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겨울폭풍 (12월 셋째 주말)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겨울폭풍이 다가왔다. 하늘은 진회색으로 변하면서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가 하늘을 가득채웠다. 며칠전부터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말, 곧 큰 폭풍이 온다고 했다. 여기 겨울폭풍이라 해봐야 큰 눈보라이다. 사실 폭풍은 열대지방에서 발생하여 그 곳을 훝어 내면서 서서히 북쪽으로 진행한다. 캐나다는 북쪽끝에 자리잡고 있어 그러한 폭풍은 열대지방과 온대지방을 거처 힘이 빠질대로 빠진상태에서 캐나다에 도착한다. 그 바람의 위력을 따져보면 우리의 태풍이 어른이라면 캐나다 폭풍은 애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눈보라와 바람을 동반하는 폭풍이 주중의 낮시간에 나타나면 큰 문제가 된다. 낮 정오시간대 도시의 시계는 제로가 된다. 기온은 -12이다. 도시가 한마디로 올스톱이다. 다행이 이날은 일요일이고 대부분사람들이 일기예보를 듣고 집에 머무는 관계로 큰사고나 큰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총적설량은 40cm
도심속에 차량이 뜸하니 걷는 이들에게는 낭만이 된다. 눈보라속에서 추억을 만들려는 사람이 텅 빈 도로를 채운다.
이런 날에 운전을 해보면 마치 안개낀 날 비행기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바닥은 온통 하얀색이다. 도대체 어디가 도로이고 어디가 도로경계선인지 알 수가 없다. 시계는 거의 제로에 가깝고 그나마 -15도의 날씨에 차 앞유리는 한마다로 얼음이 엉켜붙어 윈드실드도 제구실을 못한다. 그냥 경험으로 인지하면서 갈뿐이다. 윈드실드도 앞유리에 얼어붙은 얼음과의 사투에 얼마가지를 못한다. 결국 윈드실드도 큰소리를 내다가 망가지면 나는 눈없는 봉사가 된다. 어떤 이는 그전에 알 수 없는 눈구덩이에 빠져 버린다.
낮 정오 무렵 도심의 상가와 시청사 건물에는 인적이 뜸하다.
끝도 없이 몰아칠 것만 같았던 눈보라가 늦은 저녁이 되니 조용해졌다. 눈보라 득분에 일터에서 일찍 돌아온 나는 정작 내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주도로는 한 두번의 제설작업으로 근근히 빠지지않고 달릴 수가 있었으나 그것으로 분기한 도로는 눈으로 덮혀있어 차량의통행을 거부하고 있었다.
다음날 나는 눈 온뒤의 도시모습이 궁금하여 강건너 가서 도심을 보았다. 도시는 어제 일로 제 모습을 바꾸었다. 강이 아니라 설원의 벌판에 서 있었던 것이다.
눈오기 바로 전날 얼음판 위의 도심, 이때 최저기온 -20도, 빙판위의 도시가 얼마나 차갑웠는지 처다보다 말고 얼른 집에 들어가 버렸다. Andrew
'Fredericton 주말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 동부캐나다는 완전히 시베리아 동토같습니다(12월 넷째 주말) (0) | 2013.12.24 |
---|---|
크리스마스 트리와 노엘 (12월 둘째주말) (0) | 2013.12.13 |
하얀 눈세상을 두드려 보고 이야기해 보고 합니다.(12월 첫째주말) (0) | 2013.12.03 |
올해 겨울의 첫 추위가 왔습니다 (11월 네번째 주말) (0) | 2013.11.25 |
서리가 많이 내렸습니다. 이제부터 겨울이 시작되는가 봅니다(11월 셋째 주말) (0) | 2013.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