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25 투르키에 (Turkiye) 여행과 역사
올 여름 패키지여행으로 투르키에 12일 여행을 다녀왔다. 배낭으로 세계여행을 주로 한 나는 여행사가 주관한 패키지여행은 처음이었다.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패키지여행이었지만, 여행사 인솔자가 알아서 챙겨주는 밥, 정해진 호텔과 버스와 비행기로 매우 편했다. 한편으로는 빡빡한 일정과 장시간 버스이동 때문에 피곤했다. 그러나 여행 중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면 피곤한 여행이더라도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만한 경비에 이만한 신비함을 얻는다면 아무리 큰 고통이라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비잔틴 문화를 흡수하고 성장한 거대한 오스만 제국이 쪼그라들어 오늘의 투르키에가 되었다. 몽골군이 아나톨리아 반도까지 확장할 때 즈음, 아나톨리아 반도 서쪽으로 밀려갔던 일부 투르크 족이 오스만 제국을 세웠다. 몽골의 공격에 위축되어 반도 서쪽으로 쫓겨 갔지만, 몽골이 아나톨리아 반도 동측에서 주춤하는 사이, 오스만 제국은 몽골과 비슷한 유목 민족의 탁월한 전력과 전락으로 남유럽, 북아프리카, 동지중해 지역을 장악하여 대제국을 세웠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함으로서 제국이 쪼그라들게 되었고, 그것이 오늘의 투르키에가 되었다.
문화적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혼재, 종교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의 융합, 지리적으로 서양과 동양의 길목에 있는 투르키에의 역사를 보면, 그들의 기원인 오스만 제국의 영광이 보였다. 오스만 제국은 발칸 반도와 콘스탄티노플(현재 이스탄불)을 점령하고 동로마 제국을 정복하였다. 그리고 지중해 연안의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하여 해상 강국이 되었고, 중앙 유럽과 북아프리카까지 그 세력을 펼쳤다.
제국은 페르시아와 비잔티움 영향을 받아 특유의 이슬람 투르쿠 문화를 만들었다. 천문, 수학, 농학, 언어학에 이르기까지 학문의 모든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일반 주민의 문맹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탁월한 군사력, 통치력, 열린 사고로 다양성을 포용하면서 동서양의 문명을 혼합하여 제국을 발전시킨 오스만 제국은 세계사에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들의 특별함을 정리해 보자.
1. 유목 문화가 정주 문화(유럽 문화)를 정복
2. 유목 민족의 월등한 전쟁 기술과 전략
3. 유럽의 왕권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점령지에서 조직적인 통치.
4. 종교, 민족, 계층, 피정복자 출신 등등 관계없이 능력 위주 발탁
5. 다양한 언어와 종교, 그리고 민족을 수용하는 포용성
6. 종교(이슬람)로 다양하고 이질적인 이민족을 강력하게 결집
7. 타 문화를 적극 받아들여 흡수·발전시켜 자기 것으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과 열린 사고
8. 월등히 발전된 과학, 수학, 천문학, 농학, 언어학, 등등 모든 학문의 탁월함
오스만 제국은 탁월한 능력으로 북아프리카, 지중해, 아나톨리아 반도, 중앙아시아 지역을 통치하면서 문화를 꽃피웠다.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확장은 유럽의 왕권주의와 신권주의에 파묻혀 동굴 속에 있었던 유럽이 깨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은 오스만 제국의 자극으로 개혁이 되었고, 과학이 발전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럽인이 육로로 중동을 거치지 않고 대양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일으켰다. 결국 유럽은 바다를 통하여 신대륙 발견하였다. 이는 유럽이 세계를 제패하는 큰 기폭재가 되었다.
나는 동서양의 교차 지점인 오늘의 투르키에를 둘려보고는 만감이 교차하였다. 투르키에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 그리스에서 보았던 유적들이 산재해 있었다. 특히 아나톨리아 반도 지중해 연안에는 여기가 그리스인가 하고 착각할 정도였다. 생각해 보니, 본래 여기는 그리스 문명의 요람지였다. 그 시절 유럽인들이 지중해 바닷길을 통하여 쉽게 들락날락하였던 곳이다. 여기서 기독교 신앙이 싹트고 융성하게 되었다. 아나톨리아 반도 남부 지역을 돌면 초기 기독교 성지가 많은 이유다. 즉 아나톨리아 반도는 지중해 유럽인들이 살면서 문명을 꽃 피웠던 오랜 고향이었다. 그런데 몽고가 중앙아시아로 밀고 내려 올 즈음에 오스만 제국이 이 지역을 정복하였고, 현재 지금 아나톨리아 반도는 오스만 제국을 이어받은 투르키에 지역이 된 것이다.
투르키에(Turkiye) 인의 원조는 옛날 중국 서부와 북서부에서 거주한 흉노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중국 서부는 흉노, 중국 북부는 몽고, 중국 동부는 거란 여진족이 살았다.) 여러 부족으로 이루어진 흉노는 수세기 동안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페르시아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참고로, 한국인은 오래 전 몽고 동쪽에서 살았던 유목 부족 일부가 동진하여 한반도에 정주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목 민족은 먹는 것 빼고는 스스로 생산하여 소비하는 문화가 아니다. 그리고 고정하여 사는 정주 문화가 아니다. 이동하면서 산다. 즉 사는 데가 고향이다. 그래서 남을 것을 빼앗아 사는 것이 그들의 생존 본능이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은 월등한 통치 능력과 탁월한 열린 사고로 다양한 언어와 민족을 통합하여 아나톨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찬란한 정주 문화를 꽃피우는데 성공했다. 이제 그들은 여기가 그들의 영원한 고향인 것이다. 물론 전성기의 과거보다 크게 쪼그라들어 지금의 투르키에가 되었지만, 투르키에 여행과 역사에서 보고 느낀 그들의 대단함과 특별함으로부터 그들이 다시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강국으로서의 모습을 나는 선명하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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