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태우다 보면 이별의 장면을 자주 본다. 이별이라 하면 거창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기서는 단지 가까운 사이 잠깐의 떨어짐이다 라고 보면 맞다. 이별의 장면을 자주 일어나는 곳이 있다.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일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그 곳을 소재로 많이 한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사실은 출발지인 집 앞에서도 이별이 많이 일어난다. 그것을 본의 아니게 지켜 보아야 하는 것이 나의 조그만한 일들 중의 하나이다.
아파트나 주택에서 둘이 나온다. 보통 나는그들을 여인 사이로 추정한다. 그들은 서로 헤어질 때 보통 가볍게 키스를 하기도 하고 깊은 포옹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여러 번 반복한다. 어떤 경우는 몇마디 하고 키스하고 또 몇마디 주고 받고 포옹한다. 잠깐의 드라마가 끝나면 드디어 그들은 같이 혹은 그 중 한사람이 차를 타기 위해서 나에게 온다. 이런 이별 순간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버스터미날이다. 주로 젊은이들이 대부분이고 주말이나 방학시작 무렵이면 많은 만남과 이별이 이곳에서 일어난다.
몇년 전 조그만한 상가에서 일할 때가 있었다. 직원이라 해봐야 네명 정도 있었고 그 중에 카운터 일을 하는 칼리지 2년차 아가씨가 있었다. 이름은 스테파니, 영화 제작을 꿈꾸는 학생이었으며 , 흑도 백도 아닌 중간의 톤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와 틈틈이 대화를 하다 보면 그녀의 고향이야기, 부모이야기, 학교생활 이야기를 통해 동부 캐나다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며칠 동안 휴일이 시작되어 그녀는 고향에 가서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 참이었다. 그녀는 여행용 가방을 준비한 채 일을 하고 있었다. 물어 본 즉, 일을 끝내자 마자 버스터미날로 갈 예정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나와 일 마치는 시간이 비슷하여 내 차로 그녀를 버스터미날 까지 바래다 주었다.
버스앞에서 사람들이 제법 서성거렸다. 우리는 터미날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나는그녀에게 '안녕'이라고 말하였다. 순간 그녀는 나에게 다가와서 포옹을 하였다. 나는 깜짝 놀랐다. 다운 타운 큰 길 옆 공터에서 그것도 대낮에 순식간에 이루어 지다 보니 그 놀람은 더 컸다. 상황이 이미 벌어지다 보니 비슷하게 이별의 드라마가 재현되었다. 세번의 포옹이 마치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멀어지더니 버스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가에서 일 시작과 끝 무렵 보통가볍게 포옹을 하면서 만나고 헤어진다. 그녀가 그렇게 하니 저절로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모두들 자주 그렇게 하였고 그래서 일부러 거부하는 것도 오히러 이상하리라 여겼다. 그런 방법으로 서로 인사하고 지내다 보니 대화도 좀 더 부드려워 졌고 또한 일하는 환경도 좀 더 편안해졌다.
버스터미날에서 그녀와 헤어진 이후 나의 사고는 많이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손님을 기다리면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전에는 그런 포옹를 이상한 것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그러한 드라마를 젊은이들의 애정 행각 혹은 그렇고 그런 사이의 이별, 등등 남녀관계의 속세화된 경우로 여겼었다. 즉 “재들은 같이 살다가 이제 헤어지는 구먼” 하고 말이다.
이별이나 만남의 순간에서 아버자와 딸이 있을 수 있고 엄마와 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친구사이 혹은 연인사이도 많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그러한 드라마는 너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감사의 표현 그리고 너와 만나니 너무 좋다는 애정의 한 표현일 것이다. 오늘도 이별과 만남의 장소 한가운데 있다. 이제는 옛날과 다른 시선을 주면서 “이러한 드라마가 세상을 많이 따뜻하게 하고 부드럽게 만들구나” 하면서 그들을 지켜본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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