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Dream & Create 꿈꾸며 창조하다

꿈을 꾸며 창조하다

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철부지 여학생들

Hi Yeon 2013. 11. 3. 08:46

이른 아침부터 바빴다. 이리 저리 바삐 돌아 다니다 보니 많은 시간이 나도 모르게 흘렸고 어느 듯 오후가 되었다날씨는 선선하였으나 햇빛이 따스로웠고 한낮이 되자 햇빛이 차유리를 통과하면서 몸을 데웠다. 차창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시키면서 운행하여야만 하였다. 덥다고 오래동안 에어콘이 가동되는 밀폐된 작은 공간에 나를 가두어 두면 먹었던 물을  수없이 다시 마시는 항아리 속의 붕어가 같았기 때문이었다.

업타운의 조그만한 아파트가 밀집된 곳에서 주문이 왔다.  아마 학생들이겠지 하고 근처에 도착하자 앳된 아가씨 둘이 다가 왔다. 그들의 옷차림은 거의 반라에 가까웠. 한 여자는 앞좌석 문을, 다른 여자는 뒷좌석 문을 동시에 열고 탔다. 어찌보면 고등학생 같았다. 아니야 내가 너무 애들을 어리게 보았나 대학생이겠지 생각하고는 행선지를 물었다. 보통 도로명과 번지를 함께 주면서 부탁합니다 란 인사말을 붙이는 , 그들은 간단히 도로명만 Bear 라고 말하였다.  

Bear 라면 다리 건너 북쪽의 한적한 새로 지은 집들이 많은 주택지 였다. 작은 도시다 보니 멀어 봐야 차로 20분 이내 였다. 이윽고 Bear 도착하여 다시 정확한 번지를 물었다. 번지는 말하지 않고 가세요조금만 하였다.  몇 번을 그렇게 주문하더니 바로 아가씨가 오케 하였다. 나는 생각없이 도로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자 두 여자가 동시에 앞뒤 문을 열고 달려 갔다.

새로이 조성되는 주택지이다 보니 건물 중간 중간에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공터가 있었다. 그리고 공터는 넓고 나무가 없는 구릉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들은 그 곳을 원했던 것이었다. 여자가 갑자기 문을 박차고 공터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는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조차도 못하고  멍하게 있었다. 처음 접하는 경험이다 보니 상황 파확도 못하였다. "무슨 급한 일이 있나",  "돈이 없어 돈을 가지려 가나",  혹은 "어린 여학생들이 저러지" 하고 그냥 멍하게 나는 처다 보고만 있었다그들은 뒤도 처다보지 않고 한 칸의 공터를 지났다. 그리고 그들이 그 다음 구릉의 입구에 들어설 때에 나는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 시동을 차를 내 동켜 치고 차문도 열어 나는 그들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야... 돈, 돈...  하면서 2 정도 총알같이 뛰었다. 정말 미친 듯 뛰었다. 고국을 떠나 이방인이 되고 나서 이렇게 미친 뛰어 보기는 처음이었다.  깡마른 내몸은 바람같이 날았다그들을 10여 미터를 앞두고 낚아 챌듯 다가서자 갑자기 그들은 버렸다. 그들이 들어 공터는 계속 뛰기에는 힘든 구릉이었고  , 돈하면서 남자가 질주하면서 따라오니 그들도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그들은 설마 두고 따라 오겠어 하고 도망치다가 상황이 다급하다 보니 그들도 두려웠으리라. 아니 한마디로 귀찮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았다. 나도 자리에 버렸다그리고 처다 보았다. 그들은 뒤에 있는 나를 유유히 지나  별 일 없었던 것처럼 차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왔다. 그리고 그들은 뒤를 따라 오는 나를  의식한 그곳에서 3 개의 건물을 지나 다음 집에 들어갔다. 단독주택에 들어 갔으니 나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단독주택 정문을 들어가는 것은 경험으로 보면 이곳은 내집이니 조금 기다리라 는 뜻이었다. 이윽고 아주마가 나오더니 나에게 지폐 한장을 건넸다. 아마 그들 중에 사람의 엄마이었으리라 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술을 먹고 와서도어머니 택시비하면 그냥 웃으며 돈을 건네는 부모들을 자주 보아 왔었다. 이와 같이, 작은 돈이고 그것이 크게 문제되는 일이 아니라면 가족끼리 정을 깨어 가면서 시시비비하지 않는 그들의 사회를 일을 하면서 자주 겪어 보았다. 그래서 굳이 우리네 같이 어른이다 하여 사건을 설명하는 것은 오히러 그들에게는 불쾌한 일이 것이란 생각에 나는 아무 말없이 눈만 껌벅이면서 그냥 되돌아 와야 했었.

시간이 다소 지체되었지만 어찌 됐던 돈은 받았다. 그리고 나는 아무 일 없었던 것 처럼 다시 시내로 향했다. 바로 사무소에서 다음 주문이 왔다. 다음 행선지로 향하면서도 방금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쉽게 생각을 끊을 수가  없었다. 세상 구석구석  어디에 살던 어린 것들은 비슷하지. 어린 것들이  집에는 가야 겠고 부모에게 택시비를 말하기는 평소에  잘못이 많았겠지.  그래서 그들이 겨우 생각을 짜서 만든 방법이 낮선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초기의 나보다 원시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린 나이는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정확한 번지를 주지 않은 , 앞뒤 좌석에 각각 탄 점,  그리고 말 없이 조용히 있었는 것을 보면  계획성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였다그러나 어린 학생이 철없이 하는 짓이라 나로서는 웃고 넘어 밖에 없었다.

이런 일이 있고 부터는, 하나 하나가 돈에 관한 일이다 보니 나도 조금씩 약아지기 시작했다. 손님의 거동을 눈여겨 보기도 하고, 손님이 내리기 전에 요금 확인도 해 보고, 손님이 운행 도중 잠깐 있어 내릴 때에도 혹시나 하고 조심 조심 하였다. 그리고 얼마간 예민하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방인인 나의 눈에는 코끼리 다리 더덤는 것에 불과 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손님들이 젊잖았고  많은 그들이 나에게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사실이었기에  필요이상 대응하다 보면  오히러 내가 힘이 들었다.  오래지 않아 마음은 다시 느슨해 졌고 대충 손님을 믿는 이전의 기분으로 되돌아 갔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