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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나를 도워주는 사람들

Hi Yeon 2015. 4. 16. 11:38

택시기사로 일을 하면 손님마다 직접 작은 요금을 받게 되다. 그 작은 돈들이 모여 그중 일부분이 하루의 기사 일당이 되는 것이다.  그 요금은 자주 데빗 혹은 신용카드로  결재되지만 대부분은 현금으로 전달된다. 작은 돈은 주고 받기가 간단하고 눈에 돈이 보이니 기분도 좋다. 조금 기사를 배려하는 차원이라 할 수가 있다. 그러면 그들은 요금을 어떻게 지불할까?  관심을 두고 보면 공통적인 점이 하나 보인다.

 

가장 중요한 점은 승객은 돈을 주고 택시를 탄다기 보다 택시를 타고 돈을 준다는 것이다. 즉 나를 여기까지 잘 데려다 주었으니 나도 보답한다는 뜻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다른 많은 상행위에서도 그런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좋은 예로 상점에서 "손님은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을 얻고 그 댓가를 지불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작은 돈을 받는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특히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사람을 모시고 다니는 서비스업이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매일 매일 혹은 자주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데빗으로 결재를 많이 한다. 자주 이용하니 50센트 혹은 1달라라도 자주 사용하면 큰돈이 되기에 그들에게는 팁은 매우 드물다. 그래도 간혹 자주 그들은 굳이 팁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주기적이지는 않지만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 부터는 팁을 자주 받는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임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는 교육행정도시이다. 학생 고객들이 많다.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일반인보다 팁에서는 그들이 후하다.

 

내가 팁을 포함하여도 최저임금도 벌지 못하면서도 그래도 택시기사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나를 데려다 주니 요금을 준다는 느낌을 항상 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은 나를 부리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제활동의 일상 생활에서 대부분 접하는 사람들은 내 이웃에 사는 근로자들이다. 상점에서, 학교에서, 공장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그들은 나와 같이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상점 카운터에서 일하는 사람도 나와 같은 보통 근로자들이다. 그들에게 돈주고 물건을 산다고 하는 것 보다 생각을 다르게 해보면 그들은 내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도워주는 사람일 수가 있다. 

 

이러한 개념으로 보면  나는 승객들을 잘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워주는 사람일 것이다. 대부분 승객들은 그렇게 나를 대하는 것 같았고 나는 그렇게 느낀다.  그래서 사실 택시 운전하면서 승객으로부터 내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가끔 현지인이나 동양계 혹은 아프리카계 사람에게는 그러한 느낌을 못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문화적인 차이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그들의  눈빛과 말투를 보면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내가 돈을 주니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간다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많은 세월을 보내며 경제활동을 해 본 나로서는 그것은 작은 문제라도 되지 않는다. 문화이고 그들의 상식이니까. 그러나 자주 생각나는 것은 따뜻하고 배려되는 세상은 이 작은 기본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제서야 커피를 사면서, 상점에서 물건값을 계산하면서, 혹은 어떤 댓가를 지불하면서 가능한 그분들과 눈빛으로 마주치면서 How are you?를 건넨다. 그리고 내가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내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혹은 내가 이동할 수 있도록 나를 도워주는 분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면서 돈을 지불하고자 한다.  나도 택시 운전하면서 그렇게 대우 받아 왔으니 당연한 것이다. 이제 조금 철이 들었나 보다. 하지만 너무 많이 늦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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