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2월은 내 졸업식날 이었다. 2년의 전공과정(Jewellery & Metal Design Diploma)을 마치고 드디어 졸업식을 갖는 것이다. 애들을 돌보고 주말에는 일하면서 그 틈새를 이용하여 공부한 것이라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다. 그러나 보람된 시간들이었다.
타국에서 나이들어 공부를 하다보니 하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많았고 또한 젊은이들에 끼어서 하는 공부이다 보니 그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겠다는 의지가 많았다. 그래서 밥먹고 자는 시간 빼고는 생각하였고, 그림을 그렸고, 그리고 디자인하면서 작품을 만들어 갔었다.
졸업식 날은 맑은 하늘에 따사로운 햇살로 보기 드문 최고로 좋은 날씨였다. 아침 9시 나는 흰색 셔츠를 입고 걸어서 다운타운에 있는 졸업식장 (The Play House of Frederericton, 시립연극관)으로 갔다. 오전에 예행연습을 하고 나서 다운타운에 있는 학교로 되돌아가서 그곳에서 졸업복과 사각모를 쓰고 시내를 행진하였다. 그리고 졸업식장에 입장하였다. 이때 미리 자리를 잡은 졸업생가족들과 축하객들은 일어서서 박수로 우리들을 맞이 하였다. 둘려보니 1층 중앙에는 졸업학생들이 차지하고 그 둘레와 2층좌석은 졸업생가족과 축하객으로 만원이었다.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O Canada 합창에 이어 영혼을 불러내는 듯 한 캐나다 원주민들의 노래로 졸업식은 시작되었다. 이어서 축사가 끝나자 졸업생들은 한사람씩 한사람씩 단상으로 올라가서 주임교수과 포옹을 하고 그리고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장 수여가 끝나고 나서 마지막으로 올해 졸업학생중 최우수학생 1명에게 시상되는 Canada Govener General's academic award and medal 시상식이 있었다. 모든 대학교가 주립 혹은 국립인 캐나다에서는 대학교마다 그해 최우수 졸업학생 1명이 Canada Govener General 로부터 상장과 메달을 받는 졸업식 피날레 행사같은 것이다.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나는 단상으로 올라갔다. 단상위에서 나 홀로 스폿라이트가 비추어지자 많은 박수가 이어졌고 나도 모르게 나는 두 주먹을 쥐고 높이 흔들며 포효했다. 그리고 나의 이력과 공부과정 수상내력에 대하여 연사의 설명이 한참동안 이어졌다. 설명이 끝나자 나는 상장이 들어있는 액자과 메달을 받고는 관중석을 향해 그 액자을 높이 치켜 올렸다. 그러자 모두들 일어서서 박수로 환호하였다.
학생과 축하객 사이 동양인은 아마 나 뿐이었 것이다. 그것도 나이들은 만학도. 그들은 여러 전시회에서 자주 나를 보았을 것이고 내 이름을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쉽게 내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였을 것이다. 졸업식이 끝나고 Beaverbrook Art Gallery (시립전시장)에서 졸업식 리셉션이 열렸다. 이때도 나는 내빈객들로부터 악수와 포옹을 계속 받았다.
뒤 돌아보면 긴긴 겨울밤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보냈다. 주말에는 택시로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세상을 눈과 가슴에 박아 넣었다. 주중 수업시간에는 번쩍이는 생각을 꺼집에 내어야 했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손끝이 뭉그러져 갔다.
그보다는 단상의 연사가 설명하는 것과 같이 나는 항상 고민하면서 살아 왔었다. Why is that there? What does it mean? How can I express the emotion? where am I and for what am I going to now? 머 이런 것들이었다. 마치타국에서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혼자 외로이 우거진 밀림을 지나간다는 그러한 압박감을 이런 방식으로 이겨내며 살아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꾸준히 정진할 수 있었던 것은 주임교수 Brigitte의 특별한 관심이었다. 그녀는 내가 필요할 때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었으며 또한 항상 나를 격려해 주고 다독여 주었다. 이날에도 그녀는 내 주위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내 물건을 들어주고, 내빈객들에게 인사시켜 준다. 또한 깊은 포옹으로 거듭 축하해 주는 것도 아끼지 않는다.
그분에게 감사드린다. "상장과 메달을 내가 보관한다. 그리고 학교 홀에 걸어 놓을 테니 빠른 시일 내에 학교로 되돌아 오라"고 하는 그분의 말을 떠올리며 오늘의 영광을 자축해 본다. 그리고 그날을 위하여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길위에 서서 넓게 세상을 보고 다양하게 느끼며 또한 심각하게 고민도 할 것이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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