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6 주택계획에서 부부방의 프라이버시
주택을 설계할 경우, 방의 갯수와 그 위치에 매우 신경을 쓴다. 왜냐하면 집안에서 방이란 아주 비밀스러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방은 잠 자고 휴식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조용하고 아늑해야 한다. 특히 부부방은 가족구성원간 사이에서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어야 한다. 안방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외부에서 쉽게 알 수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안방은 가장 깊숙하고 가장 주변와 단절되어야 한다.
우리의 주거공간은 대부분분 아파트이다. 직사각형을 연접하여 구성해야 하는 아파트의 특성 때문에 공간구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아파트 주거공간 형태은 대동소이하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거실이고 그 다음 안방이다. 보통 작은 방은 출입구 근처에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안방과 작은 방을 연접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안방과 작은 방 사이에 욕실, 주방, 혹은 거실을 두는 것이다.
사실 방을 연접하여 계획하면 공간구성이 매우 자유롭다. 그러나 방과 방을 연접하지만 안방과 방을 연접하지 않는다. 어느 아파트에 가 보더라도 이 원칙은 반드시 지켜지고 있다. 가족구성원끼리라도 부부방만은 아주 은밀한 곳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을 설계할 경우에도 이 역시 지켜져야 한다. 제법 규모가 있는 전원주택에서는 저절로 부부방은 독립적 공간이 된다. 2층 주택일 경우 부부의 방은 1층이고 나머지 방은 2층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1층 주택이라 하더라도 단독주택의 특성상 공간구성이 자유롭기 때문에 방의 프라이버시 확보과 쉽다.
그러나 간혹 2Room형식의 세칸드하우스일 경우에는 주된 방과 방이 연접하는 경우를 간혹 본다. 노인주택인 경우에도 간혹 주된 방과 방이 연접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라도 주된 방과 방이 연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이다. 방이 연접할 경우 방과 방은 철근콘크리트벽을 공유한다. 그 벽두께는 보통 15-20cm정도이다. 철근콘크리트벽이다 하여 소리가 잘 차단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러 콘크리트벽이 소리전달이 잘 된다. 귀를 가만히 벽에 대면 벽 너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콘크리트벽이 소리전달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창유리에 레이저를 쏘아 되돌아오는 파를 분석하여 도청하는 기술은 매우 일반적인 방법이다. 딱딱한 재료일수록 음파진동에 따라 같이 진동하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벽체도 이와 비슷하다. 이는 매우 소극적인 도청방법이지만 연접된 벽은 아주 작은 바늘만한 구멍으로도 관통될 위험이 있다. 아주 적극적이라면 소리뿐만 아닐 수 있다.
내집 뒷 신축주택은 방이 연접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을 연접하여 구성한 덕분에 거실과 주방이 연접되여 편리성은 매우 좋다. 하나가 나쁘면 다른 하나가 좋아진다. 한정된 조건 때문이다. 가족이 없는 노인주택이기에 별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방의 독립성은 필요하다.
구경삼아 내 집 근처 공사현장을 둘려 보았다. 막상 직접 공사 현장을 보니 나도 놀랬다. 천정위의 벽체는 없다. 즉 천정 공간은 한통인 것이다. 우째 이렇까?
단독주택의 내부벽은 보통 두께 100cm 샌드위치 판넬을 사용한다. 연접방, 얇은 두께의 경량벽체, 그리고 벽이 연장된 천정공간이 아닌 한통천정이다. 방의 작은 소리도 옆방에서 들을 수 있고, 거실 소리가 쉽게 방에서도 들을 수 있는 구조이다. 내부마감이 끝나면 이런 구조인지를 전혀 알 수도 없다. 더구나 방은 서로 연접하고 있다. 공기와 시선만 차단되는 벽이다. 여기서 혼자 살기에는 괜찮지만 같이 살기에는... 잠깐이라도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부벽을 천정공간까지 연장하여 시공하면 좋을려만 그렇게 하기란 철골구조상 매우 어렵다. 철근콘크리트벽식 단독주택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단열성과 시공비 때문에 요즈음 그런 구조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계획상 방과 방의 연접을 피하여 서로 멀리 두고, 그 다음 시공상 기술적인 방법을 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녀를 데리고 전원주택에서 사는 가족이라면 반드시 방 독립성에 매우 신경을 쓰야 한다. 주택계획이란 이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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