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8월 폭염이 끝났는가 갑자기 시원한 주말이 왔다. 이때이다 하고 토요일 아침 세종 터미날에서 경주행 버스에 올랐다. 3시간을 달려 12시 무렵 경주 시외버스터미날에 도착하였다. 터미널에서 김밥과 소주병을 구입하여 산소에 가기 위해서 다시 감포행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배가 고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김밥을 주섬주섬 먹었다.
"아, 버스를 기다리며 먹는 이 김밥"
감포 가는 도중에 내렸다. 산소 가는 길은 민가를 지나 산속으로 한 시간을 들어가야 하는 여정이다. 가는 도중에 트럭이 다가왔다. 무조건 세웠다. 기사는 나를 태우고는 행선지를 물었다. 성을 대고 산소에 간다는 말에 그는 금방 알아차렸다. 어른 함자를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산속 오솔길 입구에 내렸다. 다시 오르막 길로 한참을 걸어 들어갔다. 산소가 있는 산마루 입구에 들어서니 도로와 산봉우리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농토에는 키만한 잡풀이 우겨져 있었다. 헤치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발은 깊은 진흙바닥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되돌아갈 수는 없었다.
"수풀을 헤치고 진흙 바닥을 한 발 두 발 밟는 이 마음"
한 두번 와 보았던 사람은 아마도 길을 못 찾으리라, 나는 상세히 산길을 꽤고 있었다. 겨우겨우 길을 찾아 산소에 올라섰다. 내가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자마자 어머님은 생의 끈을 놓으셨다. 그리고 여기에 계신다. 고국에 올 때마다 혼자 찾아오는 곳이다. 아버지 어머니에게 소주 한잔을 놓고 절을 하였다. 술을 산소에 뿌리고 나도 마셨다. 8월의 더위이다. 햇빛이 내리는 여름 더위이다. 또한 나는 산속을 걸었다. 더위와 소주 기운과 만나니 정신이 희미해졌다.
"산에서 마시는 이 소주 맛"
하산을 하고 1시간을 걸어 시내 버스가 지나가는 도로로 나왔다. 버스를 잡아 타고 작은 형님이 계시는 감포로 향했다. 올 때마다 방문하는 다방이 있다. 그곳에서 형님과 커피 한잔을 하고는 다시 경주행 시내버스를 탔다. 저녁은 경주 큰 형님과 함께 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큰 형님댁에 도착하자 저녁상이 기다렸다. 전어회와 잡어 매운탕, 텃밭에서 손수 재배한 여러가지 채소와 어울려진 한상이었다. 동생이 온다고 하니 형수가 특별히 차렸던 것이다.
"오! 전어회, 그리고 풋풋한 어린 고추"
다음날 부산으로 향했다. 누님에게 전화를 하니 무조건 오라고 하였다. 부산 시외버스터미날에 내려 서면으로 갔다. 롯데백화점 지하 음식 코너에서 생선 초밥 점심을 먹고 누님이 다니는 부산 인근 숲속에 있는 절에 갔다. 공양한 후 조용한 절에서 누님과 많은 시간을 이야기로 보냈다. 저녁은 여동생 댁에 가서 먹고 그곳에서 하루 묵은 다음 여수로 향했다.
여수 터미날에 12시 경에 도착하였다. 듀크님이 기다렸다. 우선 여수항으로 내려와 장어탕으로 유명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은수님도 오셨다.
"장어탕, 가오리탕, 회무침, 그리고 막걸리...... 그 다음 찻집에서 은은한 커피 향기를 날리며"
은수님은 가시고 듀크님과 나는 경주애인님을 만나려 케이블 카가 있는 산꼭데기로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여수의 사면이 다 보였다. 높은 곳에서 여수 전체를 훌터 보고는 경주애인님의 차로 여수 구석구석과 해안 섬 구석구석으로 드라이브 하였다.
"세상에 여수가 이렇게 오밀조밀 하고 저렇게 많은 섬들이 있네, 그리고 섬 안에는 깊은 산속도 있다니"
저녁으로 간장 게장을 먹고 듀크님과 경주애인님이 사시는 아파트로 왔다. 여기는 아파트라기 보다 섬과 바다 호수가 있는 근사한 비치 콘도였다.
"해안 방파제 광장에서 둘려 앉아 소주 한잔"
다음날 이른 시간에 나는 듀크님과 헤어졌다. 그리고 여수 여천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오전 9시경 계룡에 도착했다. 요즈음 내 사무실은 매우 조용하다.
"부동산에 Rising Moon 이면 어떠리, 난 Coming Fall을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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