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17 이 가을에 세 권의 책을 읽고
세종에는 동마다 주민센타가 있고 그곳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곳에서 언제든 컴퓨터를 접할 수 있고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세종국립도서관은 대형도서관이기에 전문적인 책이 많지만 여기는 교양서나 통속적인 책이 대부분이다. 도서관 크기도 적다. 하지만 이용객이 적어 나에게는 매우 편하다. 요즈음 코로나 시절이지만 여기 만큼은 매일매일 문을 연다. 대출도 쉽다.
여기서 세 권의 책을 빌렸다.
세계사 (Manfred Mai 지음, 독일, 1949 출생)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David Shields 지음, 미국 시애틀, 1956 출생)
지금 만나려 갑니다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일본, 1962 출생)
“세계사”는 세계역사의 맥을 제대로 집어 주는 책이다. 역사사건 위주의 서술이 아닌 “왜 그런 사건이 일어 났고, 그 결과는 이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쉽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푹 빠졌다. 정독하고 또 정독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 요약본(“간략하고 쉽게 요약해 본 세계사”라는 제목으로)을 만들었다.
“지금 만나려 갑니다”는 일본작가 소설이다. 주인공은 어렵고 위급한 형편에 빠졌다. 그 상황를 벗어나기 위해 청부살인을 약속한다. 다행히 그 덕분에 어려운 상황에 벗어났다. 그리고 행복한 작은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세월이 많이 흘렸다. 잊어 버렸던 약속이다. 그런데 누군가 그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주인공은 현재의 행복을 지키려 몸부림을 친다. 청부살인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인가? 그럼, 주인공 가정은 파괴가 된다. 사람사이에 생기는 악의적인 인과관계와 이룰 수 없는 약속을 저버리는 인간의 욕망이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에서 말하는 것은 사람은 늙어도, 비록 죽을 때가 다 되어도 내가 죽는다는 생각을 망각하고 산다는 것이다. 그냥 머리로만 알고 살지 생활자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오늘도 생활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즉, 다른 인간들은 죽을지 몰라도 자기는 아니다 라는 착각을 가지고 산다. 저자는 정말로 내가, 바로 내가 20년, 10년, 혹은 5년 후 죽는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실체적으로 인지하고 살아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가을에 세 권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과거의 인생역사(과거를 알다)이고, 다음은 삶의 구체적인 현실(구체적인 삶을 보다)이며, 마지막은 삶의 여정을 알려주는 철학서(삶의 지혜를 알다)이다. 이 가을의 의미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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