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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교로 2017

친구들과 2017년 송년 모임을 갖다.

Hi Yeon 2017. 12. 29. 15:11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는 법무사이다. 그는 법무부에서 일을 한 경험으로 법무 일을 한다. 사람들이 등기 관련 일보다 세상의 복잡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를 많이 찾는다. 그는 친구들의 일에는 더 적극적이다. 한잔 막걸리로 친구들의 해결사가 된다. 그리고 친구들이 모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그중 하나로 그는 매년 친구 모임을 위하여 송년회를 마련한다.


작년에는 송년회를 위하여 그는 동해안의 싱싱한 회를 주문했었다. 회 주문은 내가 맏았다. 그 회로 마을 기업을 운영하는 친구의 비닐 가옥에서 송년회를 하였다. 올해도 친구가 송년회를 위하여 회를 나에게 주문했다. 그래서 나는 동해안 어촌에 사시는 형님에게 특별한 회를 또 부탁하였다. 나는 활어회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약 기운으로 겨우 살아 있는 생물은 죽으면 그 육체는 먹지 못하는 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그런 활어회를 대접할 수는 없었다.


자가용(동해안-경주), 고속버스(경주-세종), 자가용(세종-계룡), 이런 과정을 거쳐 얼음으로 냉장된 스치로풀 박스가 내 사무실에 도착했다. 잘 설어진 참가자미 회, 멍게, 해삼, 미역, 야채, 그리고 작은 박스 속의 해삼 창자가 가지런히 있었다. 모두 전날 근해에서 잡은 어물이었다. 이렇게 준비하여 보내려면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형님은 동생을 생각해서 보낸다. 당연 실비만 받는다. 그래서 이제까지 나는 내가 먹고 싶어서 형님에게 회를 부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이런 기회에 자주 형님께 부탁한다. 나는 시간을 내면 되고, 친구들은 맛보아서 좋고, 이런 기회에 연말에 형님과 통화를 할 수가 있어 좋으니 말이다. 서해안에 나는 굴도 주문했다. 서해안에서 굴을 채굴하는 업체를 알고 있어 4Kg을 택배로 받았다.

 

사무실에서 형님이 보내주신 스치로폴 박스를 열어 보니 양이 많았다. 우선 참가자미 회, 멍게, 해삼으로 한 쟁반을 만들어 옆 식당에서 오늘 송년회를 하는 6분 형님들에게 드렸다. 그리고 한 쟁반을 더 만들어 법무사 친구 어머님에게 갖다 드렸다. 그 중 가장 귀한 작은 통에 들어 있는 해삼 창자와 함께 보냈다. 회 값은 법무사 친구가 지불했으니 회 주인은 친구이다. 당연했다. 그래도 박스 안에는 많은 양이 있었다. 이 회 박스를 굴 박스와 함께 송년회 장소인 시골 비닐 가옥으로 보냈다. 그곳에서 친구 사모님 두분이 송년회를 위하여 국과 밥을 준비하여 회와 함께 상을 차리는 것이다.

 

저녁 6시 모두 모였다. 소주, 맥주, 동동주, 자기 입맛에 맞는 술로 건배를 하였다. 나도 건배로 한잔 했다. 모든 친구들은 이곳 계룡에 살지만 나는 세종에 산다. 송년회 후에는 차를 몰고 세종으로 귀가해야 한다. 그래서 술을 마실 수 없었다. 몸도 아프다. 그런데 좋은 안주와 좋은 분위기, 그리고 친구들의 권유로 내 마음은 약해졌다. 친구가  택시를 불려준다고도 했다. 결국 나는 3부 능선을 넘고 말았다. 그 다음은 버린 몸인데 하고는 잔을 거듭 비웠다. 회, 해삼, 멍게를 벗 삼아 술로 취기를 올리고  된장국과 밥으로 뒷 마무리를 했다.


친구가 불려준 택시에 올라타서 회장처럼 뒷 좌석에 기대었다. 차는 어둠을 해치고 시골길을 가더니 이내 국도변으로 나왔다. 친구가 반드시 세종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나는 취기를 가다듬고 운전 기사에게 대전 유성 전철역에 내려 줄 것을 주문했다. 굳이 두배의 요금을 지불케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성 전철역은 세종과 대전의 중간 지점이다. 그곳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쉽게 세종의 내 집으로 갈 수가 있다.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바로 앞이 내가 사는 아파트이다. 그러나 좀 걸었다. 찬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정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복잡한 올해 일들이 내 머리를 꽉 틀어 막았다. 답답했다. 취기로 그것을 쫒았다. 흔들흔들거리며 걷기도 하였다. 무엇인가를 해야 마음이 진정되어 집 문을 열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무엇인가 해야 되겠지. 그것은 새해 다짐이었다.


줄곧 생각해 왔던 것을 정리해 보았다.  "나이 먹어감에 따라 그 만큼 몸과 마음은 심란해지겠지만 그 만큼 비워야만 안정될 것이다. 그 해법은 나만의 규칙적인 생활이다." 집 문을 열었다. 따뜻한 온기가 다가왔다. 다시 취기가 올랐다.