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남면 어느 마을에서
붉디 붉은 단풍잎이 생각난다. 오래되어 물들면 아릅답다. 그것도 나뭇가지에 메달려 그 자태를 뽐낼 때의 이야기이다.
나뭇가지에서 떨어질 무렵이면 앙상한 모습의 빛바랜 색깔이 된다. 저절로 떨어지기도 한다. 자주 비바람에 흩날리기도 한다.
이제 나무에는 가지만 있다. 나무는 항상 겨울이면 그렇게 서 있다. 그 사이로 을씬년스러운 겨울 바람이 지나간다.
그 나무 밑에 우리의 삶이 보인다. 나무는 그 자리에서 다시 잎을 피우지만 우리의 삶은 그 자리를 떠난다.
그 위에 덥방으로 칠을 한들, 바꾸고 교체한들, 무엇인가를 채운들 무엇하라. 이름도 추억도 세월따라 다 사라질 것을…
이를 아쉬워 그림 한 장을 그려본다. 가는 자에게는 이 한 장의 그림이 큰 선물이 되리라. 한 때는 푸른 빛이었고 붉은 빛이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금남면 어느 마을에서, Old House & Tree, Pen Drawing, 2020. 0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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