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AGO SOFA 2018 - (1) 작품출품 신청
2018년 여름, 금속 공예 Graduate Program 과정을 졸업하고 고국으로 귀국하였다. 캐나다에서 예술가로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힘들고 외롭기 때문이었다.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 본업(건축사 사무소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종사하면서 계속 작품 활동을 할 것이가를 고민해 보기로 하였다. 2018년 한국의 여름을 무더웠다. 별일 없이 시원한 사무실에 머무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다. 나에게 휴식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가을 초입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Canada Halifax에 둥지를 두고 있는 Gallery Studio 21에서 연락이 왔다. "갤러리 스튜디오 21은 Chicago SOFA 2018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동참하고 싶으면 작품 사진을 보내 주세요. 작품 사진을 보고 동참여부를 심의 위원과 상의를 해 보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작년에 핼리팩스에서 열린 캐나다 전국 미술공예전람회에 참석하였다. 그때 나는 미국과 캐나다 여러 갤러리 오너들을 만났다. 그중 하나 갤러리 스튜디오 21에서 나에게 많은 관심을 표현했다. 아마도 같은 캐나다 동부지역이어서 그랬는지 모른다. 핼리팩스는 대서양에 면한 캐나다 동부의 가장 큰 도시이고, 스튜디오21는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갤러리였다.
나는 심히 놀랐다. 아직 나는 초기 아티스트이다. 작년 Halifax에서 열린 국내 전시회에 처음 참가였다. 그때 출품되었던 내 작품들을 기억해 주었던 것에 놀랐던 것이다. 그런데 그때 작품들은 이미 내 손을 떠났다. 그 전시회를 끝마치고 프레데릭톤에 있는 갤러리에 내 작품들을 위탁하고는 나는 캐나다를 떠났다. 나는 지금 고국에 있다. 설령 내가 그곳에 있다 하더라도 이미 위탁 전시되어 있는 내 작품들을 가져올 수는 없었다. 나를 신뢰하고 전시해 주었던 캘러리였다. 그 작품들을 포기하고 다른 작품을 생각하였다. 마침 다른 곳에서 전시하여 회수된 Teapot들이 있었다. 내가 귀국하면서 교수님에게 맡겨 놓았던 것이다.
그 Teapot 이미지를 보냈다. 이것들은 동물 모양을 주제로 한 티팟들이었다. 티팟은 내가 캐나다에서 공부하면서 마지막으로 만던 작품이었다. 특히 동물을 매개로 한 티팟은 앞으로 내가 만들어 나갈 주제였고 관심 분야였다. 며칠 후 내 티팟 시리즈의 이미지를 받은 갤러리 스튜디오21에서 답이 왔다. 동부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두 분과 함께 SOFA에 전시할 계획이다고 하였다. 한 분은 핼리팩스 미술대학 교수이었고 다른 한 분은 현직 프로 아티스트였다. Chicago SOFA (Sculpture Objects Functional Art and Design)는 평면이 아닌 "입체형 미술공예 전시회"의 일종이다.
내 작품은 지금 교수님이 간직하고 있다. 나는 Chicago SOFA 2018에 내 작품을 전시하고 싶었다. 무리한 일인지 알지만 무작정 교수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내 작품을 핼리팩스 스튜디오21로 보내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래서 내 작품 3점은 교수 지인(교수 후배, Maja)을 통하여 그곳으로 잘 보내졌다.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이 기회에 미국 시카고 방문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미국을 가본 적이 없었다. 정말 가보고 싶었다.
캐나다에서 10년 이상을 살아 보면서 미국 방문은 미국 동부 Boston과 New York을 관광삼아 한번 잠깐 갔다 온 적이 전부였다. 관광이다 보니 그때의 기억이나 감흥은 별로 없었다. 평소 미국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많았다. 사치스럽고 분수에 맞지 않는 내가 다시 미국에 머물려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핑계가 생겼다. "캐나다 예술협회로부터 작품 제작비를 지원받았다. 그럼, 당연 참석해야겠지.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일들이 캐나다 프레데릭톤에 남아 있어. 이 기회에 미국과 캐나다를 동시에 방문 해보는거야." 하면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변명거리를 만들었다.
시카고행 비행기를 예약하면서 San Francisco에 4일, 캐나다 프레데릭톤에 10일, 그리고 시카고에 8일, 총 23일의 여행을 만들었다. 미국 서부 도시를 한번 보고 싶었고 동시에 캐나다 프렉데릭톤에 남아 있는 내 일을 해결하고 싶었다. 가는 길에 샌프란시스코에 잠깐 머물고, 목적지인 시카고에 있으면서 캐나다 프렉데릭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이는 캐나다 프레데릭톤 한번 방문 경비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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