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과 Midway
나는 공상과학 영화 보다 전쟁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사실적인 면이 많기 때문이다. 역사성과 인간성을 동시에 느끼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삶과 죽음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
새해 연휴에 두 개의 영화를 보았다. 명량(2014년 제작, 2019년 재개봉)과 Midway(1919년 제작)이다. 두 영화는 비슷하면서 매우 대립된다. 비슷한 점은 국가의 운을 가르는 해전을 기본으로 하였다는 것이다. 명량은 1597년 조선과 일본의 해전 이야기이고, 미드웨이는 1940년 미국과 일본의 해전 이야기이다. 다른 점은 승자의 입장에서 보면 전자는 살기 위한 해전이었고 후자는 이기기 위한 해전이었다. 두 영화 모두 보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명량은 이순신이라는 한 인물을 부각시키면서 역사적 사건을
이야기하듯 영화로 풀어 나갔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승리해야 하는 리더(Leader)의 처절한 영웅담이다. 조선 역사를 이해하면 몰입도가
높으나 그렇지 않다면 다소 지루함이 생길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인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명량은 눈과 귀의 재미보다 스토리에
중점을 두었다는 생각이다. 영화를 다 보고 영화관을 나설 때는 왠지 모르게 자괴감이 들었다.
미드웨이는 이기기 위한 전투병의 무용담이다. 이야기는 단순했고 스케일은 대단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도는 매우 높았다. 상영 내내 흥분했고 놀랐고 감동했다. 마치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했다. 그리고 마치 내가 영화 속의 영웅이 되는 듯했다. 애국심마저 생겼다.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영화였다. 한글 자막 없어도 시각과 청각만으로 영화를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내 생전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스케일이 큰 영화는 처음이었다. 보고 난 다음에는 “그냥 즐거움” 그것이었다. 덤으로 가슴속에서 용구치는 에너지를 느꼈다.
두 영화는 중세와 근대라는 사건의 때가 매우 다르고, 해전 장소도 매우 다르다. 해전의 성격과 역사적 배경도 매우 다르다. 그럼으로 인하여 감동이 매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두 영화는 영화 기획과 제작의 기술력과 완성도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대중성과 보편성이라는 문제에서 그 접근 방법도 달랐다. 전쟁을 이끌어 나가는 방식의 전개는 명량은 매우 동양적(수직성)이었고 미드웨이는 전형적인 서양적(수평성)이었다. 영화 포스트의 인물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감동은 여기서 또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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