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Dream & Create 꿈꾸며 창조하다

꿈을 꾸며 창조하다

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장어와 같이 고향을 돌아 본다

Hi Yeon 2013. 10. 1. 05:02

 

 

 

 

 

장어와 같이 고향을 돌아 본다

우리의 젊은 시절을 되돌아 보면 무척이나 바빴던 같았다베이비붐 세대에게는 특히 더 그러하였으며 이것은 열심히 사는 젊은 시절의 특징이기도 하였다또한 바쁜 와중에도 고향에 들러 부모님을 자주 찾아 보았다.  모두들 그러하려니 하였고 그래서 별 생각없이 하였던 것 같았다.  캐나다에 살며서 여러가지 직장도 다니면서 현지 사람들을 만난다. 오늘도 나를 기다리는 손님은 그 얼굴에 그 말 그리고 차창넘어 보이는 것은 그 산천이다. 매일 자주 그렇게 하면 여기가 내가 아주 오래동안 살았던 곳으로 착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고향모습이 찰라로 여기 것과 겹친다. 그때마다 고향이 그립기도 하다

나는 처음 여기 캐나다에 도착하였을 때는 적응하여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향수를 생각하는 것이 스스로 하나의 사치로 여겼다. 자식앞에서 강해져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부모로서 사명과 현지인 앞에서 약한 모양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내 나름대로의 자존심, 그렇게 함으로서 빨리 정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어우려져 마음을 스스로 굳게 다잡았다.

나는 수년 동안 프레데릭톤 구석구석을 내 눈속에 집어놓고 또 넣었다. 그래서 눈 감으면 여기의 거리모습  사람모습  들판모습 들이  나의 보편적 모습으로 머리과 마음속에서  나타났다. 아마 매우 자주 프레데릭톤 구석구석을 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난 이유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가끔 커피한잔을 들고 다운타운을 거닐다 보면 여기가 내가 오래 살았던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매주 새벽공기를 헤치고 차를 몰다 보면 옛날 고향의 신선함마저 들기도 한다. 거리에 마주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다 보니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별 의미없이 처리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매일 도심과 주택가 속에서 돌아 다니다 보면, 마치 젊은 시절 오랫 동안 함께하여 왔다는 생각이 저절로 가슴에 스며 들어서  마치 세상의 모습이 다 그러하리라 하는 착각속에 빠지기도 한다.

어쩌다가 모르는행인과 마주칠 때면 그들이 먼저 눈 길을 주고 인사하는 것이 숙스러워 이제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눈 길을 주고 길을 양보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반쯤은 내 고향에 왔나 하고는 스스로 위안을 한다.

세인존 강변에서 도심을 처다보기도 하고 혹은 도심 중심에 서 있을 때도 많았다. 또한 강변따라 트레일 위를 뛰는 이들을 지켜 볼 때도 많았다. 그때마다 머리에 떠오르는 수목의 전경은 고향의 그것과  다름이 없고 마음에 비치는 도심의 전경은 상상의 고향과 흡사하였다.

어떤 때는 마음속의  고향으로 새기기 위하여  도시와 강물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수채화로 그려보기도 하였다간혹 방안에 피아노 소리를 틀어놓고 앞마당의 푸른 잔디를 바라 보면서 세인존 강물위에 비치는 도시의 의미지를 생각하다 보면 젊은 시절 그랬듯이 여기가 거긴지 거기가 여긴지 모를 때가 있었다.

그 많은  세월 속에서 캐나다의 환경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하였슴에도 불구하고  자주 고향의 산천이 그립고 그 곳에 있는 형제가 그리운 것은 나의 모질지 못함 때문일까?

마침 장어 이야기가 그 실마리를 풀어주는 것 같다.

강물 끝자락까지 올라온 어미 장어가 새끼를 부화하면 그 새끼 장어들은 하류를 거쳐 먼 태평양 중심까지 다녀와서 다시 어미가 자기를 낳아 준 강물 하류의 근처로 돌아와서 성장하여  자기 어미가 하듯 산란을 위하여 강물 끝자락까지 죽음을 무릅쓰고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떠 올리고는 매일 여기의 모든 것을 오래동안 자주, 특히 택시운전을 하면서, 마음 속에 집어넣고 새겼으나 마음 한 구석에 빈 공간이 있는 것을 보면 처음 태어났을 때의 환경이 우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내가 태어나자마자 그때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은 내 의지와 관계없는 어떤 존재의 이유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