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바지대통령이구나
바지사장이란 말이 있다. 사전에 찾아보니 이런 뜻이다.
<바지사장 :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는 운영자가 아닌 사장”>
간혹 건설업체 사무실에 들어가 보면, 구석에 잘 차려진 책상과 소파가 있다. 항상 그 자리의 주인은 없고, 사무실에는 건장한 몸의 깡패같은 놈들만 보인다. 그곳은 바지사장 자리인 것이다. 바지는 외부의 힘을 빌려 살아가는 양아치이다. 실권은 없고 폼만 잡는 자리이다. 간혹 이권이 생기면, 술접대나 받기도 하고, 해결사 역활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제 몸만 챙기고 도망간다. 이런 놈들이 바지이다.
바지이니 몸퉁은 없는 모습이다. 즉 바지는 정신은 없고 몸만 있다. 대가리는 있고 다리만 있는 꼴이다. 동물 중에 그런 동물을 구경하기가 어렵다. 남의 육체를 빨아 먹고 사는 것이 문어과 어류이다. 혹시, 문어가 그 모습일까? 그런데 문어회는 맛이 좋지.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살짝 데처서 먹어도 정말 환상이지.
바지사장은 항상 남의 말에 끌려다닌다. 맨날 남의 신세나 진다. 어디 공짜가 없나 하고
그것만 생각한다. 세상에 공짜가 있나? 그래서 바지는 자기 정신을 버리고 몸을 판다. 그리고 자신을 “사장님”, “사장님” 혹은 “회장님” 하고 불려주는 맛에 사는 것이다. 바지는 그런 주변에 파뭍혀 있다. 진짜 내가 사장인 것같이 느껴진다. 세상이 우스워진다. 마음이 푸듯해진다. 저절로 폼도 난다. 세상이 다 아래로 여겨진다. 나는 배울만큼 배웠으니 당연하지. 돈과 명예가 저절로 생기니 좋잖아. 그것이 바지사장이다.
바지사장이 있는 회사는 보나마나 특수한 이익을 뽑아 먹고는 불리하면 휙 날아 가버리는 사기 집단이 만든 회사다. 바지는 간혹 사기단에게 사기 당한 완전 촌놈 출신 바지사장도 있지만, 함께 공모한 바지사장도 더러 있다. 그런데, 국가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 회사가 아니고 나라가 이렇다면 어떨까? 나라의 대표가 바지라면? 바지대통령이라면?
세상은 참으로 공평하다. 내가 한 만큼 댓가가 돌아오는 것이다. 힘과 권력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스스로 만든 만큼 그만큼 결과도 돌아오는 것이다. 돈도 그렇다. 내가 회사에 전적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모든 실권은 나로부터 나온다. 회사에 투자한 내 돈보다 부채가 훨씬 많으면, 그만큼 내 목소리는 약해진다.
회사뿐만 그런가?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도 그렇다. 자기 스스로의 힘보다는 훨씬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도 바지가 된다. 대통령이 바지이면 당연 주변 세력들이 설친다. 대통령은 폼만 잡는 것이다. 대통령 목소리는 희미해진다.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마음만 먹으면 내 의지대로 할 수가 있는 것도 많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자기 의사대로 하는 것이 없다고 보여지면 그 사람은 진정 바지인 것이다. 왜 바지가 나쁘다고만 하는가? 그래 바지도 괜찮을 수가 있지.
나는 바지가 진짜인 줄 알았지. 그는 몸과 마음을 다 가진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는 바지였어. 그것이 억울해.”
적어준 대로 읽고, 시키는 대로 말한다. 가치관도 없고, 용기도 없으며, 더구나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온다.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님” 하니 폼은 정말 좋다. 본인도 그냥 즐겁다. 진정 바지대통령이다. 정말로 우리는 대통령이 바지인 나라에 살고 있다.
그런데, 누굴 탓할 것이가? 탓할 것은 오직 바지인지도 모르고 찍은 내 손목아지이다. 그리고 보니 바지란 핫바지이네. 그렇구나. 뽑아준 국민들도 핫바지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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