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03 굳건한 가치관으로 산다
나는 대학 시절부터 테니스를 쳤다. 그 당시는 1980년대라 테니스는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였다. 대학등록금도 해결하지 못한 촌놈이 폼 좀 내려고 중고 테니스라켓을 들고 혼자 테니스장을 찾았던 것이다. 그때 기분을 잊지 못하여 대학졸업 후 직장을 갖고부터 나의 테니스 사랑은 계속 이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거의 30년을 즐겼다.
그런데 나이 60세를 넘기니 팔꿈치에 테니스 엘보가 생기고 무릎마저 시큰거렸다. 정형외과를 찾아 치료해 보았으나 재발이 반복되었다. 내 몸무게는 60kg에 못 미친다. 체중으로 보면 테니스 라켓은 나에게 무거운 편이다. 특히 운동 중에 라켓을 좌우로 휘둘려야 한다. 게임을 하면 이기고자 하는 욕심도 생긴다. 그래서 몸을 격렬하게 다룬다. 그때마다 무릎이 뒤틀린다. 이제 나이가 들었다. 과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테니스를 영원히 그만 두었다. 테니스장을 지나칠 때나 테니스 동호인의 권유가 있을 때, 혹시 작은 유혹이라도 생길까 봐 라켓과 용품을 다 버렸다.
내가 사는 아파트 근처에는 아침 해뜨기를 볼 수 있는 좋은 등산로가 있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이 신비스럽게 펼쳐진다.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애용한다. 아침에 즐기는 사람, 오전에 즐기는 사람, 오후에 즐기는 사람 등등 다양하다. 나도 동참했다. 아침마다 산을 오르니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건강해진다. 나는 빠른 걸음을 다녀온다. 집으로 돌아오면 두세 시간 걸린다. 피곤하여 가기 싫을 때도 무조건 출발한다. 역시 다녀오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침 등산을 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등산을 할 때는 무릎 사용에는 이상이 없다. 아마도 테니스 칠 때와 등반할 때에 사용하는 근육이 서로 다른 모양이다. 테니스는 무리한 몸 비틀림이 있지만 산을 오를 때는 그런 비틀림이 없기 때문인가? 등산은 운동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등반을 한동안 즐기는 도중에 친구가 탁구를 권했다.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터라 나는 탁구에 구미가 당겼다. 탁구는 실내 운동이고, 공과 라켓이 가벼워 내 몸에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중고 선수용 탁구 라켓을 구하여 도전했다. 나는 무엇이든 생각한 후에 괜찮다면 행동하는 성격이다.
동사무소 복합커뮤니티 시설에 있는 탁구장 시설은 완벽했다. 총 7면 탁구대가 있었다. 탁구장 앞에 넓은 홀이 있고, 여기서 동호인끼리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총무 역할하시는 분이 다과를 준비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남녀 샤워 실도 완벽하다.
매일 오전, 오후, 저녁 시간, 하루 종일 많은 동호인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었다.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도 많다는 것이다. 기회란 흥미롭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와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등산은 홀로 하는 운동이라 좀 심심하던 차에 탁구는 나에게 큰 흥미를 일으켰다. 아침을 먹고 바로 이곳으로 달려와 동호인들과 어울려 운동한다. 그리고 샤워하고 나오면 점심때가 된다.
나에게는 동호인과 어울려 테니스를 쳐 왔던 오랜 경험이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동호인 사이에 알력이 생긴다. 성격이 다르고, 나이가 다르며, 실력도 다 다르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하거나 더 잘 치는 사람과 운동을 즐기고 싶어 한다. 운동뿐인가? 공부할 때도 그렇고 어울려 사귈 때도 그렇다. 세상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자연 초보자나 실력이 낮은 사람은 외톨이가 된다. 상급자가 한두 번은 쳐 주지만 계속하기는 어렵다. 실력이 많이 차이가 나면 하급자는 나름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상급자는 노동이 되기 때문이다. 그도 귀한 시간 내어 즐기기 위하여 탁구장에 왔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등산이야 혼자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러나 상대가 있는 운동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여러 동호인들은 탁구를 즐기고 있는데 혼자 덩그렁 의자에 앉아 있으면 어떤 때는 처량한 느낌이 든다. 가끔 초보자라 하더라도 누군가 치자고 권할 때도 있다. 나보다 나은 사람과 공을 쳐 보면 매번 공을 주려 다닌다. 내가 못 쳐서 그런가 하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위축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운동이다. 이때 나름 사교술이 필요하다. 운동을 한 후 상대 분에게 음료수 한 캔을 드리거나 나름 자기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다. 이는 보통 여성분들이 잘하는 처세술이다. ‘나는 레슨으로 시작할 거야!’ 하고 처음부터 돈 주고 레슨을 받는 분들도 있다. 탁구장에는 이런 레슨을 권하는 선수급 동호인들이 많다. 작은 수고비를 벌기 위해서다. 레슨을 받으면서 탁구를 즐기는 것이 가장 좋으나 돈이 드는 일이다. 애들 공부시킬 때 학원에 보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사회생활이 다 그렇다.
테니스를 친 경험으로 누구보다 이런 경우를 잘 안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동호인들과 치지를 않았다. 운 좋게도 탁구장에는 공을 던져주는 기계가 있었다. 3개월 동안 오직 기계가 주는 공을 맞받아 쳤다. 초보자는 불가능한 일이나 나는 테니스를 쳤던 경험으로 탁구공을 어떻게 쳐야 하는 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와 백스윙에 자신을 가질 쯤 되니 같이 치자는 동호인들이 생기기 시작하였으며, 6개월이 된 지금은 상대가 잘 칠 수 있도록 공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었다. 물론 고수에게는 내가 고개를 숙이는 입장이다.
매일 하루 2시간 공을 쳤다. 만만한 사람과 게임이 아닌 랠리(난타) 말이다. 갑자기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긴 시간 엉금 주춤한 자세(자세를 낮추는 좌굴자세)를 취하고 허리를 수도 없이 빠르게 돌리니 무릎이 놀란 모양이었다. 그래서 준비 운동과 달리기를 병행했다. 그래도 탁구를 칠 때는 여전히 무릎이 시큰거린다.
3년 전 고향에서 전원주택을 손수 지을 때 이야기다. 그때 6개월 동안 매일 노가다 일을 하고 삽질과 벽돌 일을 했다. 갑자기 허리를 삐었다. 그래도 일은 계속해야 했다. 공사를 멈출 수가 없었다, 한쪽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면서 노가다 일을 계속 해나갔다. 뿐만 아니라 손수 밥도 지어 먹어야 했다. 몸이 아파도 나 혼자 하는 일이니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었다. 얼마나 답답했던지? 나는 그때 하느님을 찾았다.
“오, 하느님 제발 공사가 끝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며칠 후 동네 사람이 내 상황을 알고는 동네 한의원 침이 좋다고 하였다.
“그럼, 여기에는 어느 한의원이 침을 제일 잘 놓는가요?”
이웃이 금방 한 곳을 소개했다.
나는 침을 안 믿는다. 침은 엉터리 같은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엉터리 같은 침을 맞을까? 내 어머니는 허리를 다쳐 평생 침을 맞았다. 그 당시 어머니는 물리치료와 함께 한의사에게 침을 맞고 1,000원대 돈을 지불했다. 물리치료 덕분인가? 침 덕분인가? 하루 기분이 좋더니 다음날은 여전했다. 그때 어머니 말씀이 침을 자주 맞으면 몸살이 난다고 하였다. 왠 몸살? 침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어쨌든 그 시절에는 별 방법이 없었다. 수입이 없는 어머니에게는 매일 1,000원대의 돈은 컸다. 그래도 이것이라도 해야 했다.
이제 나에게 그 상황이 왔다. 답답하니 솔깃했다. 그래 한번 가보자.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면서 한의원을 찾았다. 작은 도시의 시골이라 해도 중심 대로변에는 여러 한의원들이 줄지어 있었다. 옛적부터 시골에는 병원, 의원보다 한의원이 많다. 그중 소개받은 한의원에 들렸다. 그런데, 웬일이야? 이 한의원에만 사람이 바글바글 했다. 나는 30분을 기다려 겨우 침상에 누울 수 있었다. 물리치료와 뜸과 침을 받았다. 큰 돈 드는 것이 아니고 내 스스로 큰 수고가 드는 것이 아니다. 다음날 또 찾았다. 그동안 집에 비상약으로 둔 이부프로펜(Ibuprofen, Advil)과 관절염에 좋다는 민간약도 먹었다.
그런데 웬일이야. 며칠 후 허리가 쉽게 돌아가더니 걸음걸이도 쉬워졌다. 일주일 후에는 거의 정상에 가까워졌다. 침? 이부프로펜? 민간약? 그중 어느 것이 작용했나?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내심 침 효과인가 했다. 회복이 되고 보니 ‘침은 엉터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무슨 근거가 있겠지. 사람 마음 참 쉽게 변했다.
그 후 침에 대하여 알아보고, 물어보고, 그리고 정리해 보았다. 사람 몸에는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인 경락이 있다. 이렇게 저렇게 그 경락을 자극하니 낫더라. 흐트러진 기운이 균형을 잡더라. 나름 경험적인 사고였지만 설득력은 있었다. 이런 특별한 생각과 그 때의 기억은 마음속 깊게 새겨졌다.
갑자기 침을 맞고 싶었다. 그래서 세종에서 KTX를 타고 경주 그 한의원을 방문했다. 친척을 보고 친구도 만난다고 하였지만 그것은 작은 핑계였다. 그 한의원은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주로 노인 분들이었다. 아마도 실력이 있다고 소문이 났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무척이나 친절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노인에게는 얼마나 구수하게 대하고 또한 얼마나 친절한지, 디지털 화된 요즈음 세상에 여기서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 형식이다. 한의사는 컴퓨터 없이 종이에 진료 사항을 기록한다. 종업원들은 경상도 식으로 마치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를 대하듯 한다. 전기 안마, 고온 찜질, 적외선 치료, 침, 부항, 뜸, 등등 침상에 누우면 연달아 해주는 서비스다.
침상에 누우니 전기 안마기가 돌아간다. 무릎이 시큰거린다고 말하니 무릎에 찜질을 해 주고, 그리고 팔과 다리에 여기저기 여러 군데 침을 주었다. 이렇게 경주에 머무르면서 며칠 한의원에 다녔다. 효험이 크게 있으리라 기대를 했을 것은 아니다. 좀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였다. 어떤 치료를 했다면 움직이지 말고 한동안 쉬어야 한다. 그래야 낫는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탁구를 쳤으니 낫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그것도 한의원에 두 번 다니고 말이다.
침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몸에는 혈관이 온몸 전체 구석구석 퍼져 있다. 온몸에 원활한 혈액공급을 위해서다. 근육활동에 혈액순환은 매우 중요하다. 그 혈관을 따라 경략이라는 신경전달 통로가 있다. 이는 몸을 조절하는 신호의 통로 역할을 한다. 혈관이 Hard라 하면 경락은 Soft다. 아무리 혈관 활동이 좋고 근육이 발달하였다 하더라도 경락에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다. 당연 몸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몸의 어딘가에 이상이 생긴다.
침은 이 소통되지 않는 경락부분을 자극한다. 그럼 몸에 작은 비상이 걸리면서 서로 소통이 된다. 그 결과 몸속 전체에 퍼져 있는 상비군이 아픈 곳으로 이동 집중하여 아픈 곳의 나쁜 놈과 싸운다. 즉 침은 이곳이 아프다고 알리는 작은 비상 신호다.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을 모아 집중적으로 내부의 적을 물리치는 전술이다.
만약 자신의 내부 힘이 클 경우, 즉 건강할 경우에는 쉽게 적을 물리치지만 자신의 내부 힘이 약할 경우, 즉 몸이 노쇠할 경우에는 효과가 적다. 노약자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때 반복적으로 침을 맞으면 몸살이 나는 이유다. 약한 내부의 힘이 너무 자주 자극되어 소모되기 때문이다. 한의사는 이때 섭생을 잘하고 규칙적인 생활로 몸을 잘 돌보든가, 혹은 보약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결국 침은 스스로의 힘을 집중하여 병을 이겨내는 방법이다. 잘 하면 성과도 좋다.
침도 하나의 약점이 있다. 비상을 걸어 몸 전체에 퍼져있는 상비군이 한 곳으로 몰리면 다른 곳은 텅 빈다. 한 곳을 제외한 전체가 약화된다. 즉 한정된 자원을 한곳에 집중하면 그 한 곳을 제외한 다른 부분이 소외되어 외부의 병균에 약하게 된다는 뜻이다. 전쟁을 할 때 여러 전선에서 모든 병력을 빼내어 한 전선에 집중하는 경우, 특별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병력이 없는 전선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는 것과 같다.
양의사가 처방하는 약은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외부의 힘에 의존하면 그때는 효험이 있으나 조금씩 내부의 힘은 약해진다.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부의 도움으로 치료가 되었을 때도 계속 내 몸을 강하게 하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인간은 세 가지 권력으로 자신을 조절한다. 몸, 마음, 그리고 의식이다. 몸은 행동하는 주체이며, 마음은 외부자극을 수렴하여 표현하며, 의식은 가치관을 정립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의식이다. 그래서 의식이 물들면 우리는 악마가 된다.
행동력이 강하면, 마음은 위축 되고 의식도 변한다.
마음이 사악하면, 몸이 흔들리고 의식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의식이 가치관을 버리면, 마음은 유혹에 잠기고 행동력은 약해진다.
인간의 몸, 마음, 의식을 국가 시스템에 적용해 보면 행정, 입법, 사법이라 할 수 있다. 가정에서는 가족의 경제활동, 가족의 대화, 부모의 가치관이다. 이 세 가지가 협력하여 잘 돌아갈 때만이 행복해진다. 그러나 개인이 건강하지 못하면 병들고, 가정이 사악하면 가정이 깨지고, 국가가 분열되면 우리 모두가 멸망한다. 오늘날 우리는 마음은 사악하고, 의식도 유혹에 물든 시절에 살고 있다. 외부의 적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내부의 문제다. 개인도 그렇고, 가정도 그러하며, 사회와 국가는 더 그렇다. 남을 탓할 수도 없다. 정말로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매우 심각해지기 전에 자극으로 비상을 걸어야 쉽게 내부의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 그 수단은 몸이 가지는 행동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생긴다. 몸의 한 부분이 문제가 생겼을 때 비상상태가 되면 모든 능력을 집중하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과 의식이 따라주지 않으면 효력은 없다. 사악한 마음은 오히려 건강한 몸을 해하고 의식도 그것에 덩달아 유혹에 자신의 가치관을 버린다.
이때는 침 정도는 효력이 없다. 침이 효과가 있어 몸은 회복되어도 마음과 의식이 변하여 따라 주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이때는 몸이 바닥까지 꺼져 죽음과 같은 고통을 느껴 보아야 한다. 그때 마음은 더 큰 고통을 당한다. 그리고 극도의 공포에 질려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몸과 마음이 살아나면 그때 의식도 자신의 가치관을 회복한다.
행동력이 나락에 떨어져 봐야 그때 마음과 의식이 정신을 차린다. 즉 죽을 지경을 당해 보아야 깨닫는다는 것이다. 미리 큰 비상사태를 알리는 아주 큰 침술 같은 것은 없을까? 나를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보류는 나의 의식이다. 이 의식을 바로 세우는 큰 침술은 없을까?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가 있다면 쉽다. 그것은 훈련된 의식이 관여한다. 가치관의 정립은 오랜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의지가 없다면 간섭받지 않는 권력은 자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다. 그럼 그 권력은 멸망한다. 인간은 몸, 마음, 의식이라는 세 가지 권력이 서로 의지하고 양보하면서 살아간다. 가정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다. 누가 그랬던가? 스스로 양보와 자정 노력을 해야 만이 끝없는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스스로 건강하고, 스스로 조절하고, 스스로 가치관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우리를 건강하게 해 주는 것이다. 개개인 사람이나 가족, 사회, 국가도 마찬가지다.
나는 최근 한 때 마음이 크게 혼돈되어 힘들었다. 나이 탓인가? 너무 외로웠나? 세월감이 서러웠던가? 며칠 밥도 안 먹고 술만 퍼 마셨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마음이 흔들리니 술을 찾았고, 이렇게 며칠 지속되니 결국 몸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별 수 있나? 몸이 나락이니 당연 마음도 더 바닥이었겠지? 마음의 고통이 더 컸다. 마음이 제일 먼저 반응했다. “나 좀 살려 줘?” 이때 나를 구해준 것은 나의 의식이었다. 굳건한 가치관이 정신을 차리게 하고는 바로 명령을 내렸다.
“운동으로 몸을 가꾸고, 마음을 바로 세워라.”
나는 일어나 달렸다. 곧 바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나는 꾸준히 운동을 하는 행동력은 있다. 무릎이 좀 아프면 어떠냐? 침으로 작은 비상을 걸면 나을 수 있다. 그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괜찮다. 침을 맞을 때 따끔하다. 최소한 몸과 마음에 대한 경고가 되니 말이다. 그때마다 효율적인 운동을 하면서 마음은 유혹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바닥까지 내려가서 큰 코 다치지 말고 작은 경고를 알아차리고 처신하려함이다.
그래도 가끔은 마음이 흔들린다. 그때마다 내 의식은 나를 바로 잡아준다. 내 굳건한 가치관이 내 몸과 마음을 떠받쳐 주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과 의식이 함께 혼미해져 자신의 몸을 해한다. 이 사회와 국가도 그렇다. 작은 문제에 미리 대처한다. 마음을 내려놓고, 굳건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나를 나답게 한다. 은퇴 후에 이렇게 사니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 것 같고, 외로워도 돈이 없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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