. 문화재가 아닌 이상 보수하여 사용할 경제적 가치가 전혀 없다. 그럴 것 같아 나도 철거를 했다. 

 

사진에서 벽의 절단면을 보면 단열재가 전혀 없다. 겨울 외기가 영하 10도이면 시멘트벽체도 그 정도 차갑다.

 

 

 

골조 공사는 4명이 1조가 되어 빠르게 진행되었다. 일등 전문가처럼 보였다. 정말인가 하고 지켜 보았다. 가장 긴 보를 올릴 때 중간기둥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여부를 보았다. 세 개의 긴 보사이의 기둥 높이가 정확했다. 도면에서도 마름모꼴 중간기둥의 길이를 정확하게 산정하기가 쉽지 않는데, 현장에서 실제 중간기둥을 정확한 치수로 잘라 한 번에 용접하는 것을 보고는 놀랐다.

 

하루 만에 기본 골조가 다 되었다. 내일은 세부 골조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중장비 없이 사람 손으로 긴 보를 높이 올려 용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위험하기도 했다. 아차 하다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 다행이 큰 뼈대가 안전하게 정확하게 완성이 되었다. 그런 안도감과 함께 또 다른 기쁨도 있었다. 두 마름모꼴의 결합, 화합, 상승이다. 완성된 기본 뼈대를 보고 도면상의 느낌과 실제 느낌이 거의 일치되었기 때문이다.

 

 

기초 금긋기와 앙카 설치

 

 

작은 마름모꼴 철골작업

 

 

큰 마름모꼴 기둥 세우기

 

 

큰 마름모꼴 긴 보1 올리기

 

 

큰 마름모꼴 긴 보2 올리기

 

큰 마름모꼴 긴 보3 올리기(긴 지붕보 사이에 있는 중간기둥의 높이가 정확하다)

 

 

오늘 최종적으로 완료한 상태이다. 중요 메인 골조 공사가 끝났다. 내일 세부 골조공사와 마무리 용접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서 내가 생각한 전체적인 건물 형태감을 느낄 수 있다. 좌측 마름모가 사무실이고 우측 마름모가 주거용이다. 철골 연결은 완공 후 미관상 내부면 노출이 가능하도록 사이 사이에 철관을 잘라 넣고 용접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