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Dream & Create 꿈꾸며 창조하다

꿈을 꾸며 창조하다

집과 건축, 그리고 전원생활

220309 단열은 최고로, 형태는 단순하게

Hi Yeon 2022. 3. 9. 11:55

 

220309 단열은 최고로, 형태는 단순하게

 

추운 캐나다에서 사는 사람은 나름 추위를 막는 방법이 있다.

 

두꺼운 한 겹의 옷이 아닌 얇은 여러 겹의 옷을 꼼꼼이 입는다.

장갑, 목도리, 털모자, 부츠를 착용하여 찬 기운이 접하는 부분을 없앤다.

 

그런데 우리는 이와 반대로 하고 있다. 두툼한 오리털 잠바를 하나만을 걸치고 앞은 폼으로 오픈 하고 털모자는 쓰지 않는다. 부츠도 사용 않는다. 최고의 방한옷을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찬공기가 몸에 접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춥다. 특히 얼굴이나 머리 부분이 그렇다. 이런 상태로 겨울 야외에서 오래 머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건물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최고의 단열재를 사용하고도 겨울에는 춥다. 여름에는 덥다. 건물 단열로 벽체는 가등급 단열재(스치로폴 최고급), 두께125센티미터(중부지역 기준)가 필요하다. 이 정도면 두꺼운 등산용 오리털 파카 수준이다. 그런데 왜 겨울에 추울까? 좋은 단열재로 감싸았는데도 불구하고 찬기운이 새어들어오기 때문이다. 오리터 파카를 입었으나 단추를 잘 잠그지 않고 모자도 쓰지 않고 폼으로 사계절 신발을 신고 추운 겨울 바람 속에 장시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단열을 잘 하여도 집 안은 춥다. 집안 구석구석에는 결로가 생겨 곰팡이가 핀다. 근사하게 폼나게 잘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춥고 냄새나는 집이다. 겨울에 폼 나게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추운 이유이다.

 

일반 사람은 열을 막기 위해서는 그냥 스치로폴 같은 단열재를 두껍게 붙이기만 하면 되는 줄로 안다. 그렇지 않다. 원칙대로 시공을 잘 해야 한다. 사람으로 치면 입, , 머리, , , 등등 구석구석 빈틈없이 잘 감싸주어야 한다. 아무리 잘 감싸주어도 열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열전파 형태로 또 빠져나간다. 이것 또한 막아주어야 한다. 요즈음 신형 등산복에 보면 내피가 반사비닐로 되어 있다. 바로 그것이다.

 

열은 3가지 형태로 전달된다. 대류, 전도, 복사가 그것이다. 대류는 창문을 열었을 때 생기는 내외부 공기의 교환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이고, 전도는 물체가 스스로 열을 전하는 것이다. 콘크리트나 철물이 열 전도가 가장 높다. 복사는 빛의 파장으로 열이 들어오고 빠져나간다. 햇빛을 받으면 따뜻해지고 차가운 벽체 옆에 있으면 으시시 추운 이유가 그것이다. 복사는 물체를 투과하며 전달된다. 태양에서 지구까지 열이 오는 이유이다.

 

이 세가지 중 복사는 일반사람에게는 매우 생소하다. 찬바람이 들어오면 우리는 문을 닫는다. 추우면 단열재를 더 붙이지만 반사단열재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 이유이다. 여기서 우리는 추우면 문을 꼭 잘 닫는다.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추우면 우리는 좋은 단열재를 붙인다. 그러나 빈틈이 많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충 넘어간다. 열이 복사형태로 많이 달아나는 데도 불구하고 복사에 대한 감이 없어 보통 무시된다. 그래서 우리의 집은 춥고 덥다. 근사한 고급주택에서 금타일을 일반 미장재로 붙여도 근사하게 보이는 것과 같다. 큰 돈을 들여 근사한 집을 마련했지만 난방비가 아까운 것이 한국사람이다. 고급차를 사서 몰고 다니지만 기름비가 아까워 조심하는 우리이다.

 

이제 단열을 위한 기법을 생각해 보자. 프라스틱 유리창문은 단열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그렇다고 너무 크게 창문을 만들면 열 손실이 많다. 개방감과 아늑함을 고려하여 적정한 창문이 최고이다. 벽 전체를 유리로 하는 것은 상업성으로 일부 이용되지만 단열에서는 매우 좋지 않다.

 

벽체의 단열은 재료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빈틈이 없어야 하고 지붕과 바닥까지 잘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건물을 그렇게 시공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인건비가 비싼 지금은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아무리 잘 시공된 건물이라고 해도 결로가 생기는 이유이다.

 

단열재를 잘 붙이는 것 뿐만 아니라 벽전체에서 습기도 막아주어야 한다. 열은 혼자 다니지 않는다. 항상 습기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비닐 같은 방습재를 벽 전체에 빈틈없이 붙이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찬기운이나 더운 기운의 열전파를 반사할 수 있도록 열반사재를 건물 전체에 붙여야 한다. 빈틈없이 말이다.

 

이렇게 하여도 하나의 작은 틈이 있다면 아무리 좋은 재료로 건물전체를 감싸았다 하더라도 틈으로 열이 전달되어 소용이 없다. 어글리하지만 여러 벌 옷을 겹겹이 입고 눈만 내 놓고 다니는 캐나다 시스팀으로 변해야 하는 데 우리는 폼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추운 야외에서 장기간 머물 때 폼 내면서 춥지 않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는 선택의 문제이지만 말이다..

 

내 집은 그냥 집터 기초만 했다. 테라스와 발코니 그리고 보일러실기초를 함께 하려고 했으나 열교 문제로 포기했다. 나중 별도로 테라스와 발코니, 보일러 바닥을 할 경우 추가 경비가 많이 든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포기 했다. 그래서 공사 중 설계변경을 한 이유이다.

 

벽체와 지붕은 샌드위치 판넬을 사용하고 판넬로 기초 외면을 감쌀 예정이다. 그리고 처마는 없다. 이 모두 단열과 공사 단순화 때문이다. 단열을 높이고 공사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건물 모양은 예쁘지 않다. 그냥 직사각형태의 경사지붕이다. 내 눈에는 기하학 형태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단열은 최고로 그리고 공사비는 최소로 하고자 형태를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오히러 이런 미적인 요소가 괜찮아 보인다.

 

캐나다 겨울이었다. 걸어다닐 때 춥지 않았다. 부츠 싣고 눈만 내고 여러 겹으로 꼼꼼이입었기 때문이었다. 반사재가 내장된 옷 하나를 더 입었더라면 아마도 눈 위에 장시간 누워도 괜찮았으리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