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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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물건을 두고 내리는 사람들

Hi Yeon 2014. 3. 14. 23:59

어디 가기 위해서는 챙겨야 할 것이 많다. 아침에 나가면 저녁에 돌아오고 그 사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여기 생활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베낭을 메고 다닌다. 특히 여자분들은 특성상 남자들 보다 그 종류가 더 많다.

 

어디에 갈 때 여유를 갖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은 느슨한 사회에서는 생각하기 힘들다. 젊은이들은 특히 더 그러하다. 그래서 가끔은 필요한 것들을 챙기지 못하여 도착지에서 아차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는 도착지에서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챙긴 후 다시 목적지로 간다. 1번이 3번이 되니 요금은 3배이다. 나야 편히 왔다갔다 하고 요금을 3배로 받으니 좋다. 손님도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어서 좋다. 이때 당사자인 승객은 짜증을 부릴 만도 한데 대부분은 경쾌하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3배의 요금을 지불한다. 한마디로 쿨하다. 어떤 경우는 그 요금에 팁이 포합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가는 도중에 아차 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 승객은 일단 되돌아가 달라고 부탁한다. 어쩌나 나야 시키는 되로 해야지. 출발지로 되돌아가서 두고 온 물건을 챙겨서 다시 목적지로 갈 경우, 요금에 대하여는 나도 승객도 찝찝하다. 몇분만 지체하여도 사무실에서는 바로 나의 행적을 안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는 보고를 하고 추가 돈을 받아야 하는 데 승객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는 것 같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하나도 아니고 반개 정도를 두번 따진다면 치사해 보인다. 내가 쿨하게 한다. 이때는 큰 도시에서 사용하는 미터기 요금 시스템이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

 

그들은 택시를 탈 때만 생각없이 타는 것이 아니다. 내릴 때도 대충 내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고 있던 가방이나 물건을 무릅위에 두거나 혹은 자리잡은 좌석밑에 둔다. 이런 경우 내릴 때 그것을 두고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문제는 뒷공간에 물건을 둘 경우에 생긴다. 내릴 때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둔 채 자기 몸만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작고 귀중한 물건도 역시 비슷한 경우를 당한다. 손은 두개이다. 요금을 낼 때 혹은 손이 모자랄 때 손에 쥐어진 물건이나 셀폰, 카드 등이  잠시 승객의 손에서 벗어날 경우가 있다. 이때 많은 경우 승객의 물건들이 택시에 홀로 남는다.

 

승객들이 가지고 다니는 것들을 자세히 눈여겨 보면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열쇠뭉치이다. 그 흔해 빠진 번호 잠물쇠도 많은 데 대부분 사람들은 열쇠 뭉치를 가지고 다닌다. 아직도 캐나다에서는 아나로그형태의 열쇠를 고집하는 것 같다. 한 두개는 키에 긴 줄을 단다. 많으면 등산용 고리를 달아서 허리에 차고 다닌다. 자주 이것을 챙기지 못하거나 혹은 차에 두고 내리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 경우 참으로 남감하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많은 캐나다인들이 돈을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것이다. 신용 현금 카드, 셀폰도 그렇다. 그래서 승객이 내릴 때 그것들이 승객 주머니 밖으로 질질 흘려 내린다. 앞의 좌석 위에다 흘리면 내가 쉽게 발견하나 좌석옆이나 밑 혹은 문짝사이로 흘려 내리면 나도 모른다. 뒤좌석에서 일이 일어나면 더더욱  모른다. 그 이후에 타는 승객들이 주워서 나에게 온전히 전해 준다. 돈이 보이면 동전까지도 주워서 나에게 전달한다. 

 

승객이 물건을 두고 내릴 경우 바로 연락이 올 경우 물건들이 주인에게 전달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승객은 배달료를 지불해야한다.  택시안의  주인 잃은 모든 물건들은 업무가 끝나는 시점에 사무실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셀폰, 지갑,열쇠꾸러미 같은 것들은 포기할 수가 없는 물건이다. 그래도 찾아가지 않은 물건도 많은 것 같다. 도데체 어디서 잃어 버렸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집에 두고 출발하거나 혹은 무엇인가 택시에 그냥 두고 내리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그래서 승객이 내 옆에 앉을 경우  승객이 내린 후 나는 자주 그 빈 자리를 눈 여겨 본다. 혹시나 두고 내린 물건이 없나 하고. 이때 셀폰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가는 손님을 불려 웃으면서 "Excuse me" 하면, 손님도 내 손에 있는 자기 물건을 보고는 빙긋이 나를 보고 웃는다.

 

오늘은 모든 경우가 발생했다. 출근하는 여자분이었다. 가는 도중에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고 되돌아 가자고 했다. 그리고 승객들이 내리면서 비자카드를 문짝사이에서 줍고, 현금카드를 좌석 밑에서 발견하고, 혹은 문틈에 끼인 지갑을  발견하고는 나에게 전해 주었다. 어떤 승객들이 언제 두고 내렸는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하고 내가 직접 앞좌석 주위를 둘려 보니 2달라 동전 두개도 보였다.

 

사무실의 분실물용 벽선반을 보면 셀폰, ID카드, 면허증, 지갑, 키뭉치, 쇼핑물건,별의별 것들을 다 볼 수가 있다. 이와 같이 필요한 것을 챙기지 않은 채 출발하거나, 택시에 물건을 두고 내리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많은 물건들이 젊은 승객으로 부터 나왔으리라. 여기가 작은 도시이어서 그렇겠지만 아마도 캐나다 사회 자체가 자유롭고 느슨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