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바람 Yeon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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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며 창조하다

2015 겨울 고국으로 돌아와서

무서운 아이들과 비급한 나

Hi Yeon 2017. 3. 5. 14:53

주말에 나는 내 가게에서 일한다. 토요일 오후였다. 3월 초입이 되니 쌀쌀하였지만 햇살은 따사로웠다. 많은 어린 학생들이 바깥 봄기운을 즐기려 상가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나라가 하 어수선한가, 상가는 한산했다. 

 

몇몇 손님들만 상가를 다녀갔다. 조용한 시간이 이어지자 나는 가게 카운터에 앉아 있는 것이 지루하여 가게 앞 도로로 나왔다. 도로 위 가게 출입문 앞에 구부러진 파이프 (길이 약 60cm, 국방 얼룩색)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가게 앞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머문다.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도로 위에 무심하게 버려진다. 

 

웬 고물을 여기에 버렸나 하고 구둣발로 그 파이프를 옆 구석으로 밀었다. (50cm 정도)  그리고 둘려보니 바로 옆의(4m 정도 이격) 도로 중앙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두 명이 서성이고 있었다. 내가 파이프를 옆으로 치워도 그들의 반응은 없었다. 정말로 누군가 고물 덩어리를 가게 출입구 앞에 버렸구나 라고 생각하고 다시 가게로 들어왔다.  


그로부터 한 10분이 흘렸다. 그 남학생 두 명이 그 파이프를 주워 막 흔들면서 도로를 왔다 갔다 했다. '애들이 주워서 휘두르고 다닌다. 그럼 그것이 무술용 봉인가. 보통 애들은 아닌 것 같다.' 라는 생각을 무심코 하면서 처다 보았다. 불현 가게 앞에 그들이 사라졌다. 무심코 또 창 밖을 보았다. 가게 바로 유리창 앞에 분홍색 스포츠용 모자가 떨어져 있었다. 누군가  벗어 놓고 잊고 그냥 갔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아까 보았던 남학생 중 한 명이 모자 근처로 왔다가 이상하게도 모자는 집지 않고 그냥 되돌아 갔다.

 

'모자는 그놈들 것이 아니구먼, 그런데 왜 왔다 갔다' 하지 하고 중얼거리면서 나는 혹이여 모자 주인이 찾으려 오면 줄 요량으로 모자를 집어서 가게 창가 잘 보이는 의자 위에 놓았다. 그런데 그놈이 바로 와서 그 모자를 요구했다. 

 

"별스럽네. 그때 주워가지. 왜 내가 잘 모셔 두니 바로 와서 달라고 하나. 그놈 참"

 

나는 그놈에게 모자를 공손히 전달하고 다시 카운트로 돌아와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한 놈이 가게로 들어왔다. 그리고 시 불리면서 핸드폰을 제시하며 쇼핑몰 선전 광고를 보여 주었다.

 

"아저씨, 봉이 기스(흠집)가 났는데, 아저씨가 아스팔트 위에서 발로 밀었기 때문이요. 변상해요. 이것의 가격은 47,000원 입니다"

 

"무엇이야? 누군가가 버렸고, 그것이 가게 출입구를 방해하여 내가 발로 옆으로 조금 밀었을 뿐이다. 왜 학생 것이면 그때는 아무 말이 없었냐?"

 

그들 친구로 보이는 중학생 무리 5명도 내 주위를 서성이며 계속 변상을 요구하며 말도 안되는 소리로 지끌렸다. 이것이 말이 돼. 무슨 기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기스로 여기 와서 말도 안 되는 보상 요구를 해. 무엇인가 이상했다. 중학생이라면 그렇게 잘 따지면서 보상을 요구할 줄도 모른다. 자전거 핸들로 보이는 파이프에 작은 기스가 생겼다고 어른에게 손해 보상을 요구할 철이 있을 나이도 아니다. 무리를 짓고 있고 그리고 따지는 놈은 파이프 주인이 아니고 그 친구가 주인이다. 바로 전 모자 사건도 미끼였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친구는 빠지고 파이프 주인이 요구하라고 내가 윽박지르자 한 남학생이 나왔다. 그놈은 좀 순진했다. 내 말에 계속 더듬거렸다. 그 사이 갑자기 가게에 손님이 들어와 나도 가게에 들어와야 했다. 손님을 서빙하면서 창너머 보니 그들 중 한 놈이 핸드폰으로 한참 이야기하는 것이 보였다. 궁금해서 나가 보았다. 핸드폰으로 경찰을 부르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 잘 됐네. 경찰이 시시비비를 공정하게 따져서 판단할 것이고 나는 그 판단에 응하면 되겠네" 

 

"아저씨, 경찰 없이 그냥 보상해 주면 좋잖아요?"

 

"무엇? 이미 너희들이 불렸잖아."

 

5분 후 경찰차가 가게 앞에 도착했다. 두 경찰관은 나에게는 오지 않고 신고한 애들 주장을 한참이나 들었다. 경찰관도 기가 찼는 모양이었다. 

 

"이게 무엇이야? 약간의 기스인데, 기스는 본래 있었던 것 아니야?"

 

가게 앞을 경찰차가 막고 있어 가게 앞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고객들 눈에 이미지가 나쁠 것 같았다. 그것보다는 나는 시꺼렵고 복잡한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간단하게 끝내고 싶었다. 경찰관에게 단도 입적으로 말했다. 전액 다 물어 주겠다. 대신 파이프 주인 학생 부모와 통화한 후 하겠다고 하였다. 

 

경찰관이 학생 부모와 한참 대화하더니 나를 바꾸어 주었다.  그 학생의 아버지는 '우리 애는 착한 애이다. 자기 애의 기를 한번 살려달라. 애가 원하는 데로 해주면 나중에 내가 갚겠다'고 하였다. 갚겠다는 말은 형식으로 하는 소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나는 경찰관 입회 하에 학생에게 제품 구입가인 현금 47,000원 주었다. 그리고 백지에 본인과 아버지의 이름, 전화번호, 사인을 받았다. 

 

경찰관을 배웅하면서 나는 한마디 했다. 

 

"그들에게 의도성이 많아 보입니다.  작은 돈은 나는 여기서 다시 벌면 되지만, 그들이 똑같은 일을 계속 벌이면 큰일이 될 것 같은 데."

 

"우리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음부터는 보상하지 마세요. 민사로 처리하라고 잘라 버리세요." 

 

그들은 약자인 가게를 상대로 어디서 그렇게 하여 작은 돈을 받아 유흥비로 사용했겠지. 그리고 재미가 나서 내 가게에서 써먹었겠지. 중학생으로서는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할 짓이야. 그런데 어떻게 내가 남의 자식의 비위를 멈추게 한다 말인가.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다. 즉 바쁘다. 그들의 요구를 무시하면 추후 애들은 무리를 지어 내 가게를 배회하면서 영업 방해를 위한 이상한 트집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사회 정의를 위하여 그들의 요구에 단호이 응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더 이상 나쁜 짓을 안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경찰차는 가게 앞을 가로막고 있고 그들의 무리와 경찰관 두 명이 가게 앞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그들 때문에 가게가 조금이라도 방해받고 싶지가 않았다. 가게 이미지 문제도 있었다. 얼른 그들의 요구를 받아 주고 싶었다. 그리하면 나도 사회범죄의 방관자이고 유도자가 된다.

 

그래서 나는 정식으로 경찰관 입회 아래 부모와 통화를 한 후 안 해도 될 보상을 기꺼이 했다. 경찰관 입회는 유사한 사건이 다른 곳에서 재발된다면 그때는 고의성이 인정되어 형사범이 될 수가 있다는 경고성의 메시지이고, 부모와 통화는 자식이 이런 행동을 하고 다닌다고 알려주는 통지였다.  이제 아이들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예상이 되지 않으나 다시는 이 동네 근처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 마음은 찜찜했다.

 

그다음날 일요일에 가게를 보고 있으니 자꾸만 어제 일이 떠 오른다. 내 일당의 반이 날아갔다. 그것도 어린 중학생에게 순간적으로 당했다. 나이가 먹으니 나도 모든 면에서 약해진다. 그런데 어제 일을 쉬이 지울 수가 없다. 옛날이었다면 감히 어른을 상대로 꾸밀 일이 아니었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때는 가만히 있을 어른도 없었다. 순간순간 후회의 마음이 생긴다.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일까. 아직 정의감이 남아 있어서 일까? 아니야 나는 비급 했기 때문이다. And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