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는 보통 2교대이다. 아침 6시에 시작하여 오후 6시에 끝마치는 것이 주간이고 그 반대인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6까지가 야간이다. 하루 12시간을 일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일찍 마치는 경우는 더물고 바쁘면 더하는 것이 보통이다.
택시기사에서는 일반적인 임금체계는없다. 하루 수입의 일정부분만 가져갈 뿐이다. 최저 임금도 없고, 주당 시간도 없고, 야간이라고 특별한 것도 없다. 하루 보통 12시간을 운전으로 일을 하지만 24시간 계속 일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일주일 보통 5일 근무를 하지만 일주일 내내 일을 할 수도 있다. 하루 12시간 만을 일 한다고 보더라도 출퇴근 시간 빼고 나면 퇴근 후 씻고 잠자고 밥먹고 그리고 바로 일 하려 나가야 한다.
하루 12시간 일을 하고 시간당 최저 임금을 적용시키면 대충 하루의 최소 수입을 추측할 수가 있다. 베테랑 기사라 하더라도 하루 최소 임금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팁을 포함해서 계산된 것이다.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면 그날 수입은 별로이고 손님이 택시를 기다리면 그나마 턱걸리를 하는 셈이 된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한푼의 팁이 없으면 턱걸이는 어림도 없다. 그리고 바쁘다는 것은 내차는 빈차가 아닌 채 하루 종일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택시기사의 근무 상황은 어느 도시이든 비슷할 것이고, 수입은 그 도시에서 보통의 잡을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는냐. 그리고 그 도시의 평균 수입과 물가와 연동돨 것이다. 즉 전체적으로 택시 잡의 선호도는 다른 잡과 비교하면 도시마다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팁을 받는 다른 업종 중 보통 시내에 주로 보이는 식당내에서 손님을 서빙하는종업원의 경우 최저 임금을 받고 팁은 별도의 수입이 되는 것을 보면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바닥인생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물건 배달하는 사람도 최저임금 뿐만아니라 각종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은 데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택시가 그런 환경에 있다는 것은 아이니컬하다.
그래서 수입을 선호하는 기사일수록 주간보다 야간을 선호한다. 야간은 도로가 한가하여 빨리 주행할 수가 있고 또한 주간보다 손님이 많고 팁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간은 사람의 생체리듬을 바꾸어야 한다. 낮에도 굴리면서 말하는 수많은 번호와 주소로 척하면 위치를 알아야 하는 데 집 번호도 보이지 않고 차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컴컴한 밤에 귀신이 되어 정확하게 한 도시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야간에는 대충 지껄이는 술 취한 사람 뿐만 아니라 별의별 사람들이 다 우굴거린다.
일반적인 보통의 동일한 잡에서 일을 잘 하나 못 하나 큰 문제가 없으면 수입은 모두 동등하다. 업무 분위기도 대개 부드럽고 상하관계도 그리 엄하지 않다. 오너가 보기에 정말 일 시키기가 어려우면 직원을 합법적으로 내 보내면 된다. 그런 것이 걱정되는 잡오너는 미리 알아서 자기 회사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채용할 것이다.
그러나 택시의 잡은 좀 특별하다. 고객이 택시가 필요하면 택시 회사로 전화를 한다. 아나운서 같이 말 잘하고 또한 택시일 경험이 많은 베테랑 직원이 고객요청들을 운행중인 기사들에게 배당한다. 말을 잘 듣고, 언변이 좋고, 성실하고, 경력이 많으면 많고 좋은 일들이 배당된다. 그렇지 못하면 일이 적거나 힘든 일만 배당이 된다. 12시간 일해서 상상 이하의 수입도 생긴다. 사무소 직원은 고압적이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기사를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만든다. 손님없는 택시를 하루 종일 몰고 다니면 진짜 미쳐 버린다. 적자 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다. 오너가 직원을 그만 두게 할 필요는 없다. 많은 시간동안 일을 하였슴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적으면 결국 그만 두기 때문이다.
싫어면 그만 두면 되지만 내가 그만 두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잡을 찿는다. 왜냐하면 쉽게 할 수가 있고 쉽게 이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하루 이틀 할 수 있는 파트타임 혹은 떠내기 잡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운전만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잡은 아니다. 택시 운전면허를 별도로 취득하여야 하고, 연방정부로보터 범죄경력도 조사 받아야 하며, 10손가락 지문을 정부에 제공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더러운 것은 택시운전면허 유효가 1년이라는 점이다. 1년이 지나면 돈을 내고 10개의 지문을 위해 손가락에 잉크를 또 뭍혀야 하고 또한 소정의 행정 절차를 또 밟아야 한다. 항상 규정을 지키고 안전 운전을 하여야 하는 것도 큰 부담된다.
택시업이 사람을 태우고 가는 일이다 보니 기사는 항상 사무소 통제속에 있다. 내가 어디에서 누구를 태워야 하는지 요금은 얼마인지를 사무소에서 결정한다. 자주 손님이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불평기도 한다. 5분 정도만 지정한 곳에 늦게 도착하면 바로 사무소로부터 왜?라고 물어댄다. 손님이 셀폰이나 물건을 놓고 내렸더라도 탑승 시간과 위치만 대면 그차는 현재 어디에 있으며 운전하는 기사는 누구인지 금방 노출된다.
저녁 6시 혹은 새벽 6시가 가까워 오면 마음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처가기 시작한다. 이것은 내 천직이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접고 일하지 않는 한 많은 스트레스가 쌓인다. 집중력 또한 떨어지기도 한다.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며 그것에 따라 차속력도 다소 빨라진다. 그리고 별일 없으면 일을 끝마치는 데 보통 일이 끝나기 바로 전 손님으로 택시기사를 태운기도 한다. 일이 끝나는 시점이 교대시간이고 이때 기사들이 출근하거나 퇴근하기 때문이다. 기사들은 자가용 차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들도 택시를 타는 손님이 된다.
어느 하루 마지막 손님이자 택시기사가 택시를 탔다. 그 분의 성격은 쾌활하였다. 타자마자 마치 나를 친구 대하듯 이말저말 막 해댔다. 천박한 이 잡속에 누구도 접할 수 없는 애환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름대로 보람도 있을 수도 있다. 이 손님이 찌껄리는 그 말들 속에 한 기사의 넉두리 비슷한 낭만이 있었지만, 제대로 그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한계인가 싶다.
나는 "어제는 얼마 벌었냐"고 하면서 손님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였다. 기사는 좋았다고 하였다. 보통 좋았다는 시간당 최저임금 수준정도이다. 그리고는 오늘 관객(나)에게 보여 주는 마지막 연극(주행)에서 그 배우(승객)는 오늘 따라 특별히 길고 긴 대사를 낭송하였다.
사실은 이 정도면 할만 하지. 어디 가서 이 정도 돈을 벌 수가 있나? 마음대로 커피 마시지. 아무나 하고 이야기 할 수가 있지. 모든 곳을 돌아 다닐 수가 있지.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짬짬 시간도 낼 수가 있지. 시킨 대로만 하면 내 맘대로가 아닌가. 일을 하면서 눈과 귀는 내 마음대로 보고 듣고, 머리는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마음은 내 마음대로 느끼지. 그리고 내 마음을 전하면 그들은 역시 마음으로 다가오지. 작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몸과 마음은 8시간 완전히 구속이 됩니다. 하지만 자연이 내 사무실이고 도시가 내 사무실이며 전 시민이 내 고객이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몸은 많이 구속되지만 생각과 마음은 날아 다닙니다. 근사하죠?
나는 운전하는 동안 세상을 보고, 세상과 대화하고,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내 인생을 생각한다오. 그리고 그것들이 내 마음속에 시상이 되어 시가 되고 수필이 되고 소설이 됩니다. 우리의 인생을 느끼고 산다고 할까? 사무실에 있는 그들은 나의 육신을 통제하지만 내 눈과 귀와 마음만은 통제를 할 수가 없다오. 사실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면 나의 일인 운전에서 내 눈, 내 귀, 내 마음을 별도로 때어 낼 수가 있지요. 운전이라는 일을 하고 있을 지라도 눈과 귀와 마음은 그들의 것이 아닌 순순히 내 것이 될 수가 있다는 말이요. 그래서 눈과 귀와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이 도시 전체가 나의 사무실이고 내가 관람하는 수 많은 무대이며 내 앞에 펼쳐지는 인생극장이 되지요. 뿐만 아니라 주연 배우를 옆좌석에 두고 그들이 만드는 조그만한 인생극장을 이리저리 돌아 다니면서 관람하지요.
오늘 하루에도 내 옆에서 많은 배우들이 그들의 작은 연극들을 보여 주면서 이야기를 하였다네. 작은 연극의 막이 내려올 때마다 그 배우는 눈과 귀와 마음으로 성실하게 관객이 되어준 나에게 사례를 하지. 그 뿐인가, 내가 ‘안녕하세요’ 하면 그 배우는 나에게 사냥하게 아침 인사도 하고, 안부도 물어 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웃음도 주고, 그리고 나서 나에게 별도로 커피 한잔 사 준다오. 잘 보아 주었다고…
어느 듯 그의 연극은 다 끝나가고 있었다. 커턴이 천천이 내려왔다. 나는 극장 안의 불을 밝히면서 그 연극의 마지막 이야기를 물어 보았다.
“형씨 오늘 하루는 무엇하였소 아니 형씨 집이 아닌 다른 집에서 나왔네. 어제 밤에 일하고 어디에 갔소. 누구하고 잤소… “
손님은 요금을 내밀면서 중얼거렸다.
나도 몰라, 무대 막은 이미 내렸서. 이제 당신 무대를 볼 차례야. 반대로 당신은 배우, 나는 관객이 되지. 이제부터 또 다른 작은 무대의 막은 올라 간다네. 단지 그들이 내 육신을 통제하더라도 내 영혼은 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작은 인생극장의 관객이 되어 마음을 주고 받을 뿐 연극의 처음과 끝은 어디이고 어떤 연극이 언제 어디서 시작할지는 나도 모른다네, 몰라.
아하하,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세상. 이참에 근사한 뒷배경 무대에서 노래나 한 곡 뽑아 볼거나.
아침 일찍 출근하시네요 좋은 하루
퇴근 그리고 만남
하루 하루 오늘만 있고
이번 공휴일에는 누구랑 지내며 먹고 마시고 이야기할까
젊고 예쁜 여자 저녁과 아침 집이 달라
남자는 매주 집을 바꾸고
어제 밤 파티가 있었나 아직 술이 안 깨었어
저기 친구 딸 오늘 아침은 저 남자하고 나오는구나
까만 여자 하얀 남자
여자들 몸에는 천조각만 걸치고 밤새 파티가 재미 있었나
오후에 술집에서 호텔로 함께 가더니 나와서 또 술집으로
그녀가 보고 싶었나 그 사람을 태우고 오라네
저기서 오다가 타기 전에 포옹하고 맞추고 중년부부가 맞나
진하게 포옹하고는 뒤도 안돌아 보고 혼자 가
그만하고 빨리 오세요
비비고 웃다 태어났나
아버지가 대학생 딸과 헤어지고
어머니가 대학생 아들을 보러 멀리 벤쿠버에서 오고
부부가 연휴 보내려 남쪽으로 내려가고
할머니는 크리스마스에 손자보려 도시로 간다
젊은 남녀가 결혼복 차림으로 사진 찍으려 가고
근사하네요 교회에 가시는군요 오늘 친구 결혼식
그들은 항상 친구사이라고 해
젊은 부인이 다섯 애를 태우네 10, 8, 6, 5, 4살, 참 왜우기도 어려워
시험 치려가는 데 바자마 차림에 연필도 없이
학생 공부는 안하고 술병만 들고 다녀
시험장에 늦었고 돈은 없고
놀고 파티하고 일하고 공부는 언제 해
걷다가 저 놈은 힘이 들었는 지 손을 흔들어
어휴 냄새 옷냄새야 몸냄새야
가긴 가야겠고 요금 안내고 출행량
절반가격으로 태워 달라는 놈이 종일 걸어서 가네
술을 살 수가 없나 나를 유혹해
술이 모자랐나 술 사오라고 하네 술
나를 세우고 동양 한닙
잠깐하고는 상가에서 그냥 물건을 갖고 나오네
겨우 걸음을 옮기는 할아버지 다정히 부축하는 할머니
오늘은 할아버지 어디 갔나 할머니만 보이고
말동무가 없나 찾아 오는이 없나 나 가야 하는데
여기 저기 할머니가 혼자서 수레를 끌며 나를 부르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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