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kfurt Airport에서
이제 돌아왔다. 36일동안 (2014년 5월 15일- 6월 19일) 동유럽 15나라을 거쳐 이제 내가 사는 동부 캐나다로 돌아왔다. 오래 동안 보지 못 하였던 가족들의 얼굴을 보니 여기가 바로 내가 사는 집이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 포옹을 하고 서로 얼굴을 처다 보고나서 아내와 아들이 나를 보고 웃었다. 거의 빨치산 군인과 같다고 하였다. 얼굴은 검게 타고 마른 몸은 더 야위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돌아오는 여정 3일 동안 먹은 것이라곤 비행기에서 주는 음식과 먹다 남은시리얼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아내가 김이 모락나는 밥상을 차려 주었다. 이것은 36일 여행동안 처음으로 먹어보는 정찬이었다.
동부 캐나다 Fredericton에서 버스(7시간)를 타고 Halifax로 이동, 그리고 그곳에서 비행기로 Frankfurt(독일)를 거쳐 Prague(Czech)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나의 베낭여행이 시작된다. Bratislava (Slovakia), Budapest (Hungary), Ljubljana (Slovenia), Zagreb (Croatia), Sarajevo (Bosnia), Belgrade (Serbia), Ulcinj (Montenegro), Tirano (Albania), Prishtina (Kosovo), Skopje (Macedonia), Sofia (Bulgaria), Bucharest (Romania), Chisiau (Moldova)를 거쳐 마지막으로 Athens (Greece)에 안착한다.
그리고 Athens에서 여러 날을 보내면서 Crete와 Sounion, 그리고 Delphi를 둘려 보면서 나의 베낭여행을 마무리한다. 돌아가는 비행기로 Frankfurt(독일)를 거처 Halifax에 도착하여 버스로 내가 사는 동부 캐나다 Fredericton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동유럽 베낭여행 루트
여행을 결정할 때였다.베낭여행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중년의 나이에 혼자 "과연 내가 할 수가 있을까?"하고 많은 고민을 하였다. 정보, 언어, 자는 문제, 먹는 문제, 돈, 그리고 체력 등등이었다. 특히 한정된 자금범위 내에서 긴 36일의 여정을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처음에는 포기하였다. 이 나이에 내가 젊은이처럼 흉내를 내면 무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며칠 동안 나는 우왕좌왕 하였다.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이럴바야 그냥 해 보는 거야. 하다 보면 정신이 바싹 들겠고, 그러다 보면 별 수가 있어 지가 해처 나가겠지 하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 무작정 항공권을 예약하여 버렸다. 그로부터 나는 가지고 있는 인생경험과 지식으로 베낭여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뒤로는 큰 베낭을 메고 앞으로는 작은 베낭을 안고 나는 집을 나섰다. 처음 해보는 베낭여행이 그랬다. 허럼한 옷, 부실한 장비와 정보, 처음 접하는 큰 공항, 이 모든 것이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하였다. 물어보고 다시 그 정보를 확인하고 조금씩 전진하다 보니 나름대로 조금식 요령이 생겼다. 하나의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우선 Information Center를 찾았다. 그곳에서 무료지도를 입수하고 대부분 정보를 그 지도에 의존하였다. 즉 지도를 보고 걷고 또 걷고 그리고 관광하였다. Metro(지하철), Tram(지상전차),Trolly(전기버스), 그리고 일반버스 등 대중교통 등은 가능한 이용하지 않았다. 무조건 걸어서 해결했다. 왜냐하면 걸어 보아야 도시구조를 이해하기가 쉬웠고 또한 도시의 표정,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느낌, 그리고 꿈틀대는 도시의 움직임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즉 발가는 대로 나는 보고 느끼고 싶었는 모양이었다.
여행을 출발할 때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좋고 두툼한 Journal을 챙겨 두었다. 힘이 들거나 혹은 감정이 꽂히는 곳에서는 그냥 주저 앉아 나의 저널을 꺼내어 내 눈에 비치는 것들을 마구 그려댔다. 왜냐하면 하루 종일 걷는 것은 힘이 들었다. 잠간의 휴식이 필요했다. 이때 그냥 그늘진 곳에 멍하니 앉아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다. 혼자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앉아 Espresso를 즐길 수도 있었다. 누군가와 같이 있었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혼자이니 나에게는 이 방법이 최적이었다. 도시를 느낄 수도 있고 그리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나에게 몰입하기가 더욱 좋았다.
그늘지고 그리고 그리기 좋은 각도가 있으면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앉았다. 요령이 생기자 그림을 그리기 좋은 카페에 앉아 Espresso를 한잔 시켜 놓고 그리기도 했다. 연필도 없고 지우개도 없었다. 그럴 듯한 자리나 받침대도 없었다. 설령 있었다 하더라도 별로 요긴하지 않았다. 바닥에 앉아 혹은 카페의자에 의존하여 그림을 그리기에는 그러한 장치가 구차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뿐만아니라 휴식후 바로 쉽게 다시 가야하기에 시간도 없었다. 그래서 30분 정도 땀을 식히거나 몸을 쉬게 하기에는 바로 펼 수 있는 저널과 그리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볼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적격이었다.
때로는 피로와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에서 잠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특히 연필로 그린 선없이 지울 수가 없는 볼펜으로 바로 사물을 그리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30분에서 1시간 사이라는 단시간안에 정신을 몰입하기에는 그것은 좋은 시도였다. 또한 무거운 베낭을 풀어두고 그리는 데 몰입하다 보면 어느 사이 열기를 품은 내 몸은 가벼워지고 신선해졌다. 그리고 다시 가보자는 마음이 동요했다. 바닥에 앉아 스케치를 하고 있노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휠끔힐끔 처다보는 경우도 많았다. 관심을 넘어 공짜커피를 제안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동부유럽은 대부분 국민소득이 낮았다. 최근 독립한 나라들도 많았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이국적이면서 전원적이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였고 평온해 보였다. 여성들의 패션은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최신의 옷차림이었다. 도시는 수평적이었다. 높은 건물이 없다 보니 도시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각 나라별로 그들의 전통의복은 개성이 뚜렷할 지는 몰라도 건물 양식은 내 눈에는 고만 고만 하였다. 옛 건물양식으로 그들의 전통을 뽐내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의 옛 건축은 그리스 로마라는 한줄기 양식으로 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색다른 인상으로는 독립된지 오래되지를 않은 관계로 도시의 구석구석에서 경제재건과 민족성 회복이라는 흔적을 쉽게 눈치를 챌 수가 있었다.
도시의 시내에서 굴려다니는 차량은 대부분 독일차였다. 소형차는 보기가 드물었다. 경제 규모가 작고 소득 수준이 낮은 걸로 보아서는 그것은 아직도 이해가 되지않는 것 중의 하나였다. 끝없이 펼쳐지는 농경지를 보고는 감탄을 자아 냈지만 그 넓은 벌판에 사람사는 집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다. 어쩌다 주거지가 보이면 넓은 벌판과 다른 그 초라함에 놀랐다. 그 중 스레이트 지붕도 보였다. 대체로 공산주의 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변화한 나라치고는 빈부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 건축물들은 돌로 치장이 되어 예스러웠고 무거워 보였으나 좁은 도로인데도 불구하고 10층을 넘지 않는 스카이라인 득분에 쉽게 하늘이 보이고 시원하였다. 유럽도시는 본래 도시제국형태이다 보니 도시규모가 대체로 웅장했다. 그래서 잘 보존된 옛 건축물에 서 있다 보면 그 무거움에 주눅이 들만 하였다.
나라 혹은 도시간 이동을 할 경우 힘이 매우 들었다. 도로사정과 버스여건 등이 매우 열악하였기 때문이다. 기차여행은 다소 나았으나 뜸하게 운행되었고 걸리는 시간도 길었다. 그러나 도시내의 Metro(지하철), Tram(지상전차), Trolly(전기버스), 그리고 일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은 편리했고 시설도 좋았다. 요금은 매우 저렴하였다.
숙박시설은 Hostel중 저렴한 것을 선택하여 이용하였다. 시설은 보편적이었고 이용할 만하였다. 1인1박당 요금은 10유로 미만이었다. Canada Halifax에서 1인1박으로 30불(22유로)과 비교해 보면 절반이하의 가격인 셈이었다. 이번 베낭여행에서는 밤에 자주 이동하다 보니 36일 동안 10일은 차안에서 혹은 Ferry에서 보냈다.
동유럽 베낭여행 이동과정과 시간 (날짜/시간)
음식은 주먹밥, 파스타, 과일, 빵, 우유, 요구르트, 시리얼, 햄, 육포, 치즈 등을 선별적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다. 한번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사 먹었는 데 짜고 기름지고 맛도 없어 더 이상 사 먹지를 않게 되었다. 물은 매일 2리터 1병을 사서 마셨고 커피(Espresso)는 한 두잔은 꼭 사 먹었다. 그때의 Espresso맛은 정말로 좋았다. 동부유럽은 농축산업이 발달하여 과일, 채소, 육류, 우유 등은 많이 풍부하고 저렴했다. 특히 치즈나 요구르트, 마른 육류(말랑말랑하게 말려 숙성시킨 육포)등이 저렴했다.
여행 도중 도시의 재래시장이 나타나면 자주 요구르트와 육포를 사서 베낭에 넣어 두면서 과일과 더불어 먹곤하였다. 징기스칸이 대륙을 정벌할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인 것으로 들은 바가 있었기에 따라해 보았다. 소지하기가 쉽고 가벼웠으며 또한 영양학적으로 탁월했고 소화도 잘 되었다. 아마도 이것이 36일 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나의 체력을 유지시켜 준 이유중의 하나라고 생각되어졌다.
이 여행은 빡빡한 일정이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36일/15개국=2.4개국이다. 마지막 그리스에서 7일을 머물었는 것을 감안하면 한개의 나라에 1박 혹은 2박을 한 셈이 된다. 짧은 일정이었으나 걸어서 도시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니 방문한 도시의 구조를 쉽게 머리속에 박을 수가 있었고 또한 그 도시의 느낌을 쉽게 마음에 새길 수가 있었다.
여행을 끝내고 여행전체 비용을 따져 보았더니 총 3,200 CAD이었다. 내역으로는 비행기 1300불, 숙박 390불, 교통비870불, 음식 520불 기타 120불이 되었다. 즐기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가족들이 우겼다. 나는 답했다. 처음에는 미리 약속된 동료들(나를 포함하여 5명)과 예정된 계획대로 다녔다. 알고 보니 그것은 빡빡한 일정과 한정된 예산이었다. 여행 며칠후 본의 아니게 나는 혼자가 되었다.
여행초기에는 모든 것을 동료에게 의지하였다. 그러나 혼자가 되었을 때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여야 했다. 그래서 내 스스로 본래의 빡빡한 일정과 한정된 예산에 충실하기로 했다. 더우기 그때 주머니에 남아 있는 현금에도 맞추어야 했다. 그리고 혼자하는 베낭여행에서 세상를 보고 느낄 수만 있다면 허기만 채우고 잠만 적당히 자는 것으로도 좋다고 생각했다. 덤으로 Espresso 한잔과 보기좋은 각도에서 땀을 식히고 스케치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이 도시를 느낄 수 있으면 더더욱 좋다고 스스로 위로해 나갔다. .
다행이 혼자 여행하는 것이 나를 심심하게 하고 외롭게 만들 것 같았지만 이러한 빡빡한 예산과 일정이 오히려 나 자신에게 더 충실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스스로 쉽게 헤쳐 나갈 수가 있었고 또한 그 와중에 내 마음과 정신을 더 집중할 수가 있었다.
이번 나의 36일간 동유럽 베낭여행이 나의 미래를 다소 바꾸리라 나는 여긴다. 왜냐하면 여행동안 많은 것을 보았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선 사람 살아가는 것이 별 것인가하고 새삼 또 느꼈고, 두번째로는 여행중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이 내 생활에 긍정적으로 파고 들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로는 이번 여행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더 실감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이 여행을 계기로 나의 미술디자인 능력이 한단계 더 올라 가리라하는 것이다. 또 하나 더 더한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또 다른 베낭여행을 좀 더 길게, 좀 더 알차게, 좀 더 보람되게 계확하고 실행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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