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젊은 날에 여행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시야를 넓히고 고정관념에서 벗어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꼭 멀리 여행이 아니더라도 내가 머물든 곳에서 벗어나 바깥공기를 잠깐 마셔 보면,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 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각의 벽에서 나오는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냥 이곳 저곳 생각없이 대충 발이 가는 대로 돌아 다녀 보아도, 갑자기 마음이 가벼워지고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마음이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창조하는 것" 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서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 여러 곳에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특히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많이 돌아 다니는 것 같다. 그들은 돌아 다니다가 한번 필이 꽂히면 그때의 생각과 마음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 주져 앉아 몰두한다.
날씨가 좋은 날 혹은 특별한 날, 갑자기 드라이브가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때 드라이브를 잠깐 하다 보면 기분이 전환된다. 꼭 드라이브가 아니라도 집 가까운 곳에 산책이나 혹은 가까운 산에 등산이라도 갖다 오면 마음이 상쾌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머리속에 무언가 좋은 생각이 가득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처음 택시운전을 할 때는 영어로 말을 좀 해 보고 듣기 위해서 였다. 말하기와 듣기를 전혀 못하는 내가 성격까지도 내성적이었으니 이민생활이 오죽했겠는가. 맨땅에 해딩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어쩌라 살아야 하고 그래서 최소 듣기나 하여야 하기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무식하게도 그것에 도전하였다.
모든 것들이 달랐다. 그리고 제대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 하였다. 그 스트레스 그 어려움속에 나도 사람이었는가, 숨 쉴 숨구멍 정도 조금씩 팠는가 보다. 나중에는 볼 수 있는 작은 빛 구멍 정도도 찾았는가 보다. 지금은 그 구멍들의 벽을 조금씩 허물고 있다. 단지 별 이익도 없고 돈도 안 되고 쓸데없는, 생각의 벽과 마음의 어둠을 허물고 있지만...
차를 몰고 다니면 우선 마음이 상쾌해진다. 반대로 집에 있으면 외롭고 우울하기도 하다. 간혹 "사람은 왜 살지?" 하는 물음을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차를 몰고 바깥세상을 둘려보고 사람들을 태우면 "바깥은 참으로 좋구나", "사람들은 참으로 재미있게 사는구나" 하는 색다른 생각과 마음으로 나도 모르게 바뀌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으로 들어오는 세상 만물들이 내 머리를 두드리고 내 마음을 보듬는다. 내 머리에서는 별의별 생각과 아이디어로 가득차고 내 마음은 자꾸만 신선해진다. 이때 생활과 인생의 지혜를 얻고, 또한 학교에서 과목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여기서 얻는다. 어떤 때는 생각이 너무 아까워 메모하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상쾌하여 그때의 기분을 스케치한다.
그러나 꼭 좋은 생각과 신선한 마음만 생기는것은 아니다. 공상도 하고 불필요한 걱정이나 망상도 많이 한다. 내 처지를 비관하는 망상을 하거나, 혹은 머리속에서 내가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 극단의 소설을 쓰는 때도 있다. 이런 현상의 시작점에서 아마도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였지 않나 추측한다.
하나의 작은 도시에서 채바퀴 돌 듯 하지 않고 형편이 되어 세계 속을 그렇게 돌아 다니면 좋으려만, 그렇지를 못하다. 언젠가 가능하겠지. 지구가 우주의 아주 작은 점이면, 이 도시는 이 지구의 큰 점이 되겠지. 이 큰 점에서 아주 보이지 않는 작은 먼지가 되어 사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아 보인다. 나는 그 큰 점을 내 손바닥에 두고 돌아 다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크게는 한국과 여기에서 살아보고 가끔이지만 다른 나라에 여행도 해 본다. 작게는 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본다. 그 결과 사람 사는 것 다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눈을 뜨고 마음을 열고 보면 그 중에 새로운 것도 보이고 신선한 것도 느낀다. 그래서 사람은 여행이 필요한 모양이다.
요즘은 폭설이 내릴 때 혹은 특별한 날에는 왠지 운전대를 잡고 싶어진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책상에 마냥 앉아 있을 때는 생각은 벽속에 있게 되고 마음은 어둠으로 둘려 싸인다. 그런데 밖으로 나가 걷거나 달리면 혹은 운전대를 잡으면, 그러한 벽과 어둠이 홀연히 사라짐을 느낀다.
남이 쉴 때 나는 일하려 나가야 한다. 아니 이제는 나간다. 그러나 가끔 자주 "아이 나가기 싫은 데" 하는 충동도 많이 생긴다. 그래도 나가면, 조금씩 생각의 벽이 허물어지고 마음의 어둠이 흩어진다. 그 속에서 한조각의 좋은 생각과 한편의 신선한 마음을 얻는다면, 돈도 버니 이것이야 말로 일석삼조는 못 되더라도 도량치고 가재잡는 정도는 되지 않겠는가 한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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