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들어 가는 도시(시월 첫째 주말)
오늘 아침은 약간의 서리가 내렸습니다. 처음 오는 작은 서리이다 보니 아침 햇살이 나오자마자 풀잎 끝에 맺힌 서리는 바로 사라져 버립니다. 햇빛을 눌려 버리기엔 찬기온은 그리 드세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제 시월 초순이니까요 그러나 찬 기운이 몸속으로 깊게 파고 듭니다. 그래서 이 찬 기운이 가을을 더 깊게 잡아 당길 것입니다. 그리고 도시는 밤새 좀 더 붉은 색으로 갈아 입겠죠.
가을에 접어 들면서 도시는 조용합니다. 외부 행사도 없습니다. 조용한 틈을 타 도시 강변공원 잔디에서는 대형 풍선이 올라 갑니다. 선전용이라 하더라도 가을의 정취를 맛보기에는 좋아 보입니다.
가을은 날씨가 청명하고 덥지를 않아 집수리에 제격입니다. 주로 외부마감 손질을 이때 많이 합니다. 그 중 페인트 작업은 빼놀 수 없는 일입니다. 날씨가 건조하여 페인트 칠이 잘 마르기 때문이죠. 주말 자기 집의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은 쌀쌀하나 정오가 되면 따뜻합니다. 시월 초순이라 하더라도 한낮에는 일하는 사람에게는 더운 감도 있겠습니다.
도시의 가을을 느껴 보았습니다. 붉은 색, 쌀쌀함, 고독, 인생, 여행, 사랑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이것 말고 꼭 집어서 말하기가 어려운 단어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습니다만 분명하게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집집마다 한번 둘려 보았습니다. 그 속에서 그들만의 가을을 한번 살짝 훔쳐 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시를 둘려 보고, 강물도 보고, 붉게 물든 나무잎도 보고, 회색의 갈대풀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을을 사진으로 말해 보았습니다. 가을 색은 있는 것 같은 데 그 속에 사람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사진에서 가을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으려나 걱정입니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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