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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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여보게 젊은이 미안하다네

Hi Yeon 2014. 1. 1. 03:25

 

 

올해 겨울은 왜 이리 눈은 많이 내리는 , 12 마지막 벌써 눈의 누적 적설량은 1,5m 접근한다. 눈은 치워도 치워도 자꾸 내리니 이제 옆부분으로 치울 공간이 없다.  그래서 이제는 대형 덤프트럭과 크레인차가 눈을 실어 나른다. 하얀 눈을 싣고 나르는10톤이 넘는 덤프차를 보면 씨름선수가 하얀  솜사탕을 등에 지고 다니는 같아 웃음이 절로 나왔다.

 

오늘은 아침부터 부슬부슬 사리눈이 내렸다 눈이 내리기 전에는 도로바닥 상황를 눈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하였으나 이제는 그나마 수가 없었다. 이틀전 내린 눈으로 도로는 이미 눈얼음으로 덮혀 있었다. 위에 다시 눈이 내리니 내 눈에 도로는 마치 하얀가면을 덮어 쓴 늑대얼굴로 비쳤. 눈아래 도로 바닥에 어떤 악마같은 미끌미끌한 웃음이 숨어 있는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한사람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은 평소의 2이상 걸린다. 여기는 작은 도시 이기에  요금 체계는 기계식이 아니고 기사가 목적지를 사무실로 보고하면 그곳에서 요금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그것이 전부다. 눈이 많이 와서 도착하는 얼마가 걸리던, 어떤 길로 가든, 도로에 차가많아 지체가 되든, 어찌 되었던 요금은 변동이 없다.  그러기에 눈오는 날에는 경력많은 기사는 쉬어 버린다.  달려봐야  수입은 엉망이고 고생만 되며 그것에다 차까지 망가지거나 혹은 어쩌면 본인도 모르게 차가 눈속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전 11시경 수퍼스토아에서 손님이 기다린다는 콜이 왔다. 이미 눈은 도로에 제법 쌓였고 하늘은 눈발로 가득했다. 나는 차를 조심스럽게 몰면서 스토아 정문에 다가갔다. 내리는 눈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는 젊은이가 보였다. 보통 눈오는 날에는 대부분 자기차 운행을 포기한다. 그 대신 택시를 부른다. 당연히 택시를 원하는 손님들은 많아지나 그 나마 되는 택시는 거북이 걸음까지 되니 손님들은 택시를 오래동안 기다리게 된다.

 

손님의 목적지는  외곽지역  Pepper Creek이었다. 그곳이라 해봐야 요금은 보통 기본요금의 2배도 안된다. 맞으며 제설작업이 되지 않는 도로로 그곳까지 가서 다시 빈차로 돌아올 것을 생각해보니 답답했다. 어떡하라 사무실 지시이고 또한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도로는 엉망이라 하더라도 도로에는 차랑이 별로 없고 자주 다니는 길이라 천천히 달리다 보니 문제는 없었다. 근근히 목적지까지 왔는 그분은 다시 이리 저리 가자고 나를 몰아댄다. 사실 지역은 외곽에 개발된 쾌 규모의 주택단지인데 그분의 집은 단지의 깊숙한 끝부분이었다.

 

내가그 단지 입구에 도착해 보니 눈은 이미 많이 쌓여 있었다.  눈에 익은 지역이었다 하더라도 비슷비슷한 주택이 널찍널찍하게 바둑판같이 펄쳐져 있고 이미 눈으로 단지가 하얗게 변해 버렸기에 도대체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않갔다. 그것에다가 이미 내마음은 심통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주택단지 입구 쪽도 아니고 끝쪽이고 도로는 눈으로 덮혀 있고 요 젊은 놈은 이리저리 가자고 하니 심통이 점점 커져 갔던 것이다. 그러나 어쩌라 시큰둥한 얼굴로 댓꾸도 아니하면서 겨우겨우 시키는 데로 그곳에 도착했다. 어디엔가 내차가 빠지지 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어느 듯 그의 집앞에 차는 도착하였다.  나는 그 젊은이의 눈을 피하고는 눈이 내리는 벌판만을 처다보면서 인사치례로 잘가시라는 인사만 했다. 왠 일이야! 그는 요금을 내면서 그 요금만큼을 더 내 손에 쥐어 주고는   되돌아 가실때는 조심 운전하세요하고 웃으면서 당부한다. 권투선수에게 한방을 맞은 기분이라 할까 나는 갑자기 멍해졌고 돈을 받아 쥔 채 눈발 속에서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처다 보면서  얼른 그 곳을 떠나지 못하였다.  내내 친절하지 못하였고 얼굴에 심통마저 가득했던 내가 갑자기 창피해졌기 때문이었.

 

그는  수퍼스토아에서 일하는 20 중반의 젊은이이다. 가끔 택시를 이용하며 오늘은 눈이 와서 그는 자기 차를 운행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어제 밤새 일을 끝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와 보니 눈은 오고 있고 자기 차는 눈으로 덮혀 있으니 집에는 가야하는 택시를 불려야 한다면 그리 상쾌한 기분은 아닐 것이다. 그것도 눈오는 밖에서 한참이나 기다려서 택시를 탔고, 가는 도중에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기사라는 양반이  시큰둥하였다면 그분 기분도 나빴을 것이다. 이 상황에  정해진 요금만 내어도 사실 그만이 아니든가? 나라면 그리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요금에 그 만큼의 팁까지 얹 주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해보니 참으로 숙여진 고개가 더욱 무거워졌다. 살아 가면서  꺼칠꺼칠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부드럽게 만드는 그의 인성에 나이 자신이 너무나 민망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 여보게 젊은이, 미안하다네. 다음에는 내가 하리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