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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26 해외 배낭여행에서 현금 사용으로 아날로그 세상의 재미를 느낀다

Hi Yeon 2025. 5. 26. 17:40

 

250526 해외 배낭여행에서 현금 사용으로 아날로그 세상의 재미를 느낀다

 

중국 북경 45일 배낭여행(519-23)을 다녀왔다. 문득 핸드폰으로 비행기 가격을 알아보다가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하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때가 출발 1주일 전이었다. 보통 항공권은 한두 달 전에 예약을 해야 저렴하다. 여행하기에 좋은 때는 그렇다. 그러나 내 경험상 비수기 때는 별 차이가 없었다.

 

일본의 경우 벚꽃이 피기 전이 비수기다. 그래서 나는 1주일 전에 항공권을 구입하여 동경, 오사카, 삿포로, 등등 일본 여러 도시를 연달아 여행을 하였다. 그때가 4월 중순부터였다. 봄이 완전히 오기 전 날씨가 쌀쌀한 때였던 것이다.

 

한두 달 기다려 여행하기보다 비수기를 택하여 그때그때 생각난 김에 바로 여행하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항공권을 구입하여 바로 여행하는 기분은 매우 남다르다. 즉 여행지가 어디든 생각난 김에 훌쩍 떠나는 기분은 매우 황홀했다. 특히 처음으로 가보는 나라는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즐겼다.

 

그런데 생각난 김에 바로 여행하면 처음 가보는 곳일 경우 정보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실 일본은 오늘 바로 떠난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다. 여러 번 가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처음이었다. 특히 폐쇄적이고 영어가 잘 통하지 않고 국가 시스템도 서방 나라와 매우 다르다. 가깝지만 먼 나라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한중 화해무드로 2025년부터 무비자로 중국에 여행할 수 있었다.

 

보통 일본이나 동남아를 며칠 여행할 경우 나는 굳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여행 간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별 계획도 없고 관광지를 찾아다니지 않으며 발 가는 대로 하는 여행이다. 길어 봐야 일주일 이내 돌아오고, 배낭만 메고 다니는 저렴하고 가볍고 고생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자랑할 일이 아닌 것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중국 여행은 가족에게 알렸다. 왠지 모르게 막연하게 두려웠던 것이다. 혹시 무슨 사고나 일이 생겨 객사나 행불이 되면? 그래서 최소한 여행 사실만을 가족에게 말했던 것이다. 또한 나는 동남아 여행 때는 여행자 보험을 들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 베이징 여행 때는 여행자 보험을 들었다. 그만큼 중국의 안전을 믿지 못하였다는 뜻이다.

 

내 여행 계획을 알리니 여러 이야기가 들려왔다. 작은 가방 하나 메고 그렇게 대충 가도 괜찮을까? 중국은 카드와 현금이 안 된다고 하는데? 알리페이가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서? 이런 말을 들으니 왠지 더 불안했다.

 

아무리 처음이고 정보가 없다 하더라도 한 나라의 수도 도심만을 돌아다니기에 뭐가 그리 어렵고 위험한가? “힘들면 호텔 근처 도심에서 놀지!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 뭐하고는 나는 무시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준비만 했다. 신용카드를 준비하고, 혹시나 하여 알리페이를 출국 전 핸드폰에 깔고 인증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중국화를 넉넉하게 환전했다. 넉넉해 봐야 한화로 30만원 돈이었다.

 

이미 항공권과 호텔은 한국에서 신용카드로 결재했기 때문에 현지에서 45일 동안 내가 써 봐야 원화 20만원 돈이면 충분했다. 보통 모자라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되었다. 그러나 중국여행에서는 혹시나 하여 10만원을 더 환전했던 것이다. 귀국하여 계산해보니 베이징에서 45일 동안 돌아다니면서 쓴 돈(식사, 음료, 교통, 입장료, 만리장성 여행과 케이블카)14만원이었다.

 

보통 나는 동남아를 여행할 경우 핸드폰 로밍를 해서 간다. LG U+ 한 달 로밍에 29,900원이면 데이터를 충분히 쓰고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도 마음대로 받을 수 있다. 여행 중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한국에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을 수 있고, 급할 때는 마음대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그리고 카톡, 메세지, 유튜브, 구글 지도, 등등을 마음대로 사용도 할 수 있어 나에게는 매우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 번 로밍으로 한 달 안에 여러 번 해외여행을 할 수도 있어 어쩌면 이런 방법이 경제적이었다. 다른 사람은 약 1만원으로 유심을 구입하여 사용한다고 하였지만, 나는 이런 곳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다르게 중국 북경 여행에서는 로밍을 하지 않고 남들이 사용하는 유심(5, 6,000원 정도)을 구입하여 갔다. 그런데 내 핸드폰 OS가 중국과 달라서 그런가? 메시지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알리페이는 재인증이 되지 않아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리고 호텔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내 핸드폰의 모든 앱은 전혀 돌아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여행기간 내내 유심으로 내 핸드폰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카톡이나 유튜브 정도였다. 구글 지도를 볼 수 있었지만 지하철이나 버스 정보가 없어 그냥 내 위치 정도만을 알 수 있는 종이 지도 역할만 했다. 그래서 여행 도중 내내 한국에서 로밍을 하고 왔어야지 하는 후회가 생겼다.

 

내가 2년 전 파리에서 1주일 머물 때 로밍이나 유심 없이 파리 시내를 마구 돌아다녔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공시설에는 당연 인포센타가 있었고, 그곳에서 상세 지도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도만 들고 파리 도시를 1주일 내내 내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온라인으로 지도를 보면 편리하겠지만 상세 지도를 보고 찾아다니면 쉽게 도시 지리나 환경을 숙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나는 이것을 즐겼던 것이다.

 

북경 도시에는 인포센타가 보이지 않았고 당연 상세 종이 지도를 구할 수도 없었다. 돌아다닐 때는 지하철과 버스 정보가 없는 구글 지도(건물이나 상가, 공공건물위치 정보는 있음)만 보고 다녔다. 다행이 지하철 노선이 촘촘히 있었고 한자로 된 표지판이나 간판을 읽을 수 있어서 파리보다는 오히려 여행하기가 쉬웠다.

 

중국은 알리페이가 상용되었다. 어디에서나 남녀노소 누구라도, 크거나 작은 돈이라도 모두 핸드폰을 갖다 대고 결재를 하였다. 그런 까닭에 신용카드사용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나의 경우 한국에서 알리페이를 다운받아 인증을 마쳤으나 중국에서 재 인증문제로 알리페이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래서 여행 내내 현금을 사용하였다.

 

3원 지하철 요금에 100원을 제시하면 철도 직원은 당연 거스름돈을 주었다. 그러나 알리페이가 일반화 된 환경에서 현금 지불이 드물다 보니 가게에서 거스름돈이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나는 항상 여러 종류의 작은 돈을 챙겼다. 다행이 1, 5, 10, 20, 100, 등등 모든 돈이 종이 돈이기에 소지하고 사용하기에 매우 편했다.

 

버스 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2원이었다. 5원이나 10원을 내면 거스름돈을 받을 수 없었다. 버스 안에서 모든 사람은 알리페이로 자신의 핸드폰으로 결재를 하였다. 나는 1원 지폐 2장을 박스에 넣으니 되었다. 이왕 버스에 탔다. 그래서 종점까지 가 보았다. 2원으로 시원한 버스 안에서 앉아서 시내 구경을 즐겼다. 이것도 나에게는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 가게에서 1원 미만으로 계산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작은 돈이니 올림을 하여 지불하면 되었다.

 

여기서 느낀 것은 매번 종이돈을 세어 가면서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받으니 그 재미가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손짓을 잘못 알아차려 돈을 잘못 주어 웃기도 한다. 돈세기가 익숙지 않아 허둥대기도 한다. 지폐를 펼치면 가게 주인이 알아서 집어 간다. 큰돈의 거스름돈을 받아 세어본다. 그리고 감사의 뜻으로 웃음을 짓는다. 사람끼리 보면서 주고받는 아날로그 세상의 재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