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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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내 마음의 힐링 드라이브

10달라어치만 가시죠

Hi Yeon 2014. 11. 17. 12:29

요즘 경기가 많이 안 좋은 모양이다. 택시기사들이 많다. 경기가 나쁘면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 대안으로  택시기사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자연히 나를 포함한  경력이 짧은 기사들은 한가해진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을 만났다. 아주 젊은 분이었다. 가는 행선지와 어깨에 멘 국방색 가방을 보면 군인 양반이 틀림이 없어 보였다. 어디로 가시냐고 물으니 손님은 정확한 위치는 말하지 않고 10달라 지폐를 내밀면서 Oromocto 가는 길 도중 아무 곳에 내려 달라는 것이었다.

 

Oromocto는 내가 사는 도시 Fredericton의 인근 작은 마을로 군사도시이다. 군사시설과 훈련장이 이 도시의 기본 기능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주로 군인들이 거주한다. Oromocto에 사는 주민들은 쇼핑이나 술마시기 위해서 혹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큰도시인 내가 사는 도시로 오곤한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마땅한 공공운행 수단은 없다. 때문에 보통 자기 차를 몰고 다니든가 아니면 택시를 이용한다.

 

Fredericton과 Oromocto간 거리는 약 22 km, 손님이 승차한 Fredericton반대편 외곽부터 Oromocto의 군사훈련시설까지는 약 30Km가 되어 택시요금은 25달라 정도 된다. 즉 15달라가 더 없어서 10달라 만치만 가자는 것이었다. 요금은 거리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달라 어치를 간다면  도시와 도시의 경계선에도 갈 수가 없다. 가봐야 시내 경계안이다. 사실 돈으로 치면 30Km중 1/4정도만 갈 수가 있다.

 

그를 태우고 가는 도중  10달라에 해당되는 지역에 내려 주었다. 사무실에서 그곳까지만 가라고 하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내려야 할 위치가 딱히 정해 놓은 지점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좀 더 가서 높은 언덕위에 내려 주었다. 그는 그곳에서 남은 거리를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가면 편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를 내려주고 되돌아 가면서 사무실로부터 다음 손님을 태울 행선지를 받았다. 듣고 보니 다름 아니라 방금 내린 손님이 가는 방향과 같았다. 방향을 틀어서 그가 가는 곳으로 달렸다. 얼마 아니 되어 걸어가고 있는 바로 그 양반이 보였다.

 

살짝, 빵빵... 하고는 그 옆에 멈추었다.  그가 처다 보았다.

 

타세요, 마침 그 방향으로 손님이 있어서 가야 하는 데 그곳까지  태워 줄테니 타세요.

 

나는 그를 태우고 다시 하이웨이를 달렸다.  20Km 을 걸어야 하는 그에게는 작은 행운이었다. 그는 젊은 군인이고 정오의 대낮인데 좀 걸으면 어떻냐 만은...

 

살아 가면서 저절로 행운이 오는 경우가 있다.  전근으로 어쩔 수 없이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 그리고 지방으로 왔다. 몇년이 지나고 보니 그때 아파트 값이 최고였다. 돈이 필요해서 주식을 팔아 치웠다. 팔고 보니 그때부터 주식은 줄곧 내리막 길이었다. 아무리 시험을 잘 쳐도 매번 불합격이었다. 별 마음 없이 치루었는 데 시험에 합격했다. 이민 오면서 비지니스를 덜컹 매입했는 데  잡고 보니 너무 너무 좋았고, 또한 그때 환율은 최저였다.

 

머, 이런 것들이다. 이런 것을 타이밍이라 한다. 매번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타이밍이 한번 정도는 우리 인생을  변화시키는 좋은 Turning Point가 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시점에 기대하지도 않았는 데 이런 기회가 오면, 단지 어떻게 받아 들이는냐가 중요하지만, 사실 인생은 쉽게 갈 수가 있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