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나는 우연히 용산역 뒤골목을 다시 지나치게 되었다. "이제는 화투장사기꾼말고 다른 종류가 없나?" 하고 여기저기 서성거렸다. 좌판에 팽이를 돌리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한번 불에 데어서 겁이 났다. 그래서 우선 멀리서 두 세 시간 지켜 보았다. 그것은 내가 보기에는 짜고치는 고스톱은 아닌 것 같았다.
무리 속에 들어가서 주변과 좌판 위에 벌어지는 것을 살폈다. 좌판주인 앞에 1, 2, 3, 4, 5, 6번 즉, 6 개의 번호가 차례로 새겨진 좌판이 있었다. 손님들은 각자 원하는 번호 위에 배팅하고 싶은 금액을 놓아두자, 좌판주인이 1, 2, 3, 4, 5, 6의 번호가 세겨진 6각팽이를 손으로 팽이 돌리 듯 돌렸다. 돌다가 저절로 팽이가 쓰려지면 윗면에 숫자가 보였다. 배팅한 숫자와 팽이의 숫자가 같은 손님은 주인에게 배팅한 돈을 포함하여 5배의 돈을 받았다. 물론 좌판의 다른 숫자에 배팅한 돈은 주인이 쓸어갔다.
"5 배라니 쾐찮아!" 하고 나도 1 번에 100 원을 배팅했다. 다음번에는 2번에 300 원 그 다음은 6번에 200 원 배팅하였다. 세번째 다행이 팽이의 배가 6을 나타내자 나는 200 원의 5배 즉 천원을 받았다. 잠깐 사이 6백원을 투자하여 그것을 천원으로 만들었다. “이건 괜찮네” 하고 다시 생각나는 데로 번호를 찍고 기분나는 대로 돈을 배팅해 나갔는 데, 두세시간이 지나자 내 주머니에 돈이 줄기 시작하였다. 이거 안되겠다 싶어 내나름대로 생각한 것이 "한방으로 따고는 집에 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백원 그 다음 2백원 그리고 3백원 즉, 딸 때까지 배팅할 때마다 백원씩 올리는 작전이었다. 몇분 동안 해보니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결국은 재수가 없었나 한탕은 커녕 가지고 있는 돈을 홀랑 다 날리고 하루종일 서서 쫄쫄 굶고 처랑하게 집에 돌아가야 했다.
일주일 후 다시 지나가는 길에 다시 도전하였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한번 해보았다고 밥사먹을 돈은 남겨두었다. 다시 패잔병같이 집에 돌아와서는 방에 누웠는데 본전 생각이 나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다음날 하루종일 고민해 보았지만 뾰죽한 생각이 나질 않았다. 원론을 한번 짚어 보자 싶어 확율과 경우의 수 개념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6개 중 1개가 나올 확율은 16.6666666% 이다. 이 뜻은 적은 경우에서가 아니고 수많은 경우를 평균해 보니 16.66666%이다. 그러면 내가 1에다 100원을 배팅하면 1이 나올 확율은 1/6이다. 이값은 수많은 경우의 평균이다. 즉 내가 1에다 100원을 수없이 배팅하면 나올 확율 1/6 에 대한 최소배당금액은 1/6*100* 6배=100, 즉 1번에다 100원을 배팅하고 당첨되면 6배를 배당으면서 수많은 배팅이 이루어진다면 먼 미래에는 본전이 된다.
그런데 배당금은 여기서 5배이면 할 때마다 1/6이 손해가 된다. 그럼 1/6은 누가 가져가는가? 바로 운영하는 좌판주인이다. 장소제공비로 1/6를 매회 가져가니 결국은 "모두가 돈을 잃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인이 가져가는 1/6은 고정된 것이다. 그럼 배팅해서 나올 확율을 1/5, 1/4, 1/3, 1/2정도로 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 고민하다, 나는 하나의 방법을 찾았다.
일련된 게임이 시작될 때 배팅할 숫자만 정하고 (여기서 예로 1로 정하고), 돈은 마음속으로만 배팅하고 실제는 하지 않는다. 첫게임에 이렇게 하고 dice하여 1이 아닌 숫자가 나오면 다음에 1이 나올 확율은 1/6에서 1/5로 변한다. 나는 마음속으로만 돈을 배팅하였으니 잃은 돈은 없다. 두번째 게임도 똑같이 하고 dice하여 1이 아닌 숫자가 또 나오면, 다음에 1이 나올 확율은 1/5에서 1/4로 변한다. 세번째 게임도 역시 똑같이 마음속으로 1을 정하고, 마음속으로 배팅하고, dice하여 1이 아닌 숫자가 나오면, 다음에 1이 나올 확율은 1/4에서 1/3으로 변한다. 이렇게 하여 다섯번째 되면 다음의 dice에서 1이 나올 확율은 1이 된다. 이론상 1이 안나오는 경우의 수에서 다섯번째에 실재 모든 재산을 걸면 그것의 5배를 받으니 대박이 된다. 그리고 "계속 같은 식으로 하면 세상의 모든 돈은 내것이 된다" 고 결론 내렸다.
이것은 이론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로 이것은 수많은 일련의 연속된 경우의 평균이고, 또한 한개의 숫자를 선택하여 계속 연속하여 그 숫자가 안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일련의 연속이라는 상황도 인위적인 설정조건에 불과하다. 예를 들면 연속하여 1이라는 숫자가 영원히 안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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