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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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외로움이라고 하는 그놈들

Hi Yeon 2014. 3. 24. 11:36

택시를 운전하다 보면 고정적으로 타는 분들이 생긴다. 그 중에 매주 토요일 오후쯤에, 대형스토아 Sobey 정문에서 나를 기다리는 중년남자 한 분이 있다. 그는 이곳에서 일주일에 한 두번 손수 장을 본다. 그리고 이 스토아에서 그리 멀지 않는 그의 아파트까지 택시를 이용한다. 자주 보니 나는 반갑다. 그도 다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반긴다. 그는 내릴 때는 팁을 덤뿍 준다. 나는 그 뜻을 잘 안다. 자기를 반겨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떤 때는 한잔했는 지 그의 몸이 흔들흔들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나는 자주 본다. 주일 일을 마치고 주말에 어디 술이라는 벗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모르는 척 한다.

 

그는 가장 편한 옷을 입었다. 좋게 말하자니 그렇다는 것이다. 어깨는 축 처졌다. 그 분의 아파트에 도착하면 나는 차에서 먼저 내린다. 그리고 나는 그의 장 꾸러미를 함게 들고 나선다. 하나가 아닌 둘이서 아파트의 문을 들어서면,  그분 집속에서 솟아져 내리는 외로움이라고 하는 그놈들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으리라 나는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작별인사를 하였다.

 

"잘 가시게."

 

그놈들 때문인가? 그의 눈은 이미 빛을 잃었다.  목소리도 술기운에 흔들거렸다.

 

매주마다 이 Sobey 정문에서 기다리는 분이 한 분 더 있다. 그 분은 은퇴자이다. 그의 말을 빌면 대학교수였다. 이분은 도심에서 가까운 단독주택에 산다.  집은 작은 방갈로 형태이다.  집 주위는 항상 엉망이다. 여름 잔디는 항상 키가 크고, 겨울 눈은 사람 다니는 곳만 치워져 있다. 교수출신 은퇴자이면 연금도 상당할 것이다. 차도 없고 혼자이다 보니 쓰는 곳이 뻔하다. 택시와 식당 그리고 ...  옷은 대충 입는다. 축 처진 어깨와 함께 얼굴에서 발끝까지 꾸정물이 줄줄 흐른다. 역시, 그놈들이 그분의 눈빛을 훔쳐 먹었는지 눈에는 이미 빛이 없다.

 

일요일 오전에 콜이 와서 그의 집에 가면 Burger King으로 가자고 한다. 이때가 제대로 먹는 그의 아침인 모양이다. 그는 그곳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Sobey로 와서 장을 본다. 장보는 양은 엄청나다. 대부분은 그의 집 근처에 있는 교회로 보낸다. 나머지는 그의 집으로 나른다. 그래서 팁을 택시요금정도 항상 준다.

 

나는 차에 내려서 꾸러미를 들고 그의 집 현관문을 들어섰다. 그놈들을 같이 대응하자는 뜻이었다. 문을 여는 순간, 집 내부로부터 어둠과 냄새, 치우지 않은 혼돈이 나를 밀쳐냈다.  그 속에서 그놈들이 우글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이번에는 갑자기 그놈들이 무시무시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꾸러미를 대충 입구에 두고는 도망치 듯 나왔다.

 

그랬었다... ... 이후 오래동안 나는 그 분들을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택시회사를 바꾸었는 모양이다 여겼다. 그때부터인가? 나에게 그놈들의 냄새가 조금씩 나더니 최근에는 진동했다. 아마 내가 그분들을 방문했을 때마다 그놈들이 조금씩 나에게 옮겨 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분들을 볼 수가 없었나? 그놈들이 그분들을 다 삼키고 나서 그 다음 나를 주워 먹으려 들었나?  그래 맞어, 가만히 보니 똑 같은 그놈들이었다.

 

어둠속의 그놈들의 냄새와 그 무시무시함이 내가 그분들의 집에서 본 것보다 더 지독하고 더 위협적이다. 나는 강한 펀치를 날려 보내나, 되돌아 오는 그놈들의 주먹이 오히려 나를 다운시킨다. 바닥에 쓰려진 채 나는 "이놈들은 중년 남자들을 좋아해, 특히 나 같은 놈을 더 따라 다닌다고, 그러니 대충 그러니 하면서 살어 이놈아" 하고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질러 본다. 최근에는 내 속에 있는 내 자신도  그놈들을 버거워한다. 이제는 내 자신이 "나도 모르겠노라"고 나에게 공갈을 친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 가서 살면 될 텐데" 하고  한마디 충고도 잊지 않는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