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427 세종 은하수공원묘원으로 가련다
큰 형님(41년생)께서 나이가 들고 체력이 약해질수록 마음도 약해지는 것 같았다. 선산 양지바른 명당에 부모님이 모셔져 있다. 그 언덕 넘어 친지 어른들의 묘가 산재해 있다. 형님은 평생 문중 장남으로 문중 일을 하였다. 이제 진저머리가 났다고 했다. 형님 큰 아들마저 문중산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였고 형수님마저 아들 편을 들었다. 그래서 형님은 선산에 있는 부모님 묘역에 가지 않고 도시공원묘지에 가야겠다 마음으로 변경하고 경주 주위에 공원묘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경주에는 매우 좋은 공원묘원(서라벌공원)이 있다. 포항 울산사람도 찾는다. 나는 형님과 형수님을 모시고 경주 서라벌 공원묘원을 찾았다. 화장장, 장례식장, 그리고 공원묘원이 종합적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공원묘원 관리인으로부터 안내를 받고 구석구석 구경을 했다.
넓디 넓은 산등성 윗부분은 과거에 조성된 매장묘(봉분과 비문)이고 그 아래는 최근에 조성된 자연장(잔디위 비문)이었다. 요즈음은 매장묘를 찾는 이는 드물고 대부분 화장 후 자연장(잔디장)으로 하고 일부는 수목장(나무와 비문)에도 관심을 둔다고 하였다. 화장장과 장례식장, 그리고 봉안당은 현대시설이고 공공시설로 사용 경비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묘원은 개인이 구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부담이 있었다.
규모와 가격을 알아보았다. 위치는 경주 중심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이다.
경주 서라벌공원묘원 봉안당(시립) : 65만원(시민, 15년), 135만원(타지역, 15년)
내가 사는 세종에는 도시개발이 시작하면서 공원묘원(세종은하수공원묘원)이 제일 먼저 완성되었다. 아파트 입주 후에 설치가 되면 민원이 발생하는 관계로 아마도 입주되기 전에 먼저 설치되었지 않나 한다. 은하수공원묘원은 세종 신도시 바로 옆에 골프장과 연접하고 있고 규모가 매우 큰 충남대학병원이 바로 가까이 있다. 교통(자동차로 10분거리) 편의 시설은 최고이다.
최근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신 최대 신도시 세종시, 최신의 은하수공원묘원, 최신의 인근 충남대학병원의 조합이다.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하면 분명 공원묘원도 그러하리라 생각든다.
규모와 가격을 알아보았다. 전부가 시립(세종시설관리공단)인 관계로 가격은 저렴하였다. 상대적으로 세종(0.1평)은 위 지방(0.5평)보다 규모는 상당히 적었다. 규모는 상기 사진에서 대상을 축소하면 상상이 가능할 것 같다. 과거에 건설된 수도권이나 지방은 규모가 크고 반면 비싸다. 그러나 세종은 최근 신설된 것으로 규모가 작은 반면 저렴한 것으로 보인다.
잔디장 : 0.36m2(0.1평) : 시민 65만원, 타지역 97만원, 30년
수목장 : 나무 1그루, 시민 93만원, 타지역 140만원, 30년
봉안당 : 시민 38만원, 타지역 114만원, 30년
세종 은하수공원묘원 홈페이지 주소 http://www.sjfmc.or.kr/eunhasu.do
작은 형님이 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리고 화장 후 선산의 부모님 묘소 곁에 안장됐다. 국립묘지에 보이는 것과 비슷한 크기의 입석비석이 세워지고 작은 받침석도 있다. 산속 남향 언덕에 보기는 좋았다.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고 차량진입이 되지 않는다.
자식들은 아버지를 수도권 공원묘원에 모시기를 원했지만 삼촌들의 만류에 선산 조부모님 밑에 안장되었다. 물론 묘지는 공짜이나 산지이고 교통이 불편해서 설치비가 많이 들었다. (총 200-300만원). 그런데 말이다 누가 관리 할 것인가? 나는 내 형님이라 두 번은 갔지만 자식들은 안장할 때뿐이었다.
나는 동네분들에게 벌초와 관리를 부탁할 수 있지만 도시에 사는 후손들은 관심조차 없다. 조카들이 서울에서 사니 이해는 된다만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이제 장손인 큰 형님도 선산에 안 간다고 한다. 그 아들도 그리 여기니 안 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럼 나는? 갑자기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하는 물음이 다가왔다. 좀 이르다 생각되었지만 이번 기회에 생각해 두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되었다. 큰 형님이 아니 가면 선산에 부모님과 작은 형님만 덜렁 남을 것이다. 멀지 않은 후년에 선산의 부모형제 산소가 한꺼번에 관리 안되고 버려진다 하더라도 내가 죽어서 꼭 부모 옆에 있어야 하지만, 복잡하고 어렵게 나를 그곳으로 보내 줄 자식도 그 누구도 없다. 죽어서도 가족과 함께 있으면 좋겠지만 억지로 하기에는 요즈음 세상은 너무 변했다.
오래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이 경주는 고향이지만 남은 큰 형님이 돌아가시면 고향에는 조카 하나만 남는다. 그놈 하나를 보고 경주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래도 내 친구가 있고 내 눈에 익은 세종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세종에는 최신의 세종은하수공원이 있다. 큰 대학병원이 옆에 있고, 가격 싸고, 교통편익시설 좋고, 내가 살던 곳 바로 옆이다. 자식도 다 캐나다에 있다. 외국에서 세종 방문은 쉽다. 나를 안장해 줄 아무도 없는데 고향을 마구 고집할 수 없다. 내 죽으면 손님 하나도 없다. 죽은 후에는 간단하고 처리가 쉬워야 한다. 세종시 시설관리공단 은하수공원묘원을 찾으면 일사천리로 일이 잘 처리가 된다. 저렴하고 매우 간단하다. 그래서 나는 미리 부탁해 두었다. 올 사람도, 울 사람도 없지만 은하수 공원 잔디장(0.1평)정도는 해 달라고.
세종시민으로 장례식장 비용(대략 총 15만원)+화장장 비용(15만)+잔디장 비용(65만)= 총95만원이 필요경비가 된다. 감사비를 포함하면 대략 200만원이면 충분하다. 추가로 바다 건너 올 아들들 편히 먹고 자고 돌아가라고 현금 조금과 함께 설랍에 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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