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아름다움으로 돌아가자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진다. 서양사람들은 동양사람들보다 몸이 크고 열이 많은 체질인 관계로 특히 심하다. 화창한 6월의 어느 휴일날, 쇼핑센타나 시내 거리를 운전하거나 거닐어 보면 여성들의 옷이 너무 가벼워졌구나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옷을 입는다고 하기보다 천조각을 몸에 약간 걸친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 되겠다. 샌달에 초미니 바지 그리고 끈없는 브라 형태의 상의가 그것의 한 형태가 된다. 마치 여름 해변가에 온 기분이다.
Fredericton 업타운과 다운타운을 연결하는 주도로인 Regent Street 좌우에는 학생들이 주로 사는 방골라형태의 주택들이 많이 있다. 그 지붕위에서 여대생들이 비키니차림으로 태양 빛을 즐기고 있다. 그들은 지붕 바닥에 앉고 눕고 하며 책을 보거나 망중한을 즐긴다. 그 뿐만 아니다. 주택 잔디 위에도 젊은 아가씨들이 홀닥 벗고 태양을 안고 있다.
UNB(NB주립대학교)는 Fredericton시내의 동측에 있다. Fredericton 도시가 구릉으로 된 강변의 경사지에 자리잡은 까닭으로 대학교 전체가 경사지이다. 크지 않은 대학 건물들 사이사이 잔디가 펼쳐져 있고 그 구석 구석에 기숙사가 있으며 구릉 부분에 큰 아파트들도 있다. 그 곳에 들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 화사한 햇빛이 비치는 아스팔트 바닥에 비키니 차림의 아가씨들이 드러누워 있다. 또한 학교 내 도로마다 휴일을 즐기기 위하여 가벼운 옷차림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걸어 나온다. 아직 한 여름이 아니어서 그럴까? 햇빛에 가열된 아스팔트의 열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따사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시내중심과 연결되는 Woodstock Road를 진입하면 바로 Wilmot공원이 도로 옆으로 펼쳐진다. 숲속에 테니스장도 보이고 노천 수영 놀이터도 보이며 그 옆으로 넓은 잔디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나무그늘을 피한 한 여성이 비키니차림으로 누워서 햇빛을 안고 도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 강아지는 그 옆에서 졸면서 주인의 팔을 베고 있다.
Wilmot공원옆으로Odell Park가 있다. 그곳 넓은 잔디 구릉에서 결혼사진 촬영이 한창이다. 신부와 그녀의 친구들도 거의 전라의 원피스 옷차림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뒤로 햇빛이 화사하게 들어오는 구릉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져 파티를 즐기고 있다. 여성의 파티복 역시 매우 가볍다.
Superstore에는 장을 보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온종일 오간다. 여기서도 젊은 여성 옷차림은 여전하다. 몰안에서는 쇼핑을 즐기는 사람으로 북적대고 그들은 마실 것을 손에 들고 조각스타일 옷을 파는 옷가게나 수영복 코너에서 무엇을 살까 하고 서성인다. Fredericton 다운타운 쪽으로 눈을 돌려 보면 주말마다 여는 재래시장 있다. 이곳은 먹자 골목이자 특산물장터이다. 여기서도 반라의 여성들이 가족 혹은 친구, 연인과 휴일을 즐기고 있다.
오늘 일요일은 화창하고 매우 따뜻하다. 햇빛 아래에서는 덥기 조차하다. 다운타운 전체가 젊은이와 여성의 열기, 빛깔로 물들어져 있다. 그들은 웃고 마시고 때로는 서로 소근거리며 젊음을 뽐내고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하늘에서는 열기와 빛을 내리고 건물과 도시가 그들을 둘려싸고 있는 형태로 그것은 마치 노천 원형무대에서 펼쳐지는 '한여름날의 연극'과 같다. 긴긴 겨울을 지내고 자주 흐림과 비 소식을 반복하다 보면, 오늘 휴일이고 또한 화창한 날에, 나라고 시원스래 벗고 시내로 아니 나가고 뻣길 수 있으리라.
여성을 보통 꽃에 비유한다. 꽃 봉우리가 맺힐 때는 너무나 아릅답다. 꽃이 활짝 피었을 때는 그 아름다움은 절정에 달한다. 세상에는 수만가지 종류의 꽃들이 있다. 온실에도 있고 들판에도 무수히 많다. 그 많은 꽃들이 저마다 자기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 꽃에 덧칠을 하고 장식옷을 입히면 어떨까? 아무리 칠을 잘하고 장식 옷을 입히더라도 꽃 그 차체보다는 못할 것이다. 그러한 칠과 옷들은 꽃이 시들어 추한 부분이 나타날 때 그것들을 가리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필요한 한 방법에 불과하다.
사용하거나 혹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노후하거나 보기가 흉할 경우 건축물이나 조형물들을 새로 칠을 하거나 다시 외부마감을 덧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세월따라 생기는 원숙함이 감추어지고 때론 사라지게 된다. 사람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퇴색되고 거칠어지고 변화된다. 그리고 우리는 옷을 입고 그것들을 감춘다. 그때 우리의 퇴색함과 원숙, 노후와 익음도 함께 감추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몸은 하늘이 내려준 가장 아름다운 옷, 즉 천상의 옷이다. 우리는 신분과 관습과 지위 때문에 스스로 만든 지상의 옷으로 천상의 옷을 가려 버린다. 봉오리가 막 나온 꽃, 활짝 핀 꽃, 그리고 이제 시들어 꽃잎이 한 둘 빠진 꽃, 다 나름대로 천상의 옷이 그들에게는 있다. 줄기가 무성한 꽃도 있고 키가 큰 나무꽃도 있다. 흰색 백합도 있고 황색의 매리골드도 있으며 검붉은 장미도 있다. 모두 다 그 자체로 아름답다. 색깔과 종족 그리고 나이와 체격이 달라도 최고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 천상의 옷이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여!
이제 따뜻한 휴일만이라도 마음껏 벗어 버려라. 그리고 추한 냄새가 나는 지상의 옷을 벗고 밖으로 나가자. 들판의 야생화처럼 태양빛과 바람아래서 본래의 천상옷으로 갈아 입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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