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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어디에 가야 하는 데 돈이 없으면

Hi Yeon 2014. 3. 14. 11:08

어디에 가야 하는 데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참으로 곤란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걸을 만한 거리라면 걸어서 가겠지. 그러나 촌각을 다툴 경우에는 그것 또한 어렵다.  일을 보고 보니, 술 먹고 보니, 혹은 학교에 급히 가야 하는 데, 병원치료 후 집에 가야 하는 데, 그런데 통장과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때에 집 한구석에 동전 몇개 정도 구할 수 있다 싶으면 집에 도착하여 주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것도 불가능하면 동거하는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아니면 지인 집으로 우선 간다. 이것도 저것도 불가능하면 이 때는 정말 난감하다.

 

캐나다에서는 이런 경우가 보통 사람들에게도 빈빈히 일어나는 것 같다. 보통 2주에 한번씩 임금이 나오기에 그 하루 혹은 이틀전 통장의 잔고와 현금이 바닥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학생인 경우에는 특히 자주 생긴다. 계획성 없는 자유로운 여기 생활 때문인 것 같다. 먹을거리야 하루 이틀 참든가 혹은 감자칩으로 때우면 될 일이지만, 일단 가야 할 곳에 가야 할 경우에는 돈이 없으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래도 가야 하는 데, 이때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조집이 내집인 데 집에가서 돈을 가져다 준다고 하고는 함응차사형. 도착과 동시에 차문 열고 '잠깐만' 하고는 그냥 사라지는 나몰라형, 나 돈이 없는 데 혹은 모자라는 데 좀 태워 달라고 하는 한번 수셔보는 순진형.

 

사람이 사는 곳 어디에서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 그때마다 따지는 것은 어렵다. 특히 잔돈을 취급하는 곳일 수록 더 그렇다. 가능한 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도 간혹 생계형 막가파가 생긴다. 그때는 나도 어쩔 수가 없다. 회사도 이해하는 것을 보면 그런 경우는 쓸쩍 넘어가는 것이 맞는 모양이다. 사실 의도적으로 할 경우에는 막을 방도가 없다. 스스로 직접 대응할 수가 있으나  인권이 잘 보장된 여기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불리한 사항이 되어 내게로 되돌아 올 수가 있다. 경찰을 부르는 것이 가장 좋으나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어리석은 일이 된다.

 

한번은 다운타운에서 여학생이 접근했다. "돈은 없는 데 학교에 좀 태워 줄 수 있겠는가?"하고 물었다. 멀지도 않은 데 걸어가면 될 일, "왜 그러는냐?"고 물어보니 바로 시험이란다. "여자, 학생, 그리고 시험" 이라는 말에 나는 기분이다하고 태워 준 기억이 난다.  자식이 있다 보니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와 다른 경우이다. 일요일 아침이었다. 밤새 술먹고 놀았는 모양이었다. 젊은이가 다가와서 돈이 반밖에 없으니 좀 태워 달라고 한다. 하이웨이를 달려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면 먼 거리이고 요금도 상당하다. 놀다가 돈이 떨어진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이때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날 오후가 되어 하이웨이로 달리다 보니 그 놈이  자기 집에 가고자 하이웨이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침에 출발하였으니 아마도 오늘 오후 늦게 되어야 도착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나는 "일요일이니 집에 일찍 가 봐야 별 일 있어, 잘 됐네" 하고 생각하였다. 그 놈 밤새 먹은 술독 좀 빼고 정신 좀 차릴 수가 있으니.

 

택시 운전 초창기에는 이런 손님들이 가끔 생겼다. 최근에는 그런 기억이 별로 없다. 신임일 때는 회사에서 콜을 선임자에게 우선으로 배분하고 초자인 나에게는 별 볼일 없는 나머지 콜을 배분하였나, 아니면 지금은 내가 좀 노련해져서 그러나,  그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아뭏튼 요즘은 그런 손님들은 좀 뜸하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