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은 보통 노인 전용 아파트 혹은 노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에 산다. 여기서 노인전용은 숙식 의료 등이 아파트에서 다 해결되는 형태일 것이고 노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는 원한다면 음식을 스스로 요리 할 수가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노인들이라고 하면 보통 할머니들이 대부분이다.
다운타운에 노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가 여러군데 있다. 자주 그들은 택시를 부른다. 수퍼, 쇼핑, 외출, 혹은 교회 등으로 이동할 때의 교통수단은 보통 택시이기 때문이다. 다운타운의 세인존 강변에 있는 아파트에서 할머니 한 분이 탔다. 말끔하게 새색시같이 화장하고 이쁘게 양장한 차림이었다. 목걸이와 귀걸이가 고급스러웠다. 줄선 하얀 바지와 하얀 브라우스를 품은 할머니의 노란색 정장은 한마디로 일품이었다.
“할머니 노란색 정장이 정말 좋아요”
그 말에 할머니는 웃음으로 화답하면서 수퍼로 가자고 하였다. 수퍼에 모셔다 드리고 나는 바삐 다른 콜로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정신 없이 돌아 다니다가 우연히 수퍼에 다시 들어서게 되었다. 그때 바로 수퍼 입구에서 그 노란색 할머니가 쇼핑을 마치고 카트를 끌면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아마 막 나오는 찰라이니 수퍼입구에서 택시를 주워 탈려고 함이었을 것이다.
나는 얼른 차를 입구에 정차시키고 내려서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할머니이이… 제가 할머니를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오오! 어서 타세요오오...”
하면서 카트안에 있는 물건을 얼른 차에 싣고는 차 문을 열어 드렸다. 옷차림에 역시나 멋쟁이 할머니의 물건은 드라이 크리닝한 옷 열개 정도와 얼마의 식료품이었다. 할머니는 다시 미소로 화답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다. 할머니가 주소를 말하지 않았으나 내 차는 자동으로 할머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향했다. 차가 아파트 현관 앞에 도착하자 할머니는 핸드백에서 돈을 꺼내면서 말을 건넸다.
“이보게 거스럼은 되었네, 이 물건 좀 들어 주게”
할머니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나는 할머니 드라이 크리닝한 옷들과 쇼핑봉지를 들고 앞장 섰다. 그리고 나는 홀을 지나 계속 들어 갈려고 하는 데 할머니가 나에게 홀에 물건을 두고 가라고 했다.
그럼 나야 좋지, 그런데 할머니가 어떻게 해 놓고 사는 지 볼 좋은 기회였는 데 라고 아쉬워 하면서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뒤돌아 섰다.
출입문을 나서고 유리문 너머 비치는 할머니를 보면서 젊을 때나 지금이나 여자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내가 할머니 앞에서는 능청맞는 나를 생각하고는 웃음이 저절로 났다. 내가 할머니를 기다리기는 왜 기다려…, 할머니 기분이 째지면 그만이지 머…, 이쁜 할머니 내 누님 내 어머님 같짢아.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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