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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스케치

추석날 도로는 백인들의 무법 세상이었다

Hi Yeon 2016. 11. 12. 22:55

                                   2016 추석날 자정 무렵, 백인들이 상가 도로에서 엉켜 춤을 추고 있다



추석날이었다. 밤 10시쯤에 상가 도로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고향에 가지 못한 사람들, 추석날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추석 연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저녁과 한잔 술을 하기 위하여 음식점과 주점을 서성거렸던 것이다. 자정을 넘기면서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상가 도로 한편에서 음악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별일이야 하고 나는 가게 일을 멈추고 거리로 나가 보았다. 인근 상가 앞 도로에서 음악소리에 맞추어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가게 일을 보면서 평소 밤늦게 백인들을 많이 보았다. 대부분 원어민 영어 학원 강사들이다. 그들이 끼리끼리 모여 건물 입구에서 웅성대거나 주점에서 밤늦게 술을 마시는 광경을 자주 본다. 추석날 늦은 밤이다. 도로 바닥에서 춤을 춘다면 그들과 무슨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곳에 직접 가보았다. 


음악이 흘려 나오는 곳은 칵테일 바이고 밤늦게 주로 외국인들이 술을 즐기는 곳이다. 외국 스타일의 테이블에 바텐더가 서비스를 한다. 테이블도 있다. 추석날 자정에 외국인 그들도 향수에 젖었는 모양이다. 영어 강사이니 주머니는 넉넉하다. 고향에 못 내려간 사람들이 밤늦게 한잔할 때 그들도 그 틈을 타 즐기는 것이고 우리가 향수에 젖어 타향에서 추석 연휴를 즐기는 때에 그 틈을 타 그들도 동승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추석 연휴가 그들도 쉬는 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추석날은 그들과 아무 관계가 없는 날이다. 추석 연휴는 그들의 나라는 평일이고 그들의 추석은 따로 있다. 진정 그들 추석날에 공식적으로 이렇게 즐긴다고 하면 향수에 젖었구나 하고 포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취객도 추석날 조용히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데 이방인들이 길거리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 놓고 서로 엉켜서 춤을 추고 있다. 때는 자정 무렵이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참으로 너그러운 나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주점 바 주인이 동조했으리라. 백인 나라인 서양 국가에서 오래 살아본 나로서는 그들의 풍습을 많이 이해한다. 그래도 그 모습을 지켜본 나는 "우리가 이런 면에서 주책스럽게 너무 너그럽다고 해도, 백인 너희들은 참으로 건방져도 심히 건방지고 심히 무례하구나" 하고는 분노하게 된다. 왜냐하면, 만약 우리 취객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거리에서 고성방가 했다면 경찰이 바로 출동했으리라. 도로에서 여자하고 엉켜서 춤을 추었다면 바로 풍기물란 죄로 신고가 들어갔을 것이고, 주점에서 음악이 그렇게 크게 거리로 솟아져 나왔다면 경찰이 출동해서 바로 영업 조치를 했을 것이다. 

도로에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웃 상가 사람들 모두 아마도 백인들이라서 그냥 넘어갔으리라 생각 든다. 그러나 미국이나 서방 세계에서 이방인들이 그들의 격에 맞지 않고 공공질서에 위배되도록 한국식으로 놀았다면, 누군가 바로 신고하여 경찰이 바로 출동했으리라. 이를 생각해 보면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우리의 그들에 대한 처신이 너무 잘못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가게에서 원어민 영어 강사인 백인들을 겪어 보면 그 질이 많이 떨어진다. 대부분 불성실하고 거만했다. 수준 이하의 백인들이더라 하더라도 우리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는 원어민 영어 강사로서 자질 구분이 쉽지 않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생활 영어라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돈 벌기 위하여 쉽게 한국으로 왔을 것이다. 설령 우리가 제대로 수준 높은 원어민 강사를 뽑았다 하더라도 우리 탓도 많아 보인다. 원어민 영어 교사이라고 항상 저자세이고, 우리 관습에 맞지 않더라도 백인이라고 너그럽게 넘어가고, 우리 스타일로 좋게 선생으로서 대우하고 대접하였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학부모들도 통용되는 이상하고 야릇한 우대로 그들을 대우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그들은 돈도 생각 이상으로 쉽게 벌 것이다. 그래서 젊은 그들은 멋도 모르고 안하무인이 되는 것이고 멋도 모르고 거만해졌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별로 따지거나 제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야심한 추석날 도로는 그들의 무법 세상이 되는 것이다. 반면 아시아에서 노동인력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좀 조용하고 좀 들 설친다. 흑인들이나 남미 쪽 외국인들은  좀 서먹하다는 느낌이 든다. 지적 직업을 가진 외국인들은 많이 젊잖아 보인다. 그러나 원어민 영어 강사들은 많이 설치는 경향이다. 원어민 강사들은 대부분 백인이다. 특히 그들이 거만하고 무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