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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건축, 그리고 전원생활

230513 내 동네 기반시설 정비

Hi Yeon 2023. 5. 13. 19:11

230513 내 동네 기반시설 정비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내 집 주위의 기반시설, 즉 도로포장, 하수구, 수도, 도로조명, 등등이 매우 낙후되어 있었다. 동네의 어수선한 이런 상태에서 옛 기와집을 철거한 후 내 집을 신축하고, 그 다음 뒷집도 기존 기와집을 철거하고 새 집을 신축하였다.

 

두 집의 신축공사가 다 끝나고 주변이 정리되었으나 도로상태는 엉망이었다. 수도매설로 도로가 파헤쳐진 후 원상복구가 되었어야 했으나 시청에서 위임한 업체는 대충 마무리하고 가버렸다. 도로밑 수도관이 파열되었다. 고친 후 파헤친 도로를 다시 잘 포장하였어야 하나 업자는 대충 공사하였고 결국 도로지반이 내려앉았다

 

나는 내 집짓기를 끝내고 주변도로에 있는 오랫동안 처리되지 못한 쓰레기, 폐타이어, 헌쇼파, 의자, 등등을 다 모아 동사무소 직원의 도움으로 깨끗하게 처리했다. 도로바닥은 비만 오면 물이 고였다. 그래서 비가 올 때 마다 여러번 비가 그친 후에 삽을 들고 나가서 도로 위에 쌓인 흙과 모래를 치우고 평탄작업하였다. 그 후로 도로에 물은 고이지 않았고 주변 환경은 전보다 훨씬 깨끗해졌다.

 

그러나 빨아도 걸래는 걸래다. 다른 동네에 가보면 여기보다 더 한적한 곳도 아스팔트 포장으로 동네가 매우 깨끗하다. 그럼 여기는 왜 그럴까? 주민이 대부분 노인이고 순해서 불평할 줄 모르기 때문이었다. 본래 그런가? 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동네분이 보이면 먼저 인사하고 말을 건네고, 그리고 말없이 동네를 치우고 도로를 다듬었다. 그런 나를 보는 동네분들의 눈빛은 따뜻했다.

 

나는 과거 젊었을때 국가경영(?)을 잠깐 했었다. 국가기관이 어떻게 돌아가고 공무원이 어떻게 민원을 처리하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행정소송도 손수 여러번 해 보았던 기억도 있다. 건축사로 20년간 일하면서 시청에 들락날락 했었다. 건축 토목에서도 전문가이다. 시청조직이 어떻게 예산을 만들어 시행하는지, 시청행정이 어떻게 돌아가고 공무원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도 잘 안다. 자리만 지키면 월급이 나오는 분들이다. 지적하고 귀찮게 해야 일을 한다. 말로만 하면 잘못하면 시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부실한 주변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청에 직접 정식으로 청원서를 넣기로 했다.

 

집짓기를 끝냈다. 노는 손발이고 머리이다. 여기 주민을 위해서 노는 손발과 머리을 사용할 때이다. 내 주변 마을에 내가 청소하고 내가 정리한다. 혹이여 누군가 도워 달라고 하면 그냥 돕는다. 그냥 하는 것이다.

 

 내 주위 불편한 사항을 조사하고 주민에게 탐문도 했다. 그리고 촬영사진과 청원글, 애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그린 도면을 첨부하여 청원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주민에게 설명하고 20명으로부터 서명사인을 받았다. 20장이나 되는 서류를 잘 묶어 시청에 정식으로 주민민원청원서를 접수했다. 이런 일은 말하고 떠들고 불평하는 것보다 논리정연하게 문서로 청원하는 것이 시청을 압박하기 쉽고 또한 설득도 되기 쉽다. 시의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상부기관인 도-국가-행정소송까지 갈 참이었다.

 

1.    파헤쳐 방치된 도로의 수선

2.    우수관을 조정하여 도로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조치

3.    우수관 내를 청소하여 우기 때 빗물이 잘 흘려 피해가 나지 않도록 조치

4.    인접에 있는 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이 낮고 제방도 낮아 작년 폭우 때 제방 위로 물이 넘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그래서 새로운 교량 신축 요청

5.    큰 도로에서 우수가 마을 진입도로로 들어오니 차단 요망

6.    동네 시멘트 포장도로를 아스콘으로 새로이 포장

7.    도로 조명 수선

 

 접수를 하고 한 달 지나자 반응이 나타났다. 나에게 물어볼 일도 없었다. 도면과 글로 애들도 쉽게 잘 알 수 있도록 설명했으니까 말이다. 시로부터 답변 공문이 도착했다. 도로보수를 하고 우수관을 청소하였고, 다리(교량)은 설계중이란다. 아스콘 포장은 예산이 편성되는 대로 시행한단다. 그리고 등등….

 

원칙과 규정을 알고 정식문서로 청원하니 시 입장에서 대응을 안할 수 없다. 만약 대충하는 것이 있으면 다시 글과 도면으로 부당함을 지적하고 원칙대로 공사해 줄 것을 또 청원하면 된다. 맞는 말이니 그들도 할 말이 없다. 만약 정식문서로 지적하고 청원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무시된다면, 그래서 사고나 물난리가 난다면 천재가 아닌 완전한 인재가 되기 때문이다. 공무원도 그 점을 잘 안다. 하나의 핑계가 있다면 그냥 예산타령이다.

 

어제는 건설자재업 하시는 이웃집 선배님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나를 불렸다. 시에서 자기 집터 주변에 이것저것 공사해 준다고 하면서 즐거워했다. 자네가 통장하면 좋은데 하면서 이미 알고 있는 내 전화번호를 물어보고는 저장했다. 그리고 따라 오라 하면서 자기 집에 있는 자전거를 나에게 주었다. 1대 여유가 있는 것이었다. 오늘 자전거를 분해하여 구석구석 반짝반짝 광을 내고 펑크난 타이어 튜브를 새 것으로 갈았다. 산악용이고 앞뒤 기어도 있다. 헌 것이나 광내니 탈 만했다. 그리고 동네 한바퀴를 자전거로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