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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8 추억의 A&W와 Root Beer

Hi Yeon 2023. 7. 18. 06:49

230718 추억의 A&W Root Beer

 

일요일이다. 이틀전 주유소를 경영하고 있는 친구와 약속했다. 점심을 같이 하자고. 여기 학교 Studio에서 작업하면서 이렇게 한 번이라도 한국 친구와 만나는 일이 없으면 입에 녹이 슨다. 이 친구는 나보다 4살 적은 데 선후배 사이라기보다 친구 비슷하게 만난다. 같은 지역에 이민을 왔다는 사실을 빼면 나와 같은 항목은 거의 없다. 나이, 학교, 고향, 등등이곳에서는 한인들이 드물다. 있다 하더라도 한인끼리 만나는 일은 별로 없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그는 나와 성격이 비슷하다. 사업가 기질, 기회 순발력, 혹은 강인한 체력과는 무관한 그이기에 나와 성향이 비슷했다. 그래서 가끔 그도 나를 만나고 나도 찾는다.

 

그와 업타운의 Tim Horton으로 가서 커피로 목을 축이면서 대화를 나누니 점심 때가 되었다. 내가 쏜다 하고 그에게 매뉴를 청했다. 이 근처에서 버거를 먹자고 한다. 그는 별미로 한번 먹고 싶다는 것이다. 나도 버거를 먹고 싶었다. 사실 그나 나나 별미로 버거를 좋아하지만 끼니로 버거를 일부러 돈 주고 사 먹을 일이 없었다.

 

업타운에는 그 중에 괜찮다는 Burger King A&W가 있다. 물론 다른 것도 있지만 버거는 이 두 곳이 괜찮다는 생각이 있었다. “별미로 A&W를 한번 먹어 볼까?” 의견이 일치되고 바로 그곳으로 가서 주문을 했다.

 

Teen Burger Combo Set with Root Beer

 

친구는 Root Beer 대신 오렌지를 선택했다. 콤보 2셑에 30불이다.

 

 

감자칩 하나를 먹고 Root Beer를 마신다.

기름에 바로 튀긴 감자칩의 그 촉촉하면서 바싹한 맛. 남방지역 원시풀 향기 같은 독특한 Root Beer의 맛이다.

그 다음 버거를 한입에 담는다.

빵의 담백함, 소스의 야릇한 달꼼함, 야채와 어울려진 구수한 고기 패티의 씹는 맛이다.

그리고 Root Beer를 마신다.

그 향기참 별미이다.

 

캐나다에 이민을 온 때는 막내가 초등 5년생이었다. 운동을 좋아했던 막내는 2년 후에 주대표 쇼트트랙(Short Track) 선수로 활동했다. 훈련과 대회참가로 막내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캐나다인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이 즐기는 A&W를 자주 먹게 되었다.

 

어느날 막내는 나에게 Root Beer와 함께하는 A&W의 버거를 권했다. 처음 마셔 보는 이상한 향의 Root Beer, 막내와 대화하면서 마셔서 그랬나, 나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처음의 맛은 이상한 화장품 향, 그 다음, 남방의 원시적인 약초 향기 같은 것이었다. 마실 때마다 특별했지만 막내가 권하니 곧 즐기게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버거 맛도 좋았지만 Root Beer 향이 번쩍 생각이 난다. 사실 버거는 콜라와 함께 먹어야 제 맛이지만 이제는 Root Beer를 마시며 먹어도 꽤 좋다.  

 

Root Beer를 마시면 그 향내와 함께 막내가 생각난다. 어눌한 영어의 어린 모습, 씩씩하게 적응하며 매일매일 새벽과 오후의 쇼트트랙 훈련을 해나가는 모습, 훈련과 대회를 위하여 동부 캐나다 도시와 도시를 매주 다니면서 캐나다인 쇼트트랙 클럽맴버 부모님들과 함께 다니며 먹고 자고 하던 모습어느 하루 훈련에서 돌아오면 아빠, A&W에서 버거 먹어요했다. 그랬다. Root Beer을 마시면 그 맛과 향기는 나도 모르게 그곳에 가 있다.

 

 

친구도 오래간만에 잘 먹었다고 하였다. 사실 부부가 모두 원하면 모르지만 일부러 혼자 집에 밥 두고 햄버거를 사먹기란 어렵다. 나도 잘 먹었다. 친구와 함께 버거를 먹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그때 우리 A&W에서 버거를 먹었었지하고… “난 그 향기가 별로야!” “난 좋았는데하면서

 

친구 차로 집에 돌아온 나는 왠지 모르게 추억에 빠진다. 일요일 오후의 나른함과 포만감 때문인가? 그것보다 오랫동안 이민생활을 했던 바로 이곳에서 바로 전 먹었던 A&W BurgerRoot Beer의 맛과 향기 때문일 것이다.

 

훈련 이야기, 경기 이야기, 매달 이야기, 고단한 훈련 이야기… … 막내의 재잘거림의 기억이 Root Beer의 향기가 되어 방안에 꽉 찬다. 그리고 컴퓨터의 저장 창고에서 그의 사진을 찾아 본다. 스크랩한 지역신문이 한장씩 지나간다. 그의 경기 기사와 사진들이다. 그때 그랬지하며 기억이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