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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 겨울배추는 달고 향기롭다

230320 내 전원주택 짓기를 끝내고

Hi Yeon 2023. 3. 21. 20:01

 

 

230320 내 전원주택 짓기를 끝내고

 

20222월에 시작하여 기초, 골조, 창호, 내부마감, 등을 전문업체에 맡겨 9월에 주택건물을 완성하고, 다음해 3월까지 겨울 6개월 동안 전원주택의 정원, 담장, 외부데크, 등 건물주변 공사를 내가 직접 했다.

 

보강토블럭(개당50kg) 800개를 장비 없이 손수 몸으로 옮겨 쌓았고, 25톤 트럭 2대 분량의 마사토를 삽과 구로마로 마당에 깔았다. 건물 앞과 뒤에 총 15평의 데크도 설치했다. 데크 골조를 강관으로 직접 설계하여 직접 조립 용접하여 세워, 바닥은 합성목을 깔고 지붕은 패널을로 덮었다. 직접 집에서 밥해 먹으면서 이 모두 오직 나 혼자 했다. 블럭공, 철공, 석공, 시멘트공, 토공, 배관공, 용접공, 벽돌조적공, 미장공, 배관공, 전기공. 이 모든 공정을 전문가보다 더 세심하게 더 확실하게 내 두 손으로 직접 했다.

 

하루 일을 끝내면 육체가 지쳐 저녁 9시 전에는 잠자리에 쓰려졌다. 내일은 제발 아프지 말아 달라고 빌면서 잤다. 오늘도 제발 내 몸이 다치는 일이 없기를 빌면서 일했다. 용접을 할 때는 제발 내 눈과 손이 온전해 주길 빌었다.

크고 무거운 재료를 옮기고 조립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제발 사고가 나지 않기를 빌면서 세심한 공사계획아래 빠르면서 세심하게 공사를 해 나갔다. 마치 과거 군대에 입대하여 훈련받는 기분이었다.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루하루 긴장하면서 오직 일에만 몰입하였기에 모든 것을 내 생각대로 할 수 있었다. 혼자 내가 해내었다.

 

내가 일당을 받고 일을 한다면 점심시간에는 오너가 준비해 주는 밥을 먹고 1시간 쉬었겠지. 그리고 하루 8시간 노동시간의 매 시간마다 10분씩 쉬었겠지. 또한 중간 중간 간식을 제공받으면서 일을 했겠지. 무엇보다는 오후 4시만 되면 땡하고 작업에서 손을 놓았겠지.

 

그러나 이는 내 일이다. 일하다 보면 점심시간이 지났고 이때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허기를 넘겼다. 그리고 바로 다시 일을 시작했다. 무엇보다는 끝나는 시간은 항상 5시 혹은 6시이었다. 내 일이니 끝나는 시간은 항상 나도 모르게 늦었다.

 

내가 의도해서 하는 일과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이렇게도 달랐다. 일의 강도는 내 일에서 무척이나 컸다. 당연 힘듦도 컸다. 그러나 내 일이고 내가 몰입해서 그랬나? 마음의 고통은 훨씬 덜했다. 힘들었지만 힘들었다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집에서 나 혼자 직접 밥해 먹고 했으니 두 배 더 힘들었는데 말이다.

 

사실 전문하청업자에게 맡겨도 마음에 들지 않아 구석구석 내 손이 또 필요했다. 그러나 손수 모든 것을 내가 직접하는 공정에서는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내가 직접 여러 공정을 순서대로 계획하고 순서대로 하나하나 원칙대로 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매우 추웠다. 눈만 내 놓고 완전 무장하였으니 노동 효율은 매우 나빴다. 내 일이니 불평할 수 없었다. 이를 극복하여 노동효율도 높여야 했다. 나 스스로 봄기운이 오기 전에 모든 공정을 끝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현장일은 세월아 네월아 하고 공사할 수 없었다.

 

 

 

3월 중순 봄이 완전 오기 전에 모든 일을 끝냈다. 그런데 나는 퍼지고 말았다. 6개월 정신없이 일하다가 갑자기 당장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에 무안했고, 혼자 이 전원주택에 있다는 허전함이 나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이기지 못하고 소주에 젖어 버렸다. 공사기간 동안 한 번도 맛보지 않은 그 술을...조용하고 좋은 전원주택에서 갑자기 해야 할 일이 없어서 그런가? 갑자기 외롭다. 가슴이 갑자기 텅 빈다. 밤에는 너무 조용하고, 시골에서 나 혼자 티끌이 된 느낌이고, 그런데 일할 때는 몰랐는데 갑자기 온몸도 아프고, 누구 한사람 말할 사람도 없다. 그렇게 씩씩하게 용감하게 지내더니 갑자기 내가 왜 이럴까? 마치, 긴장의 연극 무대를 끝내고 혼자 밤을 보내는 연극인의 기분이 이럴까?

 

나는 자동차를 몰고 경주 남산으로 갔다. 많은 등산객을 보았다. 정상에서 저 아래 세상을 보았다. 과거 항상 그랬듯이 살다보면 억지로 의지를 동원할 때가 있다. 남산에는 많은 석상이 있다. 그 옛날 선조들은 혼자 작은 망치로 석상을 조각하고 기도했다. 조상들도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 내 집을 망치 하나로 혼자 내 손으로 지었다. 그 정도이면 망치 하나로 이 남산의 석상쯤이야 가소로웠다. 아니 석상이 아니라 쯤이다. 그래 또 다시 나의 일을 만들자.

 

하산을 하면서 핸드폰을 잡았다. 과거처럼 감상에 젖어 동영상을 찍었다. 무릇 내 머리에서 부질없는 생각이 마음대로 흐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내 몸을 바쁘게 하는 것이다. 그래 그냥 사는 거야. 나는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남산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하나 만들고 글도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